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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살필 찰 察 다스릴 리 理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10일

↑↑ 최경춘
choisukcho@dongguk.ac.kr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 서라벌신문
‘살필 찰 察’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집 면 宀’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제사 제 祭’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집 면 宀’자는 고대 중국인들의 가옥을 형상한 글자로 포괄적인 의미의 집을 뜻하지만, 집이 가져다주는 안락함과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종묘,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집 면 宀’자는 갑골문에서 처마와 기둥을 잇는 선이 부드럽게 처리되어 황토 지대에 지어진 동굴집의 입구를 그렸다. 하지만 금문(金文)시기에 이르면 지금처럼 담을 쌓고 그 위로 지붕을 걸쳐 처마를 남긴 구조가 보편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집 면 宀’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돼지가 있고 위층에는 사람이 사는 구조를 그린 ‘집 가 家’자처럼 거주 ‘공간’을 나타내는 경우. 둘째, ‘편안할 안 安’자처럼 주거 공간이 가져다주는 안전함과 안락함을 나타내는 경우. 셋째, 제단(示)이 설치된 공간을 그린 ‘마루 종 宗’자처럼 집을 중심으로 가족 또는 가문이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종묘(宗廟)’를 나타내는 경우이다. ‘제사 제 祭’자는 고기(肉)를 손(又)에 들고 제단(示)에 올리는 모습을 그렸다. 원래는 고기를 올려 지내는 제사를 말했으나, 이후 제사를 통칭하게 되었다.
ⓒ 서라벌신문
‘살필 찰 察’자는 집안(宀)에서 제사(祭)를 지낼 때 갖추어야 할 물품이 제대로 갖추어졌는지를 ‘자세히 살피다’는 뜻이며, 이로부터 ‘고찰하다’, ‘잘 알다’, ‘점검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다스릴 리 理’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구슬 옥 玉’자와 소리부인 ‘마을 리 里’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옥 옥 玉’자는 원래 여러 개의 옥을 실로 꿴 모양이었으나, 이후 ‘임금 왕 王’자와 형체가 비슷하게 되자 오른쪽에 점을 찍어 구분했다. 옥의 아름다움을 『설문해자』는 다섯 가지 ‘덕(德)’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윤기가 흘러 온화한 것은 인(仁)의 덕이요, 무늬가 밖으로 흘러나와 속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의(義)의 덕이요, 소리가 낭랑하여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것은 지(智)의 덕이요, 끊길지언정 굽혀지지 않는 것은 용(勇)의 덕이요, 날카로우면서도 남을 해치지 않는 것은 결(潔)의 덕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옥은 중국에서 최고의 덕목을 갖춘 것으로 인식되었다.
‘마을 리 里’자는 ‘밭 전 田’자와 ‘흙 토 土’자로 이루어졌다. ‘밭 전 田’자는 경작 가능한 농지를, ‘흙 토 土’자는 농작물을 생장케 해주는 상징이다. 정착 농경을 일찍 시작했던 고대 중국에서 농지가 갖추어진 곳이 바로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이었다. 고대 문헌에서 “다섯 집(家)을 ‘이웃 린 鄰’자로 표현하고 다섯 이웃(鄰)을 ‘마을 리 里’자로 표현한다.”라고 했으니, 대략 마을(里)은 25가(家)로 이루어졌던 셈이다. 이처럼 ‘마을 리 里’자의 원래 뜻은 마을이고, 이로부터 향리(鄕里)라는 말이 나왔다. 나아가 ‘마을 리 里’자는 마을과 마을 사이의 거리를 재는 단위로 쓰였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물길(水·氵)의 거리(里)를 재는 단위인 ‘해리 리 浬’자가 생겨났다.
‘다스릴 리 理’자는 원래 옥(玉)에 난 무늿결을 뜻했고, 옥(玉)을 다듬을 때는 무늿결을 따라 쪼아야 옥이 깨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다스리다’의 뜻이 나왔다. 또 옥의 무늿결처럼 짜인 것이라는 의미에서 하늘이나 세상의 ‘이치(理致)’, ‘사리(事理)’, ‘도리(道理)’, ‘본성’ 등의 뜻이 나왔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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