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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39] 휘장 유 帷 방 방 房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6월 18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휘장 유 帷’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수건 건 巾’자와 소리부인 ‘새 추 隹’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수건 건 巾’자는 제부수로 허리에 찬 수건이 아래로 드리워진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이다. 수건은 베로 만들었기 때문에 ‘베’라는 뜻으로 출발해, 고대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베로 여겼던 ‘비단’이 되었다가 다시 옷감은 물론 깃발이나 휘장, 혹은 필사 재료나 화폐의 의미로까지 쓰이게 되었다. ‘수건 건 巾’자와 관련되어 조자 된 글자를 크게 셋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첫째, 술 같은 장식물이 달린 ‘허리띠’를 그린 ‘띠 대 帶’자처럼 옷감으로 쓰인 글자. 둘째, 베(巾)를 길게(長) 덮어 만듦을 표현한 ‘휘장 장 帳’자처럼 깃발이나 휘장, 장막, 돛 등의 재료로 쓰인 글자. 셋째, 아무 무늬를 넣지 않아(白) 글쓰기에 좋은 비단을 말하는 ‘비단 백 帛’자처럼 화폐 대용이나, 최고급 필사 재료 쓰인 글자이다. ‘새 추 隹’자는 새를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 뾰족한 부리와 머리, 날개와 발까지 자세히 그려졌다. 『설문해자』에서는 ‘꼬리가 짧은 새를 ‘새 추 隹’자라 하고 꼬리가 긴 새를 ‘새 조 鳥’자라’고 했지만, 대단히 긴 꼬리를 가진 ‘꿩 치 雉’자에 ‘새 추 隹’자가 들었고, 꼬리가 짧은 학(鶴)이나 해오라기(鷺)등에 ‘새 조 鳥’자가 들어 있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또 ‘닭 계 鷄·雞’자와 같이 둘을 혼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형에 근거해 목이 잘록하여 소리를 잘 내는 새를 ‘새 조 鳥’자, 목이 짧아 잘 울지 못하는 새를 ‘새 추 隹’자라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러한 ‘새 추 隹’자로 구성된 글자의 유형은 크게 셋으로 살필 수 있다. 첫째, ‘참새 작(雀), 꿩 치(雉)’처럼 새의 종류에 관련된 것. 둘째, ‘어릴 치(稚), 나아갈 진(進)’처럼 새의 특성에 관련된 것. 셋째, ‘누구 수 誰’자, ‘오직 유 唯’자처럼 ‘새 추 隹’자가 소리부로 쓰인 것이다.

ⓒ 서라벌신문
‘휘장 유 帷’자는 베(布)로 만든 장막이나 가림막을 말하며, 가리다는 뜻도 나왔다.

‘방 방 房’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지게 호 戶’자와 소리부인 ‘모 방 方’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지게 호 戶’자는 제부수로 마루나 밖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돌쩌귀를 달아 여닫게 되어 있는 ‘외짝 문’, 곧 지게문을 본뜬 그림에서 발달한 글자로 육서원리 중 상형(象形)에 해당된다. ‘지게 호 戶’자는 갑골문에서도 ‘외짝 문’을 그렸고 이로부터 ‘집’의 뜻이 나왔다. 하지만, ‘집 호 戶’자는 창이 아래위로 난 규모 있는 집을 그린 ‘집 궁 宮’자나 가축과 사람이 아래 위층으로 살도록 고안된 ‘집 가 家’자와는 달리, 문짝 하나만 달린 극히 서민적인 ‘방’에 가까운 집을 뜻한다. ‘모 방 方’자는 쟁기 중에서도 위는 손잡이를 중간은 발판을 아래는 갈라진 날을 그린 쇄토(碎土)형 쟁기를 그린 글자이다. 중국의 쟁기는 다른 지역보다 수백 년이나 앞서 발명되고 응용되었을 정도로 선진적인 농업의 상징이었다. 이로부터 여러 뜻이 생겨났다. 흙은 땅의 상징이자 ‘나라’ 그 자체였다. 게다가 하늘은 둥근 반면 땅은 네모졌다고 생각해서 ‘네모’나 땅의 ‘가장자리’까지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 방 方’자에는 나라는 물론 지방(地方)에서처럼 땅, 방향(方向), 다시 방정(方正)에서처럼 ‘각짐’과 ‘정직함’, 네모꼴로 된 종이에 처방(處方)을 내린다고 해서 ‘방법’ 등의 뜻까지 생겨났다.

‘방 방 房’자는 곁(方)에 위치한 방(戶)을 말하는데, 종묘의 문이나 큰 대문은 ‘문 문 門’자를 쓰고 곁으로 배치된 방들은 ‘지게 호 戶’자를 사용했다는 『주례』의 말은 이를 두고 한 것이다. 그래서 ‘방 방 房’자는 집의 중앙에 놓인 정실(正室) 곁으로 배치된 측실(側室)을 말하며, 이후 이처럼 격자형으로 분할된 ‘방’을 뜻하게 되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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