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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탐방[50] 분황사 발굴조사 ③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09일
↑↑ 남 시 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
ⓒ 서라벌신문
분황사는 발굴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찰 측의 요구로 경내 관람객 출입을 허용하기로 해서 관람객 동선을 고려하여 경역을 동서로 나누어서 동쪽부터 조사를 하고 조사지를 원상복구 한 다음 서편을 조사했다. 따라서 경내 조사부분은 조사지 전체를 한 번에 찍은 사진이 없는 등 발굴조사에 어려움도 있었다. 그렇지만, 조사지가 경역 내였기에 경비는 안전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음날 출근해서 현장을 살펴보니 깨끗하게 정리해둔 조사갱 바닥에 기와조각을 뒤집어 놓는 등 어처구니없게도 발굴지에 손을 댄 흔적이 역력했다. 스님을 찾아가서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조사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했더니 손 댄 적이 없다면서 절에서 일하는 처사를 지칭하는가하며, 동국대학교에서 발굴했을 때는 작은 금동불상도 나왔는데, 불상은 없느냐 등으로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면서 유물은 어떻게 하느냐 등으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은행직원들이라고 돈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듯이 조사단 직원들도 똑 같다. 국가기관이든 사설기관이든 발굴기관을 의심하지 말고 믿어야 한다면서 스님을 이해 시켰다. 출토유물은 잘 정리하여 후일 보고서에 수록하고 행정 절차를 거쳐서 국가에 귀속하는 등 처리 할 것이라고 했다. 발굴조사 초기에는 사찰에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으나,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스님은 조사단을 이해하고 신뢰하면서 후에는 가까이 지냈다. 발굴조사가 끝나기 전에 스님은 주지소임을 마치고 분황사를 떠나서 다른 절로 갔었어도 연락을 하면서 한동안 인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분황사 발굴조사가 진행되던 1990년 당시에는 경주고적발굴단은 발굴조사 사관학교라고 할 정도로 각 지역 대학에서 발굴조사 연수를 받기 위해서 연수생들이 몰려들었다. 분황사 현장에도 예외 없이 연수생들이 배정되었다. 이들 중 남녀 두 사람이 눈이 맞아서 부부의 인연을 맺은 사람도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나서 이 사람들 유구조사는 게을리 하면서 사람 발굴은 열심히 했구먼, 하였더니 겸연쩍게 피식 웃고 넘겼다. 부부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성실했고 열심히 일했다. 필자는 남다른 애정으로 이들을 지켜보고 격려도 했다. 후일 남자는 다른 연구기관에 들어가서 연수 중에 익힌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기관에서 인정받고 중책을 맡아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이들은 집과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랜 기간 동안 주말 부부로 지냈다. 일을 마치고 정리를 하고 금요일에는 저녁 늦게 집으로 내려오기가 일쑤였고, 또 월요일에는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아침 일찍 올라가는 생활을 계속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과로로 50대 초반에 요절하는 불운이 겹쳐서 부부의 인연을 길게 맺지 못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
이들 부부를 포함하여 경주고적발굴조사단에는 유난히 사내 커플이 많았다. 천마총발굴조단에서 사내 커플 1호가 탄생한 이래 1990년 경주문화재연구소가 개소되기 전까지 수십여 쌍이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심지어는 자매가 발굴조사단에 함께 근무했는데, 둘 다 사내 커플이 되어서 어제의 동료가 동서지간이 된 직원도 있었다. 경주고적발굴조사단 직원들은 유구 발굴도 잘 했지만, 사람 발굴에 더욱 능했었나 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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