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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는 사라지고 떼법에 쩔쩔매는 나약한 공권력


손석진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3월 28일

나라가 엉망진창이다. 촛불과 태극기가 맞서 이 나라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서로가 네 탓 공방으로 나라는 혼란 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정치인들은 국민과 나라꼴은 걱정도 안 되는 듯 오직 정권 잡기에만 몰두해 국민들을 홀려댄다.

내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집 앞 텃밭에 김을 매지 않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수북이 자란 잡풀들을 보고 “곡식도 참 어리석다. 저런 처지에서도 열매를 맺어 결실을 나누어주니 어리석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방치한 나를 나무랐던 것과 견줘 본다.

이 나라가 그런 꼴이다 싶다. 현재 전개되는 나라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가 이래도 되나 싶다. 이러고도 돌아가는 현실이 참 이상하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말과 행동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민주 나라다 싶다. 질서와 규율은 없고 목청이 높은 막무가내식 떼법이 우선하는, 상식이 실종된 특이한 민주주의 국가다.

국가의 안정을 위해 국민들이 지켜야 할 규칙들도 많지만 이를 집행하는 집행관들이 손을 놓아 떼법이 통하는 나라로 만들어 놓았다. 정치와 중앙정부가 바로서지 못하니 지방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지방정부의 말단 법집행 관료들은 가만있으면 편한데, 괜히 떼법과 맞서다가 골치 아픈 일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경주도 각급 단체들이 많이 존재하고 지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개중에는 설치목적과는 상관없이 툭하면 무엇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압력단체로 변질된 곳도 있다. 때문에 목청을 높이는 떼법 단체들도 나온다.  

경주는 5만여 그루의 벚꽃나무에서 곧 꽃망울이 터진다. 때맞춰 경주시는 오는 4월1일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벚꽃 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시가지 일원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매년 반복되는 노점상들은 불법 천막을 치고 영업에 나서기에 이를 단속하는 경주시와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노점 상인들은 행사 10여일 전부터 서천둔치에 100여개가 넘는 불법 천막을 설치해 장사준비에 바쁘다.

경주시는 뒤늦게 단속을 한다며 경비용역회사 요원들을 동원해 맞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경주시가 차량출입을 못하게 진입로를 파헤쳐 놓았지만 이들은 중장비를 동원해 진입로를 복구하고 보란듯이 백여 개의 천막을 불법 설치했다.

경주시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똑 같이 당하고 있다. 당하는 것인지 불법을 묵인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수백 명이 동원된 노점상들의 막무가내식 떼법이 통하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 시가지에는 도로마다 온갖 장애물로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단속을 너무 오랜 기간 방치해 새삼스럽게 단속에 나서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공직자들은 말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단속에 나서면 집단적 반발이 예상된다, 그래도 단속을 해야 하는데 경주시는 떼법에 떨어 손놓고 있다. 이외도 각종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수백 명의 주민들이 떼지어 항의하는 모습을 본다. 이때마다 관료들은 움츠리고 몸을 사려 떼법이 통하는 사례를 무수히 봐 왔다. 공직자들의 소신있는 법 집행으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아쉬운 시점이다.

 

손석진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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