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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 최영성 교수의 <상동문> 해석 비판, 또 하나의 역사 왜곡

조순상 황수영 두 선인의 송덕비가 나란히 세워지기를 고대하면서
편집부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12월 28일
↑↑ 성 낙 주
석굴암미학연구소 소장
ⓒ 서라벌신문
석굴암의 본원적 정체성은 단 하나이다. 조석으로 예불과 공양을 올리고 수행과 참선을 행하는 불교도량이라는 사실이다. 신라인은 불교도량으로 석굴암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학계의 주류는 이와 같은 석굴암의 본원적 정체성을 부인하는 방향으로 역주행했다. 그 중심에 소위 개방구조설이라는 해괴한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인은 원래 전실공간을 전각 없이 노천에 열어두었다는 것이다.
최영성 교수의 주장도 큰 틀에서 그들의 논리와 동일하다. 1891년에는 조순상이, 1960년대에는 황수영이 전각을 세워 신라 때의 원형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최교수는 두 선인을 석굴암을 망친 사람들로 지목한 것이다.
그러나 개방구조설은 현실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망견이다.
첫째, 전각이 없으면 사시사철 산중에 서식하는 온갖 짐승과 벌레는 물론, 눈비와 태풍과 영하의 날씨에 예불을 포함해 종교의식에 막대한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김대성이 예불도 올리지 못할 법당을 지었을까?
둘째, 전각은 최소한의 보호장치이다. 전각이 없으면 토함산의 악천후와 자연재해로부터 법당을 지켜낼 방법이 없다. 실제로 1910년대 총독부의 1차 공사 때 전각을 생략하면서 석굴암은 미증유의 재앙 속에 던져진다. 그중 전실 팔부신중상들의 피해는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대표적인 것이 우측 세 번째 야차상의 훼손이다.
<사진 1>은 1910년 경의 야차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 반면 <사진 2>는 50년이 지난 1960년대 초반의 야차상이다. 겨우 윤곽만 남고 세부 표현이 모두 마멸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형논자들은 야차상 등의 이러한 피폐상을 은폐했으며, 최 교수도 마찬가지다.
셋째, 일제 강점기 내내 석굴암은 저들의 영광을 장식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일제는 석굴암을 종교성전이 아니라 조선병탄의 제1급 기념비로 인식했고, 총독부의 1차 공사는 바로 그러한 인식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석실본체를 시멘트로 덮어 콘크리트 토치카로 만들었으며, 무엇보다 전실공간은 열어두었다. 또한 주실 뒤쪽 면석에는 “日本”이라는 두 글자를 새겨 자신들의 전리품임을 분명히 했다. 이후 행정력을 총동원해 일본 내지에서는 물론 조선학생들까지 수행여행단을 조직해 새벽같이 토함산을 오르게 했다. 석굴암을 자신들의 치적과 영광을 알리는 수단으로, 관광자원으로 철저하게 활용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방 후 우리 손에 의해 진행된 1960년대 공사의 지향점은 오직 하나였다. 종교성전 본연의 기능을 되찾고 보존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식민의 아픈 기억을 씻어내는 일이었다.
따라서 1960년대 공사 때 전실 전각을 덮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였다. 그로부터 석굴암은 사철 경건한 분위기 속에 예불이 가능해져 종교성전 본연의 역할을 회복했고, 악천후로부터 조각상들을 보호해 피해가 차단되었다. 식민청산의 대의를 완벽하게 실천한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개방구조설을 앞세워 전각을 철거하라는 것은 반불교적인 관점이며, 훼불의 논리일 뿐 아니라 일제 때의 상태가 옳다고 찬양하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다. 말하자면 전각철거론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식민청산의 대의를 몰각한 반민족사적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모름지기 학술연구는 그 분야의 맥락 위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특히 역사연구는 역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내 그 어딘가에 자신의 연구를 자리매김해야 한다. 석굴암 연구라고 해서 다를 이유가 없다.
매듭을 짓자. 최 교수의 <상동문> 신역은 20세기 석굴암의 수난과 오욕이나, 1960년대 공사의 민족사적 의의, 또한 원형논쟁의 역기능 등 이 모든 역사적 맥락을 무시했다. 그것도 초보적인 수준에도 못 미치는 얼치기 독해력으로 <상동문>의 진의를 비틀었으며, 석굴암을 위기에서 구해낸 조순상과 황수영을 매도했다. 석굴암의 20세기 흑역사가 21세기에 와서 재현된 것이다.
석굴암 법당 앞에 조순상과 황수영 두 선인의 송덕비가 나란히 세워지는 날을 고대한다.
↑↑ 사진 1
ⓒ 서라벌신문
↑↑ 사진 2
ⓒ 서라벌신문

편집부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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