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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품 남발로 진품 문화재 가치훼손 우려


손석진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1월 17일

벌써 20여 년 전 경주가 고향이고 서울에서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어느 인사는 변모하는 경주의 모습을 보고 답답하다는 우려의 말을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열차에 몸을 실어 경주에 다다르면 제일 먼저 백율사 앞의 십여 층짜리 삼성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왜 저 자리에 저 높은 아파트가 들어섰는지? 이를 허가한 경주시의 복안이 무엇인지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더욱이 삼성아파트 하나만 봐도 앞으로 전계되는 경주시 시책이 예견돼 삼성아파트 철거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우려대로 경주는 서울, 부산, 대구 등 다른 대도시와 다르지 않게 시가지 전역은 아파트 숲으로 뒤덮인 회색도시로 변모했다. 경주에는 현재도 불국사 코앞에서 십여 층짜리 아파트 공사를 허가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민들은 ‘이게 가능한지, 가능하도록 한 경주시 시책은 대체 누구를 위한 시책이냐’며 분노와 항의의 목소리가 높다. 이때마다 경주시는 늘 ‘법적 하자가 없어 허가하지 않을 수 없다’란 해명으로 일관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 마디로 수준이하 도시정책과 철학이다.

그래도 경주는 신라천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불국사와 첨성대, 석굴암 그리고 안압지로 불려졌던 동궁과 월지 등 많은 유물들이 잘 보존돼 수학여행 학생들은 물론 연간 12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경주 신라천년역사의 대표적인 유물들이 모양과 크기 등 실물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복제돼 시가지 곳곳에 안치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어느 기업은 사진에서나 보아왔던 황룡사 9층탑을 실물 크기에 가깝도록 세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시멘트 건축물이다. 또 그 안에는 모양과 크기는 물론 ‘실물을 쏙 빼 닮은 국보 제24호 석굴암 불상을 제작해 곧 안치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경주시에 또 하나의 거대 복제품이 등장할 참이다. 가뜩이나 ‘복제 문화재 양산 도시 경주’로 비판을 받는 판에 모양과 크기, 소리까지 같은 국보 제29호인 선덕대왕신종을 복제해 시가지 중심부에 안치해 신라대종이라 이름 지어 연일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두드려대는 판이다. 석굴암, 성덕대왕신종은 현존하는 신라천년 역사를 가늠케 하는 우리나라 대표 유물들이다. 복제품은 진품의 가치를 훼손한다. 때문에 문화재 모조품 양산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또 경주세계엑스포를 건설하면서 그 앞에는 신라 때 왕릉을 방불케 하는 무덤형태의 흙더미가 있다. 흙더미라 칭하는 건 설명이 없으면 무엇인지, 왜 거기에 만들었는지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쪽샘 쪽은 또 어떠한가. 경주시는 쪽샘 발굴과정에서 600여기의 고분이 발견되자 이곳에 왕릉을 방불케 하는 무덤 수십 기를 만들어 놓고 복원이라고 우겨댄다. 

유명 메이커의 가방과 옷 그리고 생활용품 등은 사용하다보면 복제품이라는 것이 생길수 있고 복제품을 양산한 업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물며 현존하는 국보급 문화재가 있는 데서 불과 수백 미터 또는 수㎞ 앞에 복제품을 만들어 놓은 행태는 좋게만 생각할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 중국에서 ‘가짜 병마용 무덤’ 사건도 있었고, 그 여파가 어떠했는지 살펴야 한다.

문화재는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다. 복제문화재가 공공장소나 상업적인 공간에 많이 있을 때, 진품을 더 보고 싶어할지, 복제품을 선호할지 모른다. 다만 왜곡돼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경주시는 문화재청과 논의해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손석진 기자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7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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