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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04] 뽑을 추 抽 가지 조 條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9월 26일
↑↑ 최경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뽑을 추 抽’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손 수 手’자와 소리부인 ‘말미암을 유 由’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손 수 手·扌’자는 금문에서부터 등장하는데, 손의 모습을 특이하게 그렸다. 어찌 보면 나뭇잎의 잎맥이나 나뭇가지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글자는 사실 손의 뼈대를 형상화하여, 가운데 손가락을 중심으로 네 손가락이 대칭으로 균등하게 펼쳐진 모습이다. 인류가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서 해방된 손은 도구를 사용하여 문명을 발달시켜 나가는 가장 중요한 부위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손 수 手·扌’자로 구성된 글자의 유형은 크게 셋으로 살필 수 있다.
첫째, ‘고수(高手)’처럼 도구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사람’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 둘째, ‘칠 타(打)처럼 도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신체기관을 의미하는 경우. 셋째, ‘절 배(拜)’처럼 자신을 낮추고 상대에게 존중을 표하는 부위를 의미하는 경우이다. ‘말미암을 유 由’자는 자원이 불분명하다.
『설문해자』에는 보이지 않고, 『이아』에서 이미 ‘~로부터’라는 문법소로 쓰였으며, 『방언』에서는 법식(式), 『광운』에서는 ‘경우하다’, 『집운』에서는 ‘말미암다(因)’는 뜻이라고 했는데, 이후 ‘~을 따라서’, ‘~에 근거해’ 등의 뜻도 나왔다. 일본의 『한자원』에서는 ‘술통 유 卣’자와 같은데서 생겨난 글자로, 술그릇의 주둥이에서 술이 나오는 모습을 그려 상형자로 풀이하기도 했다.
ⓒ 서라벌신문
‘뽑을 추 抽’자는 손(手)으로 끌어당겨 뽑아냄을 말한다. 『설문해자』에서는 원래 ‘뽑을 추 㨨’자로 썼는데, ‘말미암을 유 由’자 대신 ‘머무를 류 留’자가 들어갔다. 『설문해자』의 혹체에서는 ‘손 수 手’자가 의미부이고 ‘빼어날 수 秀’자가 소리부인 구조로 되기도 했다.
‘가지 조 條’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나무 목 木’자와 소리부인 ‘바 유 攸’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나무 목 木’자는 줄기를 중심으로 잘 뻗은 가지와 뿌리를 그렸으며, ‘수풀 림 林’자와 ‘나무 빽빽할 삼 森’자는 ‘나무 목 木’자를 중첩시켜 의미를 강화한 경우로 ‘나무’라는 원뜻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나무는 인간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고 이를 이용해 위치나 방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나무 목 木’자 계열의 글자 중에는 ‘나무 목 木’자 위, 아래, 가운데 부위를 표시하는 부호를 붙여 글자를 만들었는데, ‘끝 말 末’자는 나무의 끝을, ‘근본 본 本’자는 나무의 뿌리를 말하며, ‘붉을 주 朱’자는 속이 붉은 적심송(赤心松)으로 ‘붉다’는 의미를 그렸다.
‘바 유 攸’자는 손에 솔처럼 생긴 나무막대를 쥐고(攴) 사람(人)의 등을 물(水)로 ‘씻는’ 모습을 그려 ‘씻다’가 원래 뜻이고, 목욕재계를 위한 행위라는 뜻에서 ‘닦다’는 뜻이 나왔는데, ‘물 수 水’자가 세로획으로 변해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이후 ‘~하는 바’라는 문법소로 쓰이게 되자, 원래 뜻은 다시 ‘터럭 삼 彡’자를 더해 지금의 ‘닦을 수 修’자가 되었다.
‘가지 조 條’자는 목욕재계하면서(攸) 때를 밀 때 쓰던 가늘고 긴 나뭇가지(木)를 말했다. 이후 그런 모양으로 생긴 물건을 말했고, 여러 개념이 길게 이어져 체계를 이룬다는 뜻에서 ‘조리(條理)’, ‘질서’, ‘층차’ 등의 뜻이 나왔고, 가지나 사항(事項) 등을 헤아리는 단위사로도 쓰인다. 간화자에서는 ‘가지 조 條’자의 왼쪽 부분을 생략한 채 ‘條’로 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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