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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20] 주머니 낭 囊 상자 상 箱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15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주머니 낭 囊’자는 부수가 ‘입 구 口’자로 의미부인 ‘전대 탁 橐’자와 소리부인 ‘도울 양 襄’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입 구 口’자는 벌린 입을 사실적으로 그린 것으로 먹고 말하는 인간과 동물의 신체 기관은 물론 집의 입구나 사물의 주둥이까지 다양한 의미로 확장된 글자이다. ‘입구 口’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매우 다양하게 조자 되었다. 예를 들면 ‘먹다’, ‘말하다’, ‘함성’, ‘명령과 권위’, ‘가옥의 입구나 사물의 주둥이’의 의미로 나타난다. ‘입구 口’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크게 다섯 가지 유형이다. 첫째, 씹지 않고 입(口)으로 통째로 삼킴을 말하는 ‘삼킬 탄 呑’자처럼 ‘먹다’라는 행위와 관련된 경우. 둘째, 희생 소(牛)를 바치고 기도하는(口) 모습에서 ‘알리다’의 뜻을 가지는 ‘알릴 고 告’자처럼 ‘말’과 관련된 경우. 셋째, 무기(戌)를 들고 입(口)으로 ‘함성’을 지르는 모습을 형상화 한 ‘다 함 咸’자처럼 ‘함성’과 관련된 경우. 넷째, 붓을 쥔 모습(尹)과 입(口)으로 구성되었는데 붓은 문서를, ‘입 구 口’자는 명령을 뜻하여 ‘임금’을 의미하는 ‘임금 군 君’자처럼 ‘명령과 권위’를 상징하는 경우. 다섯째, 집에 난 창문의 방향을 뜻한 ‘향할 향 向’자나 입을 크게 벌린 사람(欠)과 입(口)으로 피리나 나팔을 부는 모습을 그린 ‘불 취 吹’자처럼 ‘가옥의 입구나 사물의 주둥이’를 의미하는 경우이다. ‘전대 탁 橐’자는 속에다 물체를 넣고 묶을(橐) 수 있는 ‘전대’나 ‘포대기’를 말한다. 원래는 ‘큰 입 구 囗’자 속에 ‘돌 석 石’자가 들어 있는 모습으로 써, 어떤 물체를 속에 넣고 겉으로 에워싸(囗) 양쪽 끝을 동여매어 놓은 전대를 형상적으로 그렸다. ‘도울 양 襄’자는 옷(衣)을 벗고 밭을 가는 것을 말했다. 소가 끄는 쟁기를 두 손으로 잡은 모습과 쟁기에 의해 흙이 일어나는 모습을 그려, 쟁기로 흙을 뒤집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그래서 ‘도울 양 襄’자는 해의경(解衣耕)이라는 경작법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 서라벌신문
‘주머니 낭 囊’자는 행낭(行囊)에서처럼 끝을 동여맨 포대기(橐)를 말한다. 이로부터 주머니를 지칭하게 되었고, 다시 포대기에 넣는다는 뜻이 나왔으며, 포대기에 담긴 물건 등을 헤아리는 단위사로도 쓰였다.
‘상자 상 箱’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대 죽 竹’자와 소리부인 ‘서로 상 相’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대 죽 竹’자는 곧게 뻗은 대와 양옆으로 난 잔가지를 그렸다. 갑골문이 쓰이던 기원전 13세기쯤의 황하 유역은 야생 코끼리가 살 정도로 기후가 따뜻해 대나무가 많았다. 지금도 생활에 유용한 재료이듯 대는 당시에도 생필품은 물론 다양한 악기 및 서사의 재료가 되었다. 아울러 곧게 자라는 대는 정절(貞節)의 상징이 되었다. ‘서로 상 相’자는 나무(木) 주위로 눈(目)을 크게 그려, 눈(目)으로 나무(木)를 자세히 살핀다는 뜻을 그렸다. 지금도 관상(觀相)이나 수상(手相)과 같은 단어에는 자세히 살핀다는 원래의 뜻이 남아 있으며 이로부터 모습, 모양의 뜻이 나왔다. 옛날, 높은 건축물이 적었던 사회에서는 높게 자란 나무는 올라가 주위를 살피는데 좋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높은 곳에서 살핀다는 뜻으로부터 재상(宰相)에서처럼 최고 통치자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상자 상 箱’자는 사람이 서로(相)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대(竹)로 찻간을 말했으며, 이후 찻간처럼 네모로 만들어진 커다란 ‘상자’를 지칭하게 되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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