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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끼칠 이 貽 그 궐 厥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31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끼칠 이 貽’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조개 패 貝’자와 소리부인 ‘별 태 台’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조개 패 貝’자는 껍데기를 양쪽으로 벌린 조개를 그렸다. 금문에 들어와서 아래로 세로획이 둘 더해졌는데, 이를 두고 조개를 꿰놓은 줄이라고도 하지만 조개의 입수관과 출수관으로 보인다. 조개는 고대인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었지만 일찍부터 화폐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조개 패 貝’자는 조개 외에 ‘화폐, 재산, 부, 상행위’ 등과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조개 패 貝’자의 조자 유형은 화폐, 상행위, 재산, 예물이나 기부행위의 넷으로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화폐와 관련된 경우로, 필요한 물품으로 바꿀(化) 화폐를 나타내는 ‘재화 화 貨’자, 조개 화폐(貝)를 꿰어놓은(毌) 모습을 그린 ‘꿸 관 貫’자 등이 있다. 둘째, 상행위와 관련된 경우로, 그물(网·罒)로 조개(貝)를 잡는 모습에서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음을 나타내는 ‘살 매 買’자, 사들인(買) 것을 내다(出) ‘판매함’을 의미하는 ‘팔 매 賣’자 등이 있다. 셋째, 재산과 관련된 경우로, 삼태기로 조개(貝)를 건져내는 모습으로부터 많은 조개를 가진 부귀함의 뜻을 그린 ‘귀할 귀 貴’자, 재산(貝)이 얼마 남지 않은(戔) 상태를 나타내는 ‘천할 천 賤’자 등이 있다. 넷째, 예물이나 기부행위와 관련된 경우로, 집(宀) 안에 사람(人)과 발(止)을 그려 집에 온 ‘손님’을 그린 ‘손 빈 賓’자, 예물(貝)을 더해(加) 축하함을 드러내는 ‘하례 하 賀’자 등이 있다. ‘별 태 台’자는 ‘입 구 口’자가 의미부이고 ‘써 이 以’자가 소리부인데 자형이 조금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입’에서 웃음이 나오는 모습처럼, ‘기쁘다’가 원래 뜻으로, 독음은 ‘기쁠 이 怡’자, ‘끼칠 이 貽’자, ‘엿 이 飴’자에서처럼 ‘이’로 읽혔다. 하지만 ‘별이름’을 말할 때에는 ‘태’로 읽혔는데, 삼태성(三台星)은 옛날 핵심 권력을 장악했던 삼공(三公)을 상징하는 별이었다.
ⓒ 서라벌신문
현대 중국에서는 ‘돈대 대 臺’자, ‘등대 대 檯’자, ‘태풍 태 颱’자 등의 간화자로도 쓰인다.
‘끼칠 이 貽’자는 남에게 돈(貝)을 준다는 뜻이며, 이로부터 어떤 영향 등을 ‘남기다’, ‘끼치다’ 등의 뜻이 나왔다.
‘그 궐 厥’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기슭 엄 厂’자와 소리부인 ‘그 궐 欮’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기슭 엄 厂’자는 깎아지른 바위 언덕을 그렸는데, 여기에 돌덩이가 더해지면 ‘돌 석 石’자가 된다. 금문과 『설문해자』의 주문체에서는 소리부인 ‘방패 간 干’자를 더해 ‘굴 바위 집 엄 厈’자로 쓰기도 했는데, 이는 이후 ‘뫼 산 山’자를 더한 ‘언덕 안 岸’자로 분화했다. 깎아지른 바위언덕은 초기 인류의 훌륭한 거주지였는데, 이 때문에 『설문해자』에서 ‘기슭 엄 厂’자를 ‘사람이 살 수 있는 바위 언덕’이라 풀이했다.
그래서 ‘기슭 엄 厂’자는 바위(돌), 깎아지른 절벽, 집 등을 뜻한다. ‘그 궐 欮’자는 사람을 맞이하는 모습으로 거꾸로 선 사람이 밖에서 들어옴을 가리키는 ‘거스를 역 逆’자와 ‘말하기(口·言)’를 제외한 마시고, 노래하고, 호흡을 가다듬는 등의 입과 관련된 수많은 행위를 나타내는 ‘하품 흠 欠’자로 이루어진 글자로, ‘쿨룩거리다’, ‘숨차다’를 의미한다.
‘그 궐 厥’자는 큰 바윗덩어리(厂)를 뽑아냄을 말했는데, 이후 ‘그 (것)’이라는 의미로 가차되었으며, ‘돌궐(突厥)에서처럼 음역자로도 쓰였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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