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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54] 남녘 남 南.이랑 묘 畝.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9월 12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남녘 남 南’자는 부수가 ‘열 십 十’자로 악기를 매달아 놓은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이다. ‘열 십 十’자는 원래 문자가 없던 시절 새끼 매듭을 묶어 ‘열 개’라는 숫자를 나타내던 약속 부호였는데, 문자로 정착된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세로획으로 나타났지만, 금문에서는 중간에 지어진 매듭이 잘 표현되었다. 이후 소전체에 들면서 매듭이 가로획으로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열 십 十’자가 둘 모이면 ‘스물 입 卄’자, 셋 모이면 ‘서른 삽 卅’자, 넷 모이면 ‘마흔 십 卌’자 등이 된다. ‘열 십 十’자는 『설문해자』에서 말한 것처럼 ‘숫자가 다 갖추어짐’을 뜻한다. 그래서 십미십전(十美十全)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다 갖추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많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남녘 남 南’자는 이의 자원(字源)에 대해서는 해설이 분분하지만, 악기를 매달아 놓은 모습임은 분명해 보이며, 이 악기가 남방에서 온 것이어서 ‘남쪽’을 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남쪽, 남방 등의 뜻 이외에도 남방의 음악이나 춤이라는 뜻도 가진다. 이후 성씨로도 쓰였으며, 명나라 때에는 ‘남경(南京)’을 지칭하기도 했다.
‘이랑 묘 畝’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밭 전 田’자와 소리부인 ‘매양 매 每’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밭 전 田’자는 제부수로 가로 세로로 정리가 잘 된 농지의 모습을 그린 상형(象形)자이다. ‘밭 전 田’자는 농사나 농경지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다. ‘밭 전 田’자로 구성된 대표적인 글자로는 ‘사내 남 男’자, ‘마을 리 里’자, ‘경계 계 界’자 등이 있다. 하지만 ‘밭 전 田’자와 관련하여 파생 된 글자 중에는 이러한 의미와는 전혀 관계없이 그 비슷한 모양만을 취하여 조자한 경우도 많다.
ⓒ 서라벌신문
대표적으로 ‘생각 사 思’자는 ‘정수리 신 囟’자와 ‘마음 심 心’자로 구성되어 생각이 머리와 가슴에서 나온다는 고대 중국인들의 인식을 담았으나, 이후에 ‘정수리 신 囟’자가 ‘밭 전 田’자로 변해 넓은 논밭(田)에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 것인가를 마음(心) 속으로 ‘그려보는’ 모양으로 바뀌었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사유를 인간의 조건으로 보았지만, ‘생각 사 思’자는 행위와 사유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매양 매 每’자는 어머니와 관련된 글자이다. 여자와 어머니의 차이는 젖이다. 손을 모우고 앉은 여인(女)에 유방을 의미하는 두 점이 더해져 ‘어미 모 母’자가 된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어머니는 젖으로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젖을 뗄 무렵이 되면 회초리로 아이를 가르치는데, 고대 중국에서는 이것을 어머니의 주된 역할로 보았다. 그래서 태어나면서 체득하는 모든 것들에는 ‘어미 모 母’자가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보면,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는 언어가 모국어(母國語)이고, 태어나서 자신이 속한 문화를 체득하는 곳이 모국(母國)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익숙하고 편한 존재이지 유혹하고 싶은 ‘여자’는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매양 매 每’자는 비녀를 하나 꽂은 어머니는 변하지 않고 꿋꿋한 존재이고, 각각의 개성을 화려하게 뽐내던 처녀 때와는 달리 하나같이 모성애로 무장한 동일한 속성을 가진 존재로 변하는데, 이로부터 ‘매양(每樣)·언제나’의 뜻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랑 묘 畝’자는 밭(田)의 면적을 말했다. 『설문해자』의 혹체자에서 ‘밭 전 田’자와 가로 세로로 난 밭의 두둑을 상징하는 ‘열 십 十’자가 의미부이고 ‘오랠 구 久’자가 소리부인 구조로 변했는데, 예서에서 ‘열 십 十’자가 ‘두 돼지해밑 두 亠’자로 변해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주로 면적의 단위로 쓰인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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