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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의 매월당 다향(茶香)을 따라

김유신 장군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7월 11일
↑↑ 현암 최 정 간
매월다암원장, 차문화 연구가
ⓒ 서라벌신문
“모든 생명과 사물은 예외 없이 시간과 변화 속에 존재하므로 그 변화와 도전에 어떻게 순응, 대응, 적응 하느냐에 따라 문명과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아놀드 조셉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의 불멸의 명작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에 기록된 이 문장은 지금 읽어도 과거와 현재의 한반도가 처한 역사적 운명을 통시할 수 있는 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현재 동아시아 국제정치 질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해법을 놓고 남, 북, 미, 중, 일. 러가 어떻게 순응, 대응, 적응 하느냐에 따라 각자 셈법을 가지고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해법은 아쉽게도 남한 혼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서기 7세기 동아시아 국제정치 질서에서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세계 최강의 대당제국을 중심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왜, 말갈 등은 서로 먹히느냐 먹느냐하는 문제를 가지고 민족이란 개념을 떠나 국가의 존망을 걸고 외교 군사적 합종연행을 통해 대응했다. 그때도 신라는 자신의 운명을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약소국인 신라에는 김유신이란 장막 안팎에서 모든 정세를 꿰뚫어보았던 불세출의 명장이 있었다.

↑↑ 경주황성공원에 세워진 김유신장군 동상(수월 김만술조각)
ⓒ 서라벌신문
자주적 통일사상


혹자는 김유신 장군을 지혜와 용기를 갖춘 명장이 아니라 한낱 정치가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신라 최고지도층이었던 김유신의 솔선수범한 리더쉽,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잘못 이해한데서 나온 편향된 평가다.
당시 그는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최고 약소국이었던 신라를 중심으로 삼한통일을 이루고자 그의 나이 17세(진평왕 29년, 서기 611년)에 중악(中嶽)석굴에 들어가 기도하며 수련생활을 시작했고 18세 때 열박산(백운산)에 보검을 가지고 입산하여 삼한통일을 염원하며 온몸을 희생하여 반드시 통일을 이루겠다고 맹세했다. 하산한 김유신은 서기 629년 진평왕의 명령을 받고 중당당주(中幢幢主) 자격으로 고구려 낭비성(현재 충북 청주) 전투에 참전했다. 그는 산속에서 맹세했던 굳은 의지를 가지고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선봉으로 뛰어들어 고구려 장수의 목을 베어왔다. 전장에서 자신의 부하를 희생시키지 않고 먼저 목숨을 걸고 적진에 뛰어들기를 서슴지 않았던 그의 굳은 의지는 김유신 장군만이 가진 군사적 리더쉽이자 삼한통일의 전쟁철학이었다.
서기 662년(문무왕 2년) 날씨가 엄동설한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신라는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 김유신 장군도 68세의 노구를 이끌고 죽음을 무릅쓰고 이 전쟁의 최선봉에서 부하 장졸들을 독려했다. 원정길은 험하고 동사자들이 속출하여 칠중하(七重河, 임진강)를 아무도 건너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유신 장군은 홀로 배에 올라 도강을 하여 몸소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는 데에 앞장섰다.
뿐만 아니라 “먼저 자신의 자제를 죽여 남의 자제도 죽음을 무릅쓰도록”하고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정수를 보였다. 그래서 삼한통일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아들 김원술과 부자의 인연을 절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의 실천이야 말로 곧 신라의 삼국통일 정신이 된 것이다. 또한 그는 문무왕과 함께 이 땅에서 외세인 당나라를 몰아낸 대당전쟁을 수행하여 신라의 자주적 삼국통일 정신을 보여주었다.

유신 묘에서

서기 673년(문무왕 13년) 7월 1일 평생을 삼한통일 전쟁터를 누빈 전쟁영웅 김유신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문무왕은 국가의 예를 갖춰 금산원에 장례를 치르게 했다. 서기 835년 흥덕왕은 그를 흥무대왕으로 추봉한다. 조선시대 경주를 방문한 문인들은 김유신 장군묘를 참배하고 시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서거정과 매월당의 시가 으뜸이다. 다음은 매월당이 남긴 시다.

-신라 장군 김유신 묘에서(庾信墓 新羅將)-
말갈기는 봉분에 그윽하고 화초도 무성한데(馬鬣封幽花草深·마렵봉유화초심)/ 밤바람이 백양숲에서 울부짖어 대는구나(夜風呼號白楊林·야풍호호백양림)/ 영웅의 분변을 황천이 덮었으니(九原沒却英雄辨·구원몰각영웅변)/ 서쪽을 정벌하려던 죽지않는 마음을 묻었구나(埋着征西不死心·매착정서불사심)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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