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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년 독립운동사 새로 써야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8월 29일
↑↑ 손 원 조
전 경주문화원 원장
ⓒ 서라벌신문
경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공론으로 지난 2017년부터 활동에 들어갔던 동학 2세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1827-1898)의 생가주변 동학공원화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을 비롯한 천도교 본부 임원다수와 김윤근 해월선생 생가 터 공원화사업추진위원장 등 관계자 10여명은 지난 22일 오전 경주시장실에서 주낙영 시장과 윤병길 시의회 의장 등과 면담하고, 현재 건립 추진계획 중인 경주시 공영주차장과 인접한 대지를 최대한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협의를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서울서 내려온 천도교 본부 임원과 경주지역의 동학공원화사업 추진위원, 경주시와 시의회의 수장들은 이날 회동에서 황오동에 신축될 주차타워 대지와 인접해 있는 해월선생 생가 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차타워 본체의 위치도 대지의 동남편으로 이동시켜 건립토록 해서, 옆에 붙어있는 대지를 양측이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토록 협의를 마쳤기에 장차 해월선생 생가 터 동학공원화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2년 전부터 추진 중인 생가 터 공원화사업의 배경을 설명하자면, 최초 이 사업은 지난 2017년에 경주시 황오동 천도교 경주교당에서 보관 중이던 서류상자 속에서 ‘천도교경주교구 연혁지’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 상자속의 서류뭉치 내용을 확인한 결과 1910년부터 작성된 이 기록물에는 황오동 227번지가 천도교 2대교주인 해월선생이 1827년에 태어난 외가 집터임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 서류에는 ”천도교 중안총부의 지시를 받고 이 교당에서 1919년 기미년 3.1운동 직전인 그해 1월8일부터 2월25일까지 49일 동안이나 3.1독립선언 준비를 위해 특별기도처란 이름으로 경주, 영천, 진주, 언양 등 영남일대를 돌며 독립운동의 실행을 독려해 온 비밀 활동본부역할을 했다”는 내용이 나와 천도교 경주교당의 활동상황이 자세하게 밝혀졌다.
당시엔 일본인들의 감시가 특별하던 때라 신도들은 밖으로는 교당에서 특별기도회를 연다는 명분으로 하고, 안에서 실제로는 3.1운동 당일 각 지역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인원동원을 하고 어떻게 행동에 나선다는 식의 구체적인 계획과 각 지역의 책임자를 만나서 이를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했으며,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 기미 3.1운동사를 연구하던 많은 학자들까지도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록물을 찾을 수가 없었으나 천도교 경주교당이 그 비밀아지트였음이 확인되자 충남대학교 허 종 교수는 “이 서류를 근거로 100년 전의 기미년 3.1독립운동사를 새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가 기미독립운동의 100주년인데도 언제 어느 곳에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수많은 백성들이 태극기를 들고 몰려나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료가 없던 차에 이 같은 기록물이 경주에서 확인됐기에 이 서류의 중요성은 재확인된 셈이며, 지금 준비 중인 해월선생 생가 터 공원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장차 경주시민들은 물론 경주를 찾는 내외관광객들에게도 암울하던 시대에 죽음으로 맞섰던 선각자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경주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17년 초부터 추진 중인 이 사업은 19세기 중엽 탐관오리들의 끝 모를 수탈행위와 외세침입으로 조선의 민초들이 도탄에 빠져있던 당시 세상과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수운 최제우 선생(1824-1864)이 창도한 동학(東學)은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종교로서 많은 백성들의 큰 환영을 받았으나 수운 선생은 포교 4년 만에 사도난정(邪道亂正)이란 죄목으로 참형을 당했으며 2대교주를 이어받은 해월 최시형 선생 역시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 포교에 나서던 중 1894년 전북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에 항거하던 백성들의 봉기가 실행되면서 동학접주 전봉준 장군이 동학농민운동을 일으킨 발단이 됐으며, 이처럼 동학농민운동의 불길이 많은 백성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거세게 일어나자 일본군까지 동원한 관군은 1898년 강원도 원주에서 2대교주 해월선생을 체포했으며 선생은 향년 72세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어 3대교주로 3.1독립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사람인 의암 손병희 선생(1861-1922)의 지시로 기미년 3.1운동 직전 천도교 경주교당이 영남지역의 핵심기지 역할을 하면서 독립운동의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기에, 오늘을 사는 경주시민들이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천도교 2대교주의 생가 터를 공원화시켜서 일찍 자주독립과 민주화운동에 기여했으며 죽음으로 백성을 사랑했던 한 사상가의 위업을 새기려는 것이다. 경주시민 대표들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특정 종교나 종파를 넘어서 위대했던 우리 민족의 선구자 한 사람에 대한 현창사업이기에 더욱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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