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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천 페이지의 글보다 사진 한 장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8월 30일
↑↑   김 종 욱
         사진가
ⓒ 서라벌신문
사람들은 사진을 보면, 사진속의 내용에 대하여 무작정 믿으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사진의 복사기능 때문이다. 복사기능 때문에 우리는 사진을 통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추억하려고 한다. 사진은 시간에 의한 공간적인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실제로 존재했던 과거를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사진의 매력은 배가 된다. 그렇기에 사진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애매모호하게 넘나드는 환영(幻影)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현실을 입증 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진은 진실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때로는 보잘 것 없어보였던 사진 한 장이 어느 순간 역사적 사건의 증거로 돌변하기도 하고 영원히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가기도 한다. 사진은 이런 이유로 흥미롭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진을 멋지게 활용한 사진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말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굳이 무거운 사진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교사이자 사회학자인 루이스 W. 하인(Lewis Wickes Hine 1874 ~ 1940)은 사진을 이렇게 보고 있었다. “사진은 시간을 담는다. 찰나의 순간이 고정되면서 사진은 시대의 목격자가 되기도 하고 마음을 위로하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사진으로 다시 경험할 수는 있다”고 했다.
미국은 20세기 초, 산업화시대를 맞이했다. 농부의 나라에서 산업화의 나라로 가는 미국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니 신문, 구두닦이, 방직공장과 같은 단순한 노동현장에는 어린아이들이 동원되어 노동을 메꾸어 나가는 형식이었다. 성인보다 임금(賃金)을 싸게 할 수 있었겠지만 사회적 분위기는 아이들이 뒷전이었다. 하지만 하인은 아이들의 노동현장을 확인한 후 그 심각성을 알아차린다. 교사가 직업인 하인의 생각은 아이들은 부모의 보호 아래 사랑을 받고 교육받으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 이유는 아이들이 미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하인은 아이들의 노동실태를 세상에 알리기로 작심한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사진으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하인은 교사로서 교재 보조자료 수집에서 카메라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었다. 글로써 아이들의 노동착취를 설명하는 것 보다 사진을 찍어서 보여준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하인의 생각은 과연 올바른 판단이었을까?
하인이 1909년부터 펴낸 사진집 『캐롤라이나의 어린 노동자』, 『때가 되지 않은 노동자』, 『캐롤라이나 면방적 공장의 어린 방적공』에서 촬영당시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1, 2> 방적공장에서 일하는 이 소녀의 키는 130cm이다. 이 소녀는 1년 동안 이곳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을 뛰어다니며, 때로는 늦은 밤까지 일하는 소녀는 하루 48센트를 받았다.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주저하면서 말했다. “기억나지 않아요.” 그리고 덧붙인다. “나는 일했던 만큼 받지 못해요. 그러나 똑같이 일하고 있어요.” 이 공장에 50명의 직원 중 아이는 10여명이다. 공장 감독자는 사과하듯 말했다. “이 소녀는 단지 우연히 여기 있는 것이다”라고 변명했으나 그 소녀는.계속 일하고 있었다. 공장에는 “어린 소녀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인이 만든 보고서는 미국의 의회를 움직였다. 아동에 대한 노동력 착취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이 만들어진 후 하인이 사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펜으로 보고를 했다면 아동의 노동력 착취는 바뀌지 않았을 것”, “천 페이지의 글보다 사진 한 장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라고 했다.
사진은 완벽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 언어에 비해 사진은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언어는 추상적이고 문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사진은 실물이나 현장을 사실 그대로를 보여 줌으로써 그 느낌이나 충격이 직접적이다.
<아돌프 히틀러의 돌 사진>,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출항모습>,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을 찍은 사진 등등 이러한 사진을 글로써 나타낸 기록과 화가들에 의한 그림으로 이루어졌다면 가슴을 울릴 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감동은 바로 사진의 속성인 복사와 함께 동반되는 믿음 때문에 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1> 방직공장의 실 뽑는 소녀,
New England, Lewis Wickes Hine1908
ⓒ 서라벌신문
↑↑ <사진2> 방직공장의 실 뽑는 소녀,
New England, Lewis Wickes Hine, 1908
ⓒ 서라벌신문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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