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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34] 늙을 로 老 적을 소 少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5월 14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늙을 로 老’자는 제부수로 갑골문에서 긴 머리칼과 굽은 몸, 내민 손에 지팡이를 든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이다. 금문부터는 지팡이가 ‘될 화 匕’자로 변했는데, 이는 ‘될 화 化’자의 생략된 모습이며 ‘머리칼’이 하얗게 변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나이가 들다’가 원래 뜻이고, 이로부터 ‘늙다’, ‘노련(老鍊)하다’, ‘경험이 많다’의 뜻이 먼저 생겼고, 이후에 다시 ‘오랜 시간’, ‘언제나’ 등의 뜻이 나왔다.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노인은 생산력을 상실한, 그래서 사회의 구성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지만, 정착 농경사회를 살았던 고대 중국에서 노인(老人)은 지혜의 원천이었다. 축적된 경험이 곧 지식이었던 그 사회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확보한 노인은 그 사회의 지도자였고 대소사를 판단하는 준거를 제공했다. 그래서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었으며, 그 때문에 노인에 대한 구분도 상세하게 이루어졌다. 노인(老)을 몇 살부터 규정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쉰 이상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 쉰이 되면 신체가 쇠약해지며, 예순이 되면 노역이 면제되는 대신 국가에서 받았던 농지도 반환해야 했으며, 일흔이 되면 모든 일에서 은퇴하는 것이 고대 중국의 관습이었다. ‘늙을 로 老’자는 나이 든 모든 노인을 포괄하는 통칭이었다. 이러한 노인들은 개인은 물론 국가에서도 모시고 봉양해야만 하는 대상이었으며, 노인을 모시는 ‘효(孝)’는 국가를 지탱하는 중심 이데올로기로 설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것이 반영된 ‘늙을 로 老’자의 파생 글자로는 세월(日)이 흘러 나이가 든 60세 노인을 지칭하는 ‘늙은이 기 耆’자, 털(毛) 조차 늙어버린 70세 노인을 지칭하는 ‘늙은이 모 耄’자, 늙음의 극(至)에 이른 80세와 90세를 지칭하는 ‘늙은이 질 耋’자, 100년이라는 세월의 큰 주기를 한 바퀴 돌았다는 의미로 100세 노인을 지칭하는 ‘기약할 기 期’자, 자식(子)이 늙은이(老)를 등에 업고 있는 모습을 한 ‘효도 효 孝’자가 대표적이다.
ⓒ 서라벌신문
‘적을 소 少’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작을 소 小’자와 양의 적음을 나타내는 지사부호인 ‘삐침 별 丿’자로 이루어진 지사(指事)자이다. ‘작을 소 小’자는 갑골문에서 작은 점을 셋 그렸다. 셋은 많음의 상징이고, 작은 점은 모래알로 보인다. 『설문해자』에서 ‘작을 소 小’자를 두고 갈라짐을 뜻하는 ‘여덟 팔 八’자와 이를 구분 지어주는 세로획(丨)으로 구성되었다고 했으나, 이는 소전체에 근거한 해석이다. 갑골문에 의하면 작은 모래알을 여럿 그렸으며, 이후 ‘작을 소 小’자가 ‘작다’는 보편적 개념을 나타내게 되자, ‘모래알’은 ‘물 수 水’자를 더한 ‘모래 사 沙’자로 표현했다. ‘삐침 별 丿’자는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삐치는 한자의 획을 말하는데, 단독으로 쓰이지 않으며, 한자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설문해자』에서부터 부수의 하나로 설정되었다.
‘적을 소 少’자는 ‘작을 소 小’자에서 분화한 글자로, 양의 ‘적음’을 나타내고자 지사부호(丿)를 더해 특별히 만들었으며 춘추시대 이후에야 나타난다. 그전의 갑골문이나 서주 때의 금문에서는 ‘작을 소 小’자로써 둘을 구분 없이 사용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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