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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401] 도랑 거 渠 연 하 荷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8월 29일
↑↑ 최경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도랑 거 渠’자는 부수가 ‘물 수 水’자로 의미부인 ‘나무 목 木’자와 소리부인 ‘수중 물 많을 거 洰’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물 수 水’자는 굽이쳐 흐르는 물을 그렸다. 그래서 ‘물 수 水’자는 물이나 물이 모여 만들어진 호수나 강, 또는 물과 관련된 동작을 비롯해 모든 액체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는데, 크게 넷으로 분류하여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물의 근본 원리를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얼음(冫)이 물(水)에서 만들어짐을 나타내는 ‘얼음 빙 氷’자와 물(水)을 한곳으로 모이게 하는 여성(也)과 같은 곳을 일컫는 ‘못 지 池’자이다. 둘째, 강을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장강(長江)과 황하(黃河)를 지칭한 고유명사로 쓰였던 ‘강 강 江’자와 ‘물 하 河’자이다. 셋째, 모든 액체를 표현한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물(水)이 수증기처럼 작은(肖)크기의 물방울로 변하여 ‘사라짐’을 말하는 ‘사라질 소 消’자와 반들반들한 뼈(骨)에 물(水)이 떨어졌을 때 도글도글 구르는 ‘미끄러움’을 나타내는 ‘미끄러울 활 滑’자이다. 넷째, 물과 관련된 동작을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사람이 강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그린 ‘길 영 永’자와 ‘영(永)’자가 ‘영원(永遠)’의 의미로 가차되어 다시 분화된 ‘헤엄칠 영 泳’자이다. ‘나무 목 木’자는 줄기를 중심으로 잘 뻗은 가지와 뿌리를 그렸으며, ‘수풀 림 林’자와 ‘나무 빽빽할 삼 森’자는 ‘나무 목 木’자를 중첩시켜 의미를 강화한 경우로 ‘나무’라는 원뜻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나무는 인간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었고 이를 이용해 위치나 방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나무 목 木’자 계열의 글자 중에는 ‘나무 목 木’자 위, 아래, 가운데 부위를 표시하는 부호를 붙여 글자를 만들었는데, ‘끝 말 末’자는 나무의 끝을, ‘근본 본 本’자는 나무의 뿌리를 말하며, ‘붉을 주 朱’자는 속이 붉은 적심송(赤心松)으로 ‘붉다’는 의미를 그렸다. ‘수중 물 많을 거 洰’자는 널리 물을 저장하거나 물이 통하는 곳을 가리킨다.
ⓒ 서라벌신문
‘도랑 거 渠’자는 톱이나 자 같은 공구(巨)로 토목(目) 공사를 벌여 만든 인공의 물길을 말하며, 이로부터 ‘물길을 파다’, ‘넓고 깊은 모양’ 등의 뜻이 나왔다.
‘연 하 荷’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풀 초 艸’자와 소리부인 ‘어찌 하 何’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풀 초 艸’자는 갑골문에서 ‘싹 날 철 屮’자 둘이 모인 형상인데, ‘싹 날 철 屮’자는 떡잎을 피운 ‘싹’의 모양이다. ‘屮’자가 셋이 모이면 ‘풀 훼 卉’자가 되고 ‘屮’자가 넷이 모이면 ‘잡풀 우거질 망 茻’자가 되어, ‘屮’자의 숫자가 많을수록 정도가 강화되었다. ‘艸’자의 경우 금문부터는 소리부인 ‘새벽 조 早’자를 더해 ‘풀 초 草’자로 분화하였고,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草’자,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에는 ‘艹’자로 썼다. 풀은 식물의 대표이기 때문에 ‘풀 초 艸’자는 풀의 총칭은 물론 풀의 구체적인 명칭과 아울러 식물의 특정 부위를 지칭하기도 한다. ‘어찌 하 何’자는 갑골문에서 긴 자루가 달린 괭이를 어깨에 멘사람(人)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후 괭이에 입(口)이 더해진 ‘옳을 가 可’자로 변했다. ‘메다’가 원래 뜻이며, 이로부터 하중(荷重) 등의 뜻이 생겼다. 이후 ‘어찌’라는 의문사와 부사어로 가차되자 원래의 뜻은 ‘출 초 艸’자를 더해 ‘연 하 荷’자로 분화했다.
‘연 하 荷’자는 식물(艸)인 연꽃의 잎을 말하는데, 이후 ‘연’을 뜻하게 되었다. 또 ‘어찌 하 何’자에서 ‘풀 초 艸’자를 더해 분화한 글자이기 때문에 ‘짊어지다’는 뜻도 가진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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