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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탐방[31]

황룡사지 발굴조사 Ⅱ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4월 18일
↑↑ 남 시 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
ⓒ 서라벌신문
천마총과 황남대총 등 그동안 고분 위주로 행해졌던 경주고적발굴조사는 황룡사지 발굴조사가 시작되면서 넓은 지역을 조사하게 됨에 따라 측량의 정확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고분처럼 좁은 지역에서는 오차가 심하지 않지만, 넓은 지역에서는 작은 오차라도 먼 거리에서는 오차는 커지기 때문에 이를 특히 강조하였다. 황룡사지는 장기 발굴계획에 따라 기준목도 9㎝ × 9㎝ 크기의 각목을 흔들리지 않도록 땅속에 깊게 박고, 기준목에 박는 못도 장롱 등에 사용하는 작은 장식용 못이나, 2.5㎝ 미만의 작은 못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거리 측정 시에는 필히 쇠 줄자를 사용하여 오차를 줄이도록 노력하였고, 유구실측을 위한 방안 설치는 유구외곽으로 수평대를 설치하고 방안용 실은 목화 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정확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방안선은 수평대 상하로 이중으로 설치하고 못에 거는 실은 고리를 만들어서 못 가운데 실이 걸리도록 하며, 고리는 실이 느슨해지면 실 한쪽 끝을 잡아 당겨서 줄일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이때 만든 실을 거는 고리는 지금까지도 여러 발굴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발굴조사 장비는 대체로 고가이며, 정밀도가 높기 때문에 장비관리에 대한 경계심 또한 대단했다. 사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지더라도 카메라를 안고 떨어지라고도 했고, 트란싯 등 측량장비를 현장에서 이동 할 때는 수직으로 메고 이동하며, 장거리로 이동 할 경우 기계를 안고 차를 탈것을 주문했다. 당시는 유물, 장비, 사람 순으로 중요성이 요구되기도 했다.
방학이 되면, 우리나라 각처 대학에서 실습생을 보내서 발굴현장을 경험하게 하는 제도를 운영하여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한때는 발굴사관학교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하였다. 이때 실습을 경험한 많은 학생들은 지금은 대학교수로 재직하는 이도 있고, 조사기관의 장이나 주무관으로 자리 잡고 발굴조사에 임하고 있다. 한동안은 발굴조사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경주 현장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국 곳곳 발굴현장에 넓게 분포되어있었고, 경주 발굴현장이 기준이 되기도 했다. 전직 문화재청장의 한사람도 필자에게 실측을 배워서 발굴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1970년대는 경주의 발굴조사 현장의 위상은 대단했었다. 그렇게 대단했던 위상과는 다르게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의 인원구성은 비정규직이 60∼70%로 대단히 열악했다. 문화재연구소의 열악한 인원구성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한 학생들은 큰 기대와 꿈을 안고 공부를 계속 해보겠다는 각오로 경주고적발굴단에 입사하지만, 비정규직 신분으로는 대체로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갔다.
비정규직 직원들은 매년 연초에는 정부노임단가에 크게 기대를 하고 기다리다가 발표되는 금액이 기대에 못 미치면, 자리를 보장해주던가 아니면, 일당이라도 올려줘야지 이게 뭐냐고 직원들은 큰 소동이 벌어진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직원들의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정규직은 매달 25일 봉급을 받고, 비정규직 월초에 급여를 받던 것을 급여날짜를 정규직에 맞추어서 지급하기도 했다. 정규직은 두 달에 한 번씩 보너스를 받는 달이면, 괜히 비정규직 눈치를 보느라고 보너스 받는 기쁨도 마음껏 표현하지도 못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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