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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30] 주릴 기 飢 싫을 염 厭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4월 09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주릴 기 飢’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밥 식 食’자와 소리부인 ‘안석 궤 几’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밥 식 食’자는 그릇에 담긴 음식을 그렸다. 위는 뚜껑이고 아래는 두루마리 발(卷足)을 가진 그릇이며, 두 점은 피어오르는 김을 형상화했다. 소복하게 담긴 음식에서 이것이 ‘밥’이 아닌가? 추측하게 한다. 그래서 ‘먹을 식 食’자의 원래 뜻은 ‘음식’이며, 이로부터 양식, 먹다, 먹이다, 끼니 등을 뜻하게 되었다. 다시 양식을 받는다는 뜻에서 봉록(俸祿)까지 뜻하게 되었다. 다만 ‘먹이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먹일 사 食’자로 읽는데, 이후 ‘먹일 사 飼’자로 구분해 표현했다. 이와 같이 ‘밥 식 食’자는 음식과 관련된 경우, ‘먹다’와 ‘먹이다’를 뜻하는 경우, 음식 대접을 뜻하는 경우의 세 가지 유형으로 조자 되었는데, 첫째, 음식(食)을 배부르게(包) 먹었음을 나타내는 ‘물릴 포 飽’자처럼 음식과 직접 관련된 글자. 둘째, 손(又)으로 뼈(歺)를 부수듯 음식을 ‘잘게 씹음’을 나타내는 ‘먹을 찬 餐’자처럼 ‘먹는다’, ‘먹이다’와 관련된 글자. 셋째, 남은 풍성하게 접대하지만 스스로(我)는 언제나 절약해서 살아야 한다는 경계의 의지를 나타낸 ‘주릴 아 餓’자처럼 음식 대접과 관련된 글자로 살필 수 있다. ‘안석 궤 几’자는 앉아서 기댈 수 있도록 고안된 탁자를 그렸다. 이후 의미를 더 정확하게 하고자 ‘나무 목 木’자를 더한 ‘책상 궤 机’자로 분화했다. 그래서 ‘걸상 등 凳’자는 올라가(登) 걸터앉을 수 있는 등 없는 의자, 즉 스툴(stool)을 말한다. 나머지, ‘안석 궤 几’자 부수에 귀속된 다른 글자들은 사실 ‘안석(案席)’과 전혀 관계없는 글자들이 많은데, 해서체의 형체가 유사해 같은 부수에 들게 되었거나, 대부분 소리부로 쓰인 글자들이다.
ⓒ 서라벌신문
‘주릴 기 飢’자는 굶주리다는 뜻으로, ‘기근(飢饉·饑饉)’에서처럼 먹을 것(食)이 없어 굶주림을 말한다. 소리부인 ‘안석 궤 几’자가 이전에는 ‘기미 기 幾’자로 쓰였기 때문에 ‘주릴 기 饑’자로 바꾸어 쓰기도 한다.
‘싫을 염 厭’자는 부수이자 소리부인 ‘기슭 엄 厂’자와 의미부인 ‘물릴 염 猒’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기슭 엄 厂’자는 깎아지른 바위 언덕을 그렸는데, 여기에 돌덩이가 더해지면 ‘돌 석 石’자가 된다. 금문과 『설문해자』의 주문체에서는 소리부인 ‘방패 간 干’자를 더해 ‘굴 바위 집 엄 厈’자로 쓰기도 했는데, 이는 이후 ‘뫼 산 山’자를 더한 ‘언덕 안 岸’자로 분화했다. 깎아지른 바위언덕은 초기 인류의 훌륭한 거주지였는데, 이 때문에 『설문해자』에서 ‘기슭 엄 厂’자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바위 언덕’이라 풀이했다. 그래서 ‘기슭 엄 厂’자는 바위(돌), 깎아지른 절벽, 집 등을 뜻한다. ‘물릴 염 猒’자 자체 그대로 ‘개 견 犬’자는 개를, ‘고기 육 肉’자는 고기를, ‘입 구 口’자는 ‘장인 공 工’자와 더불어 일반적 사물이나 덩어리를 지칭하기에 여기서는 고깃덩어리를 뜻한다.
‘싫을 염 厭’자는 ‘맛있는’ 개고기를 ‘싫증날’ 정도로 먹는다(猒)는 뜻에서 ‘싫증나다’, ‘염증을 느끼다’, ‘싫어하다’의 뜻이 나왔다. 간화자에서는 ‘개 견 犬’자가 의미부이고 ‘기슭 엄 厂’자가 소리부인 ‘厭’자로 줄여 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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