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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農UP현장에 답이 있다 ①양북 두산리 ‘전통 손명주’

손으로 익혀 손으로 전하는 ‘명주짜기’
무형문화재 지정되며 부활을 꿈꾸며 도약의 발판 마련

이종협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11월 07일
수입 농축산물이 우리 식탁을 차지한 지도 오래다.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농산물 가격,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등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오늘의 농업은 백척간두에 서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생산·가공·유통 등이 융합하면서 스마트팜을 비롯해 농업분야에도 이미 4차산업혁명이 시작됐다. FTA, 기후변화, 4차산업혁명 확산으로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경주농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에 서라벌신문은 경주농업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경주 農UP, 현장에서 답을 찾자’를 신설해 총 50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 손명주 전시관
ⓒ 서라벌신문
새로운 비단이라는 뜻의 ‘신라(新羅)’는 지리적으로 실크로드의 최동단에 위치하며 비단 생산의 요충지였다. 누에고치에서 풀어낸 견사로 짠 직물인 ‘비단’으로 불리는 명주에 대한 기록은 고조선 때부터 나타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녔다. 삼국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 나일론 보급으로 방직공장이 세워지면서 전통 직물을 짜는 기술이 쇠퇴의 길로 접어든 것도 오래전이다.
이처럼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던 전통직물 가운데 전국 유일의 전통 손명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양북면 두산마을 ‘두산손명주연구회’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87호 ‘명주짜기’의 보유단체로 인증을 받으며 명주짜기의 전통기법을 보존하고 전승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두산손명주연구회’는 개별적으로 길쌈을 해오던 주민들이 지난 1996년 손명주 작목반을 자발적으로 결성해 활동하다가 2002년에 ‘두산손명주연구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최고령 이수봉(89세)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16명의 손명주 장인들이 어머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손으로 익혀 손으로 전하며 전통 손명주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명주짜기’의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두산손명주’는 50~80대 농촌마을 부녀자들이 농사일 틈틈이 명주를 짠다. 그래서 요즘은 베틀에 앉아 명주를 짜는 게 매우 힘든 노동이라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 많다고 한다.
“누가 힘들게 손으로 명주 짜는 일을 배우려고 합니까?”라는 두산손명주연구회 김경자 회장은 “마을 할머니들로부터 명주짜기의 전 과정을 어렵게 배웠는데 그래도 이제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후대에 전승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 필의 손명주가 완성되기까지의 직조과정은 우선 실써기(여러 가닥의 고치 실올을 꼬고 합쳐 명주실을 만드는 것), 실내리기(실을 가락에 내려 감는 것을 말한다), 날실걸기, 풀먹이기는 공동작업으로 하고, 베짜기는 각자의 집에서 베를 짜는 개인 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해서 한 사람이 한해 평균 겨우 2필의 명주를 짜는 힘든 일이다. 한 필 가격은 80만원선 내외다. 기계 명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지만 손명주만의 고급스럽고 독특한 질감 덕분에 스카프 재료나 화가들의 화폭 제작용으로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명주는 수의로 인기가 높아 윤달이 낀 해에 많이 찾는다고 한다.
↑↑ 전통기법으로 명주짜기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두산손명주’
ⓒ 서라벌신문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을 베틀로 명주를 짜고 다시 그 천을 염색하는 모든 과정이 인내의 연속이라고 보면 된다. 다리가 퉁퉁 붓도록 베틀에 앉아 힘들고 고된 시집살이를 버텨온 우리네 어머니의 아픔이 한 필의 명주에 고스란히 서려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경주시는 지난 2010년 마을에 전통명주전시관을 세워 전통명주 명품화 사업을 통한 동해안 관광자원과 연계한 지역향토문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전통명주 명품화사업 지원, 명주작업관 및 천연염색관 건립, 양잠산물 생산기반을 조성했다. 이를 위해 경주시는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전통명주 전시관 안에 전시할 영상물을 제작하고 시범잠실 및 초화원 재배지를 조성했다. 또한 2억8800만원의 사업비로 전통명주 전시관 인근 200㎡에 명주작업관 및 천연염색관을 건립해 손명주짜기 및 천연염색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잠실건립, 상전조성, 원료구입, 공동사육비 등 양잠산물 생산기반 조성에도 4억1500여만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전통명주 생산에 천연염색을 가미한 다양한 상품 개발과 새로운 관광자원개발로 지역농가 소득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종협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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