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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지와 동궁의 다회(茶会)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5월 16일
↑↑ 현암 최 정 간
매월다암원장, 차문화 연구가
ⓒ 서라벌신문
지금 고도의 봄은 지천으로 꽃으로 화사하다. 특히 주말에는 동궁과 월지를 찾는 탐방객들이 그야말로 노소불문하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동궁과 월지는 이제 경주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위치적으로도 경주박물관, 월정교, 반월성, 첨성대, 대릉원 등과 가까워서 관광객들에게 접근성이 뛰어나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원래 이곳은 안압지와 임해전으로 불렸으나 2011년 7월 문화재청에 의해 사적지 명칭변경으로 동궁과 월지로 불리게 되었다. 조선시대 이후 경주를 찾은 많은 시인 묵객들에게 안압지(雁鴨池)란 이름으로 더 친숙했던 곳이다.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 경주를 찾았던 여행객들이 간직하고 있는 빛바랜 사진첩엔 수초가 듬성듬성 자란 안압지 연못과 고색이 창연한 정자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 한 장을 누구나 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 안압지 발굴당시 출토된 차(茶)자가 묵서로 쓰여진 7세기 경 토기다완
ⓒ 서라벌신문
안압지에서 발굴된 다완


1975년부터 고고학적 발굴이 시작된 안압지에서는 신라 궁중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유물들과 각종 불교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그중에서도 한국차문화사에 획기적인 유물인, 토기에 묵서로 ‘다(茶)’자가 쓰인 다완이 발굴되어 학계에 커다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 토기 다완은 구경이 16.8cm이며 높이가 6cm로 굽이 없는 형태다. 토기 다완의 둘레에는 구름무늬와 함께 묵서로 언(言), 정(貞), 영(榮), 다(茶)가 쓰여 있다. 이 다완의 발굴을 통해 신라가 삼국통일직후 월지와 동궁에서 왕실의 다회가 성행된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월지와 동궁의 창건은 서기 674년(문무왕 14)이라 기록되어 있다. 이미 신라는 삼국통일 이전부터 차의 왕국이었다. 필자가 <한차문명의 동전>에서도 밝혔듯, 한반도에서 한차의 기원은 지금부터 2500년전 청동기시대부터 진주 남강유역에서 벼농사와 함께 재배되었다. 그 후 삼국시대 서기 6세기경 경주 단석산 ‘신라화랑헌다공양상’에서 볼 수 있듯, 화랑들 사이에서 심신수련의 한 방법으로 차를 마셨던 것이다. 이런 유구한 신라왕국의 차문화는 삼국통일 이후 더욱 만개했다. 그 후 신라 출신의 무상(無相)선사에 의해 당나라에서 창시된 불교의 선차(禪茶)는 모국 신라로 전래되어 왕실과 사찰을 중심으로 새로운 차 문화를 창조했다. 이어 서기 9세기 초반 동아시아 해상왕인 장보고에 의해 중국으로부터 선진 하이테크 기술인 청자번조 기술이 도입되었다. 신라 자체적으로 이미 고화도 토기번조기술 토대 위에서 새로운 청자다완들을 구워 신라왕실과 사찰에 공급했다.
월지와 동궁의 발굴에서도 초기 청자다완의 형식인 해무리굽다완 도편들이 발견되어 위의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처럼 통일신라 이후 월지와 동궁에서는 수준 높은 다회가 개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안압지를 찾은 매월당

매월당이 안압지를 찾은 시기는 15세기였다. 이때만 해도 월지인 안압지 연못은 방초만 푸르렀다. 경주사람들 조차도 안압지명에 대해 제대로 매월당에게 알려주지 못해 매월당은 안하지(安夏池)라는 제목으로 시를 남겼다.
-안하지 옛 터에서(安夏池舊址·안하지구지)-
“못을 파서 바다 만들고 고기와 소라를 키우는데(鑿池爲海長魚螺·책지위해장어라)/ 용목에서 물을 끌어대니 형세가 높기도 하네(引水龍喉勢岌峨·인수용후세급아)/ 이것이 바로 신라가 망국으로 들어서던 일이라(此是新羅亡國事·차시신라망국사)/ 오늘날엔 봄 물에 가화만이 자라네(而今春水長嘉禾·이금춘수장가화)”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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