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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파울 클레의 <루체른 공원>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5월 28일
↑↑ 최 영 달
전 경주미협지부장
전 경북창작미술협회장
ⓒ 서라벌신문
이 그림은 클레가 1938년(59세)에 그린 그림으로 이전 시대에 볼 수 없었던 추상적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 “공원을 왜 이렇게 그렸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새로운 그림은 어떻게 탄생하느냐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어떤 사조의 그림이 너무나 많아서 싫증을 느낄 때 나오며 그것을 더 이상 따르고 싶지 않는 한 인간에 의해서 출발된다. 클레가 태어나 자라고 활동한 시기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1879~1940)인데 이때 유럽에서는 고전적인 그림에 싫증을 느끼고 인상파, 신인상파, 후기인상파, 야수파, 표현파, 입체파 등 많은 유형의 새로운 그림들이 나타났지만 이런 사조의 그림에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화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 클레다. 그는 칸딘스키, 몬드리앙과 함께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예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 주장을 받아 들여야 이 <루체른 공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그림을 보자. 중앙에 검은 선으로 그려진 분수(?)모양의 도형이 있고 그 주변에 나무줄기(분수니 나무줄기니 하는 것은 필자가 연상해 본 것에 불과 함), 검은 점, 동그라미 등을 배치하고 그것들 둘레를 노랑, 다홍, 주황, 보라, 회색 등으로 칠하였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옥색을 배치하여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색들로 채웠다. 제목을 <루체른 공원>이라고 붙였기에 선과 색이 우리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그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는데 그가 9살 때 “외숙이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레스토랑에는 기름기가 도는 것 같은 대리석 탁자가 있었고 그 표면에는 화석의 여러 가지 무늬가 보였다. 수수께끼처럼 뒤얽힌 선 속에서 그로테스크한 사람의 얼굴 모양을 발견하여 연필로 모사했는데 이 놀이에 나는 열중했다.”고 했다. 우리는 클레라고 하면 ‘선을’ 먼저 떠 올리는데 이러한 연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그림도 굵은 선과 다양한 색으로 된 그림이다. 그가 색에 대해서는 어떤 경험이 있었을까? 1914년(35세) 4월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12일간 여행을 했는데 그때 그는 “부드럽게 확산되는 빛이 내리는데 다사롭고 맑다. 그 빛은 내 속으로 너무 깊이 너무 부드럽게 스며들었고 그것이 느껴지자 나는 힘들이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색채가 나를 사로잡는다. 나는 색채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 나는 색채가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이 행복한 시간의 의미다. 색채와 나는 동일체다. 나는 화가다”라고 기록했다. 그때의 색에 대한 경험은 그에게 화가로서의 자부심과 행복감을 주었다. 그래서 이 그림에서도 선을 둘러싼 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는 “자연은 혼란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다양하게 변한다. 화가는 절제해야 한다.”라고도 했는데 루체른 공원의 수많은 나무들을 몇 종류의 선과 몇 가지의 색으로 압축하여 표현한 절제된 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선들을 둘러싼 노랑, 주황, 빨강색들은 가을의 단풍든 나뭇잎임을 암시한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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