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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56] 기장 서 黍 기장 직 稷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0월 03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기장 서 黍’자는 제부수로 기장을 그린 ‘벼 화 禾’자와 ‘물 수 水’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벼 화 禾’자는 익어 고개를 숙인 곡식의 모양인데, 이를 주로 ‘벼’로 풀이하지만 벼가 남방에서 수입된 것임을 고려하면 갑골문을 사용하던 황하 강 중류의 중원 지역에서 그려낸 것은 야생 ‘조’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벼가 수입되면서 오랜 주식이었던 조를 대신해 모든 곡물의 대표로 자리하게 된다. 그래서 ‘벼’, ‘수확’과 관련되어 있으며, 곡물은 중요한 재산이자 세금으로 내는 물품이었기에 ‘세금(稅金) 등에 관련된 글자를 구성하기도 한다. ‘벼 화 禾’자와 관련되어 조자 된 글자들은 크게 셋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 ‘벼 화 禾’자가 벼와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경우. 둘째 곡식 수확과 관련된 경우. 셋째 중요한 재산이나 세금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물 수 水’자는 굽이쳐 흐르는 물을 그렸다. 그래서 ‘물 수 水’자는 물이나 물이 모여 만들어진 호수나 강, 또는 물과 관련된 동작을 비롯해 모든 액체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는데, 크게 넷으로 분류하여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물의 근본 원리를 나타내는 글자. 둘째, 강을 나타내는 글자. 셋째, 모든 액체를 표현하는 글자. 넷째, 물과 관련된 동작을 나타내는 글자이다.
ⓒ 서라벌신문
‘기장 서 黍’자는 가지가 여럿 난 ‘기장’을 그렸고, 여기에 ‘물 수 水’자가 더해진 모습이다. 기장은 옛날부터 술을 담그는 주요 재료였으므로 술을 상징하기 위해서 ‘물 수 水’자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설문해자』에서 ‘기장 서 黍’자를 두고 ‘조(禾)에 속하면서 차진 것을 말한다’라고 풀이한 것처럼 ‘물 수 水’자를 차진 것의 상징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기장은 분명히 술을 담그는 주요한 재료였고, 조에 비해 차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기장의 주요 속성인 ‘차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소리부인 ‘차지할 점 占’자를 더한 ‘차질 점 黏’자가 만들어졌는데, 이후 쌀(米)이 생산됨으로써 ‘끈끈할 점 粘’자가 만들어 졌다. 기장은 옥수수처럼 건조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며 빽빽하게 자라난다. ‘검을 려 黎’자는 쟁기질을 해 기장을 빽빽하게 많이 심은 것을 말한다. 빽빽하게 자란 기장 밭에 들면 캄캄했을 것이다. 그래서 ‘기장 서 黍’자에는 ‘많다’는 뜻도 생겼다. 그러자 원래 뜻은 ‘검을 흑 黑’자를 더한 ‘검을 려 黧’자로 분화했다.
‘기장 직 稷’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벼 화 禾’자와 소리부인 ‘보습 날카로울 측 畟’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보습 날카로울 측 畟’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밭 전 田’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사람 인 儿’자, ‘천천히 걸을 쇠 夊’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보습 날카로울 측 畟’자는 나아간다는 뜻으로 ‘농부(田人)가 밭을 갈러 나아간다’것을 의미한다.
‘기장 직 稷’자는 옛날부터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재배되어 오던 대표적 농작물(禾)의 하나인 기장이나 수수를 말한다. ‘기장 직 稷’자가 대표적인 농작물임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숭배 대상이 되었을 것이고, 이후 오곡의 대표로 인식되었음은 물론 후직(后稷)처럼 온갖 곡식을 관장하는 신으로 지위가 격상되기도 했다. 달리 ‘벼 화 禾’자 대신 ‘보일 시 示’자가 들어간 ‘직(禝)’자로 쓰기도 하는데, 제사행위를 강조한 결과로 보인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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