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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55] 나 아 我. 심을 예 藝.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9월 20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나 아 我’자는 부수가 ‘창 과 戈’자로 날이 여럿 달린 특수한 창의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이다. ‘창 과 戈’자는 갑골문에서 긴 손잡이가 달린 낫 모양의 창을 그렸다. 이는 찌르기 좋도록 만들어진 ‘창 모 矛’자와 달리 적을 베거나 찍기에 편리하도록 고안되었다. 고대 중국에서 ‘창 과 戈’자는 가장 대표적인 무기였고, 그래서 ‘창 과 戈’자로 구성된 한자는 대부분 무기나 전쟁과 관련되어 있다.
‘나 아 我’자는 원래 날이 여럿 달린 특수한 창을 그렸는데, 갑골문 당시 이미 ‘우리’라는 집체적 의미로만 쓰여, 원래의 의미를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나 아 我’자가 ‘우리’라는 일인칭 대명사로 쓰이게 된 것을 보통 가차에 의한 것으로 보지만, ‘나 아 我’자에 양(羊) 장식물이 더해진 의장용 칼인 ‘옳을 의 義’자가 공동체 속에서 지켜야할 ‘의리’를 그렸음을 고려해 볼 때, ‘나 아 我’자는 적을 치기위한 대외용 무기가 아니라 내부의 적을 차단하고 내부(즉 우리)의 결속을 다지기위한 대내용 무기로 보이며, 여기서부터 ‘우리’라는 뜻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정은 ‘숨 희 羲’자에서도 증명되는데, ‘숨 희 羲’자는 갑골문에서 ‘옳을 의 義’자와 머리 잘린 돼지의 모습을 그려, 조상신에게 공동체의 안녕을 빌고 단결을 도모하고자 치렀던 제사 때 쓰던 희생물을 말한다. 이후 희생물이 ‘어조사 혜 兮’자로 변하고 뜻도 ‘숨’으로 가차되자, 원래의 ‘희생’이라는 뜻은 ‘소 우 牛’자를 더한 ‘희생 희 犧’자로 분화하였다.
‘심을 예 藝’자는 부수가 ‘풀 초 艸’자로 의미부인 ‘이를 운 云’자와 소리부인 ‘심을 예 蓺’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풀 초 艸·艹’자는 갑골문에서 ‘싹 날 철 屮’자 둘이 모인 형상인데, ‘싹 날 철 屮’자는 떡잎을 피운 ‘싹’의 모양이다. ‘屮’자가 셋이 모이면 ‘풀 훼 卉’자가 되고 ‘屮’자가 넷이 모이면 ‘잡풀 우거질 망 茻’자가 되어, ‘屮’자의 숫자가 많을수록 정도가 강화되었다. ‘艸’자의 경우 금문부터는 소리부인 ‘새벽 조 早’자를 더해 ‘풀 초 草’자로 분화하였고,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草’자,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에는 ‘艹’자로 썼다. 풀은 식물의 대표이기 때문에 ‘풀 초 艸·艹’자는 풀의 총칭은 물론 풀의 구체적인 명칭과 아울러 식물의 특정 부위를 지칭하기도 한다. ‘이를 운 云’자는 부수가 ‘두 이 二’자로 피어오르는 구름의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로 빙빙 돌아 피어오르는 구름의 모습을 그렸다. 이후 ‘말하다’라는 의미로 빌려 쓰이게 되자 원래의 뜻은 다시 ‘비 우 雨’자를 더한 ‘구름 운 雲’자로 분화되었다. 현대 중국에서는 ‘구름 운 雲’자의 간화자로도 쓰인다.
‘심을 예 藝’자는 심는다는 뜻인데, 구름이끼거나 흐린 날(云·雲)에 나무를 심다(蓺)는 뜻을 담았다. 하지만,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나무 심는 모습을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렸다. 한 사람이 꿇어앉아 두 손으로 어린 묘목(屮)을 감싸 쥔 모습이다. 간혹 ‘屮’자가 ‘나무 목 木’자로 바뀌기도 했지만 의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후 다시 초목(草木)을 대표하는 ‘풀 초 艸’자가 더해져 ‘심을 예 蓺’자가 되었고, 다시 구름을 상형한 ‘이를 운 云’자가 더해져 지금의 ‘심을 예 藝’자가 완성되었다. 나무를 심는다는 뜻에서 나무 심는 기술의 뜻이 나왔고, 다시 기예, 공예, 예술 등의 뜻도 나왔다. 간화자에서는 소리부 ‘심을 예 蓺’자를 ‘새 을 乙’자 로 바꾼 ‘藝’로 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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