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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저는 달에 가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조병준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6월 20일
   
 

요즘 여행의 트렌드는 체험이다. 그 도시의 지역 시장이나 소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을 여행객들은 선호한다. 그 가운데 그 도시의 버스는 여행의 길잡이이자 또 다른 얼굴이다. 특히 경주는 여타 도시와 달리 지하철이 없고, 택시 요금이 비싸, 시내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크다. 경주가 국제관광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하철을 놓고, 공항을 만들어야 할까?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주의 대중교통은 어떤 모습일까.

신경주역에서 모량교차로까지 3km 거리에는 도로이정표가 9개 있는데, 모두 시내 방향을 ‘경주’라고 표기해 놓았다. 한국어를 모른다면, 신경주가 경주와 다른 도시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시내버스를 타고 불국사역에 다다르면, 영어로 Bulguksa station이라고 안내 방송이 나온다. 뜬금없이 영어로 불국사역이라고 하면, 불국사로 오해하진 않을까. 불국사역에 내리면 불국사까지 50분을 걸어가야 한다.

안압지와 경주박물관, 동궁원, 하이코는 시내버스 영어 안내방송에서 빠져 있다. 안압지는 동궁과월지, 임해전지로도 불려 혼란을 준다. 보문단지 안에 보문단지 정거장이 있고, 남산입구와 떨어진 곳에 남산입구 정거장이 있다. 통일전삼거리에서 내리면 통일전까지 30분은 족히 걸어야 한다.

동궁원은 Gyeongju East Palace Garden이라고 되어 있는데, 경주성의 동쪽 정원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동궁 식물원(Donggung botanical garden)이라고 해야 오해가 없다.

하이코 앞과 신경주역 버스정거장에 가면 영어 버스노선도를 볼 수 있다. 700번 버스 내부에도 영어로 노선을 표시해 놓아 한국어를 몰라도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경주시에서 설치한 것인데 잘 한 일이다. 신경주역과 한수원, 하이코 등 외국인이 많이 오고 가는 노선이라 특별히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시에서는 올해까지 경주역, 터미널, 불국사 등 주요지점에 영어 노선도를 정류장과 시내버스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한다.

BIS 사업의 일환으로 버스 내부에 LED 안내기를 설치했다. 한국어로 다음 정거장을 안내하고 있는데, 외국어로도 함께 표기한다면, 중국, 일본, 영어권 관광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BIS(버스도착정보시스템)도 아직 불안정하고 오류도 많지만, 차츰 개선해 나가면 된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이 미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했을 때, 한 청소부에게 다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 청소부는 “대통령님, 저는 지금 인류가 달에 가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버스 운전기사, 그 버스에 탄 경주시민, 시민이라면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일 수도 있고, 카페의 알바생일 수도 있다. 경주가 국제관광도시의 위상을 가지려면, 시장과 공무원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버스에 탄 모든 이들, 즉 경주 시민 모두가 국제관광도시를 만드는 주역들이다. 경주시에서는 아직 시내버스의 중장기 계획이 없다고 한다. 지금 경주의 모습은 여느 도시와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비상하기 위해서 노선 명칭을 정할 때도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조병준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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