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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98] 묶을 루 累 보낼 견 遣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8월 01일
↑↑ 최경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묶을 루 累.’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실 사 糸’자와 소리부인 ‘담쌓을 루 厽’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실 사 糸’자는 중간에 꼰 실타래를, 아래위는 첫머리와 끝머리를 그렸는데 지금은 실타래와 끝머리만 남았다. 그래서 ‘실 사 糸’자는 가는 비단실이 원래 뜻이 된다. 여기서 파생된 ‘이을 계 系’자는 삶은 고치에서 손(爪)으로 실(糸)을 뽑아 낼 때 실의 ‘연이어진’ 모양을, ‘작을 요 幺’자는 아래위의 머리가 없는 실타래를 그려 ‘작음’을 나타냈다. ‘실크(silk)’가 ‘실 사 絲’자의 대역어인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비단은 중국의 대표적인 물품이었고 갑골문이 쓰였던 상나라 때 이미 비단의 제조 공정과 관련된 글자들이 여럿 등장할 정도로 일찍부터 다양한 기능을 담당했다. ‘실 사 糸’자의 조자양상은 크게 셋으로 방직과정과 비단, 비단의 다양한 색깔과 무늬, 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촘촘하게(周) 짠 비단(糸)을 지칭하는 ‘명주 주 綢’자처럼 방직과정과 비단을 지칭하는 글자. 둘째, 비단(糸)에 아로새긴 무늬(文)를 일컫는 ‘무늬 문 紋’자처럼 비단의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나타내는 글자. 셋째, ‘줄 승 繩’자와 ‘동아줄 삭 索’자처럼 줄과 관련된 글자로 살필 수 있다. ‘담쌓을 루 厽’자는 ‘맬 루 纍’자와 ‘포갤 루 絫’자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매다’, ‘얽다’, ‘포개다’, ‘쌓다’ 등의 의미를 가진다.
ⓒ 서라벌신문
‘묶을 루 累.’자는 실을 사용해 여러 겹으로 묶다는 뜻을 그렸고, 이로부터 중첩(重疊)과 누적(累積)이라는 뜻이 나왔다. 예서 단계에서 ‘담쌓을 루 厽’자가 ‘밭 갈피 뢰 畾’자로 변했고, 다시 하나로 줄어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달리 ‘맬 루 纍’자로 쓰기도 한다.
‘보낼 견 遣’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쉬엄쉬엄 갈 착 辶’자, ‘스승 사 師’자, ‘절구 구 臼’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쉬엄쉬엄 갈 착 辶’자는 갑골문에서 사거리(行)에 놓인 발(止)로 ‘길 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금문에서 좌우 동형인 ‘갈 행 行’자의 한쪽 부분이 줄어 ‘조금 걸을 척 彳’자로 변했고, 소전체에서 아래위의 간격이 줄어 지금의 ‘辵’자가 되었다. 이후 다른 글자들과 결합할 때는 ‘辶’자로 쓴다. 그래서 ‘쉬엄쉬엄 갈 착 辶·辵’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걷는 동작’을 나타낸다. ‘스승 사 師’자는 좌측 변의 ‘작은 언덕 퇴’자와 우측 방의 ‘두를 잡 帀’자로 구성된 회의(會意)자이다. ‘작은 언덕 퇴’자는 비탈 계단을 세 번 이루고 있는 ‘언덕 부 阜’자 보다 한 계단 작은 두 계단을 그리고 ‘작음’을 형상화하였다. 그리고 ‘두루 잡 帀’자는 매달려 있는 깃발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전쟁 시 군사시설을 표시하거나 또는 야외에서 군중들에게 설법을 할 때 장소를 식별하는 장치를 가리킨다. 그래서 ‘스승 사 師’자는 ‘작은 언덕 퇴’와 ‘두루 잡 帀’자의 공간적인 요소와 그 구성원과 구성원의 우두머리를 상징하는 글자가 되었다. ‘절구 구 臼’자는 곡식을 찧는 절구의 단면을 그렸는데, 좌우로 돌출된 획을 『설문해자』에서는 쌀이라고 했지만 찧기 좋도록 만들어진 돌기로 보인다. ‘나무를 잘라 절굿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 절구를 썼다’고 한 『주역』의 말로 미루어 옛날에는 땅을 파 절구로 쓰다가 점차 나무나 돌로 만들어 썼을 것으로 보인다.
‘보낼 견 遣’자는 군사(師)를 석방하다, 파견(派遣)하다가 원래 뜻인데, 간혹 ‘입 구 口’자가 더해지기도 하였다. 이후 소전체에서 의미를 더 분명하게 하고자 ‘쉬엄쉬엄 갈 착 辶’자를 더하여 지금의 ‘보낼 견 遣’자가 되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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