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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가 만난 월종준초사절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09일
↑↑ 현암 최 정 간
매월다암원장,
차문화연구가
ⓒ 서라벌신문
경자년 일출을 보기 위해 김유신 장군 통일 기도장인 백운산(열박산, 901m)에 올랐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내와리에 위치한 백운산은 신라 시대부터 경주 남쪽 35리에 위치한 최고의 영산답게 산 정상에 오르니 영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열박산의 신라시대 어원은 환하게 열린 산이란 뜻이다(咽薄). 감투바위 아래에는 김유신 장군이 수련한 석굴이 남아있다. 함께 동행한 토흥거사가 보온병에 준비해온 하동차를 다완에 따라 감투바위 정상에 헌다(獻茶)를 했다. 멀리 동해 바다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붉은 태양을 보니 한반도 전역에 온기가 전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남과 북이 핵 문제 해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 땅에 종전과 평화가 오길 간절히 기원했다. 작년 한 해도 북미간 핵 문제 대화가 잘 풀리지 않자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국에 다시 무력시위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는 바람에 한반도는 전운이 감돌았다. 그동안 남북 관계 역사에서 수많은 대화와 정상 간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공동 선언을 외쳤지만 메아리 없는 절규처럼 느껴지는 지금이다. 남북한 관계 역사는 시간이 흘러도 왜 한발 자국도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일까. 새해에는 남과 북 모두 낡은 이념의 틀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향한 공동의 발걸음을 내딛길 기대해 본다.

세조의 통 큰 교린외교(交隣外交) 정책
계유정난을 통해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를 찬탈한 세조는 자신의 정통성을 확립하고자 일본, 유구 왕국에 대해 통큰 교린외교 정책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세조의 새로운 교린정책은 인접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평화와도 직결됐다. 이에 일본의 무로마치 막부는 교토 오산(五山) 문학승을 중심으로 한 ‘일본국왕사’를 조선에 파견하여 불사(佛事)를 명분으로 대외 원조를 요청했다. 세조는 집권 초기에 ‘일본국왕사’들에게 막대한 동전(銅錢)과 대장경 등을 하사하고 융숭한 대접을 하여 돌려보냈다. 조선 방문 후 막대한 부를 ‘일본국왕사’들이 챙겼다는 소식이 교토에 전해지자 교토 오산 사찰 중심으로 조선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붐을 틈타 경제적 이익을 노린 나머지 때로는 일본 국왕의 국서를 위조해 가짜 “일본국왕사(僞使)들이 나타나 조선 조정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유구왕국(현제 오끼나와) 상진왕(尙眞王)은 1493년 조선 세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조선 원각사와 같은 취지의 원각사를 유구 왕국에 창건하기도 했다. 원각사에는 상덕왕(尙德王) 당시(조선 세조 13년, 1467년) 세조로부터 하사받은 대장경을 모신 원감당(圓監堂)이 지어졌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은 2013년 7월 故박태근 박사(동양사 학자)와 필자에 의해 오키나와 나하지(那覇市)에 위치한 원각사지를 현지 답사한 결과 밝혀졌다. 또한 성종 2년(1471년) 11월에는 유구왕국의 사신 자단서당(自端西堂, 원각사 선승)이 조선을 방문하여 예조판서 이승소(李承召, 1423-1484)와 초암차에 대한 차시(茶詩)를 주고받았다. 그렇기에 매월당 시대 유행하던 초암차가 일본을 넘어 멀리 유구왕국까지 동전(東傳, 동쪽으로 전해짐)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근정전에서 월종준초 시를 짓다
울산 염포를 출발한 ’일본국왕사‘ 월종준초와 앙지범고는 한양에 있는 조선왕궁을 예방했다. 『세조실록』 계미년(세조 9년) 무인조(7월 21일)에 의하면 ‘근정전(勤政殿)에 나가니, 일본국 사신들이 모두 뜰 앞에 들어와 세조께 4배를 올리고 근정전 안에 들어가 세조를 알현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이 때 조선측에서 참석한 인사로는 왕세자를 비롯해 영의정 신숙주, 우의정 한명회, 예조판서 박원형 등이었다. 세조가 ’일본국왕사‘ 준초가 지은 시를 보고 말하기를 “학문이 조예가 깊고 석전(釋典)에 능통하니 내가 매우 가상히 여긴다”며 이들에게 불경, 법첩, 채석, 의복 등을 하사했다. 이어 세조는 준초에게 물어보기를 ’너희 나라에도 법첩이 있는가?“하니 ”우리나라에도 또한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첩의 해서(楷書). 정자(正字)와 같지 못합니다.“라고 답했다.
위의 기록을 볼 때 조선 정부는 무로마치 막부의 외교사절 준초와 범고 일행들에게 외교적 예를 다했고, 특히 세조는 이들의 시작(詩作)을 통해 지적 수준을 테스트 해본 듯 하다. 세조 자신이 문명국 조선의 군주임을 자랑하듯 불경과 법첩 등 서적을 이들에게 하사했던 것이다.
↑↑ 경복궁 근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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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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