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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말 잘할 변 辯 빛 색 色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24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말 잘할 변 辯’자는 부수가 ‘메울 신 辛’자로 의미부인 ‘말씀 언 言’자와 소리부인 ‘따질 변 辡’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매울 신 辛’자는 갑골문에서 육형(肉刑)을 시행할 때 쓰던 형벌 칼을 그렸는데, 위쪽은 넓적한 칼날이고 아래쪽은 손잡이다. ‘매울 신 辛’자는 죄인에게 형벌을 집행하고, 노예들에게 노예 표지를 새겨 넣던 도구였기 때문에 고통과 아픔의 상징으로 쓰여 ‘맵다’는 뜻까지 지칭하였다. ‘매울 신 辛’자로 조자 된 글자로는, 대벽(大辟)에서처럼 형벌의 칼(辛)로 집행권을 가진 최고의 실력자인 ‘임금’을 의미하는 ‘임금 벽 辟’자, 형벌 칼(辛)로 문신새김을 당한 여자(女) 노예를 나타내는 ‘첩 첩 妾’자, 형벌 칼(辛)로 눈(目)을 찔린 남자 노예를 말하는 ‘아이 동 童’자, 칼(辛)로 코(自=鼻)를 베어내는 것에서 ‘죄’의 의미를 그린 ‘허물 죄 辠=罪’자, 칼로 도려내고(辛) 찌르는(朿=刺) 듯한 ‘아픔’을 의미하는 ‘매울 날 辣’자가 대표적이다. 나머지 ‘힘쓸 판 辦’자, ‘분변할 변 辨’자, ‘말 잘할 변 辯’자, ‘꽃잎 판 瓣’자, ‘땋을 변 辮’자, ‘무늬 반 辬’자 등은 모두 동일한 구조로 된 한자들로, ‘매울 신 辛’자가 둘 모인 ‘따질 변 辡’자와 중간의 ‘힘 력 力’자, ‘칼 도 刀’자, ‘말씀 언 言’자, ‘오이 과 瓜’자, ‘가는 실 사 糸’자, ‘무늬 문 文’자로 구성되었다. ‘말씀 언 言’자는 입과 혀 그리고 ‘말’을 상징하는 가로획이 더해진 것이다. 사실 ‘말씀 언 言’자는 고대의 관악기와 사람의 입,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형상화 한 것이다. ‘말씀 언 言’자는 악기의 ‘소리’에서 사람의 ‘말’로, 다시 말과 관련된 여러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말씀 언 言’자로 구성된 글자에는 말에 대한 고대 중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잘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말씀 언 言’자의 자원(字源)이 인간의 영혼이나 정신과 관계없는 순수한 악기소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정적 인식과 속임의 수단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먼저 생성되었는데, ‘거짓말 와 訛’자, ‘그릇될 류 謬’자, ‘옥 옥 獄’자, ‘벨 주 誅’, ‘변할 변 變’자등이다. 반면에 이후에 이를 극복하려는 글자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는데, ‘삼가 할 근 謹’자, ‘경계할 경 警’자, ‘겸손할 겸 謙’자, ‘정성 성 誠’자, ‘믿을 신 信’자 등이다.
ⓒ 서라벌신문
‘말 잘할 변 辯’자는 말(言)로 분별해(辡) 명확하게 기술함을 말하며, 이로부터 변호(辯護)하다, 반박하다, 다스리다 등의 뜻이 나왔다.
‘빛 색 色’자는 제부수로 의미부인 ‘사람 인 人’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병부 절 㔾’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로 안색(顔色)을 말한다. 하지만 무릎을 꿇은 사람(㔾) 위로 선 사람(人)이 더해진 모습에서 어떻게 ‘낯빛’의 뜻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달리 설명이 없다. 그래서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설이 생겨났다. 『설문해자』 최고의 해석가 청대 단옥재는 ‘마음(心)이 기(氣)로 전달되며, 기는 미간(眉間)에 전달되는데, 이 때문에 색(色)이라 한다.’라고 풀이했고, 어떤 이는 몸을 편 기쁨과 무릎을 꿇은 비애가 얼굴에 나타나므로 ‘안색(顔色)’의 뜻이 생겼다고도 풀이했다. 그러나 ‘빛 색 色’자가 ‘빛’이나 ‘안색’은 물론, ‘여자’ 특히 호색(好色)이나 색골(色骨) 등과 같이 ‘성(sex)’의 의미를 강하게 가짐을 볼 때, 이러한 해석은 쉽게 긍정하기 어렵다.
이렇게 볼 때 ‘빛 색 色’자의 원래 뜻은 성애 과정에서 나타나는 흥분된 ‘얼굴색’이며, 이로부터 색깔은 물론 ‘성욕’과 성애의 대상인 ‘여자’, 여자의 용모, 나아가 기쁜 얼굴색(喜色), 정신의 혼미함 등의 뜻이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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