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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국내 원전 안전실태 보고서 |

원자로 철판 두께 측정 부정확…내진성능 확보 안 된 원전시설 많아
이종협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7월 05일
                    고리원전 해안방벽 쓰나미에는 ‘무용지물’
               원안위, 해외 최신 안전기술기준 적용에는 뒷전
           원전 인근 9개 지자체 방사능 방재훈련에 참여 안해

↑↑ 한수원 본사사옥
ⓒ 서라벌신문

지난달 27일 감사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와 2016년 경주지진 이후 국민적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국내 원전의 지진 안전성 확보 여부 등 안전관리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상업 운전 중인 원전 24기와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결과 감사원은 원자로 격납고 철판 65곳 ‘허용두께 미달’, 원전시설 내진설계 미비 등의 원전시설 안전관리분야를 비롯해 원안위 소속 위원의 자격관리 부적정 등 원전 안전관리제도 및 운영분야, 정비 및 기타분야 등에서 주의 1건, 통보 14건 등 총 15건의 위법·부당하거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고리 원전의 핵심 안전시설인 해안 방벽과 냉각수 취수펌프시설의 안전대책 미비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경찰청 음주단속에 적발된 국내 원전 발전소 운전원 대상으로 업무투입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조사한 결과 총 21명 중 3명이 음주 상태에서 발전소 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감사원이 확인한 위법.부당하거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원전시설 안전관리분야

원자로 철판 두께 측정방식 부정확

원자로 격납건물은 원자로의 방사능 유출을 위해 라이너플레이트(이하 CLP)라는 6㎜ 두께의 탄소강판으로 감싸고, 이를 1.2m 두께의 콘크리트로 둘러싸게 되어 있다. CLP의 두께가 부식 등으로 5.4㎜ 미만일 경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보수 또는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격납건물 CLP 안쪽면의 도장층에 의한 측정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측정방식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도장층으로 인해 격납건물 CLP 두께가 과대 측정될 수 있는 ‘수정 표준방식’으로 측정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안전기준(5.4㎜ 이상)에 미달할 우려가 있는 고리3·4호기의 일부 측점을 대상으로 측정장비 공급사가 제시한 ‘에코방식’(격납건물 CLP 두께만 측정)을 통해 격납건물 CLP 두께를 재측정한 결과 고리4호기의 143개 측점(당초 안전기준 충족) 중 65개 측점에서 안전허용두께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기존 격납건물 CLP 두께 점검이 부정확한 방식으로 수행되었을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체방폐물 저장소 등 내진설계 안돼

경주, 포항 등지에서 발생한 지진과 원전의 기저전원(발전원 중 약 30% 차지)으로서의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원전시설에 충분한 내진성능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원자로 안전정지 계통시설’(원자로 격납고 등)에 대해서 2010년 3월부터 안전기준(지진가속도 0.2g)보다도 높은 수준(0.3g)까지 내진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발전소 및 부속건축물의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로 안전정지 계통시설’ 이외 시설인 한울 1·2호기 액체방폐물 저장소 등 22개 건축물은 내진설계가 반영되어 있지 않았고, 고리 2호기 터빈건물 등 5개 건축물은 내진안전성 검토를 위한 구조설계도서가 없어서 내진확보 여부를 확인조차 할 수 없었다. 또 한빛 3호기 순환수 취수시설 등 59개 건축물은 강화된 내진기준을 반영한 보완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리원전 침수예방대책 미흡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로 한수원은 지난 2012년 고리원전의 원전 외곽에 해발높이 10m의 해안방벽(연장 2.2㎞)을 사업비 164억여 원을 들여 설치했다. 하지만 해안방벽 설치를 통한 침수예방대책의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의 계산식에 따른 최고 해수위가 최대 17m(100년 빈도 태풍 시)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는 등 철저한 침수예방을 위해서는 최고해수위에 대한 수리모형실험 등 추가적인 안전성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고리원전 냉각수 취수펌프시설이 해안방벽 바깥에 두고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침수 예방대책도 수립하지 않아 지진이나 해일 등의 재해 발생 시 원전의 냉각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됐다.

#원전 안전관리제도 및 운영분야

원안위 소속 위원 자격관리 부적정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상임 2명과 비상임 7명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원안위 위원은 원자력이용과 관련한 인허가 및 행정제재 등을 심의·의결한다. 따라서 원안위는 비상임 위원의 공무수행에 있어 공공성 및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비상임 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7억여 원의 위탁 연구과제를 받은 원안위 위원 3명을 적발해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 따져 조치토록 원안위에 통보했다..현행 법(원자력안전위원회법, 원자력안전법 등)에 따라 3년 이내 원자력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자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위탁받은 사람은 원자력안전위원이 될 수 없다...
특히 이들 위원들은 원자력연구원이 지난해 4월28일 원안위의 허가를 받지 않은 방사성폐기물을 무단 소각하거나 외부로 폐기하고 원안위 정기검사시 조사 방해와 허위자료 제출을 한 데 행정처분을 내리는 심의 의결에도 참여하는 등 원자력 안전규제 심의·의결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최신 해외 안전기준 반영 안돼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의 최신 안전기술기준’ 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이를 국내 안전기준에 적기에 반영하는 한편, ‘안전규제’에 적용할 기술기준과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여 혼선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원안위는 해외 안전기준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국내 안전기준에 반영하기 위한 구조·제도화 된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해외 기술기준의 체계적 검토·반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의 경우, 2016년 IAEA의 통합규제검토(IRRS) 결과를 반영하여 해외 안전기준 등 원자력 안전 관련 주요 정보를 수집해 중요성, 긴급성, 대응수단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집한 정보를 평가하며, 규제위원회 보고, 관계 부처와의 조정 등을 통해 평가한 정보를 규제에 반영하는 절차를 만들고, 검토과정과 결과가 모두 문서로 남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재난 대비한 구호소 관리 헛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전 인근 지방자치단체는 원전 방사능 재난발생에 대비한 구호소 지정과 방사능 방재훈련을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9개 지자체는 적정 구호소 수용가능 인원(2㎡/1인)보다 최대 900%를 초과(적정인원1,226명→수용인원 11,303명)한 구호소 준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3개 지자체는 구호소로 사용될 시설의 관리자(교육청)와 협의 없이 구호소(11개 학교)를 지정했고, 해당 시설관리자도 구호소 지정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방사선비상계획구역(원전반경 30㎞) 내 9개 지방자치단체는 관할지역 밖의 인접 지자체에 구호소를 지정해 놓고도 구호소가 지정된 인접 지자체와의 공동 방재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등 방사능 재난 발생에 따른 구호소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발생 시 효과적인 주민보호 조치를 위한 구호소 지정, 주민 소개 계획 등의 내용을 담은 ‘원전안전분야(방사능누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마련한 후 원전 인접 9개 지자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방사능 방재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비 및 기타분야

원전 계획예방정비 작업항목 누락

한수원은 일정기간(18개월)마다 원전에 대한 고장을 사전에 방지해 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고, 발전소의 운영률 향상을 통해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원전에 대한 계획예방정비(원자로정지 후 정비)를 수행하면서 주요 정비작업 항목의 정비를 누락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15년~2017년 월성원자력본부 등 4개 원자력본부에서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하면서 시스템 오류, 부품수급불가 등을 사유로 전체 작업항목 59만5251건 중 총 1744건(0.29%)의 작업항목에 대한 예방정비를 수행하지 않았다. 특히 발전소 안전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도 A·B등급의 작업항목 380건에 대해서도 누락했고 월성본부 3건, 한빛본부 6건 등 9건은 점검주기가 1주기(18개월)인데도 시스템오류로 2주기 동안 연속해서 예방정비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했다. 또한 운용특성상 이전 차수에서 시스템오류로 예방정비가 누락된 작업항목을 인위적으로 확인, 수동생성하지 않을 경우 다음 점검주기에서도 작업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점검주기 2주기 이상의 중요도 A, B등급 16건의 작업항목은 다음 예방정비(최소 36개월에서 최장 108개월 주기)시에도 정비가 누락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전 종사자들 ‘음주근무’

원자력발전소 운전원, 정비원 등 발전소 종사자의 ‘음주근무’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한수원은 원전 운전원과 정비원이 운전·정비의 실수(작업절차 위반 등) 등 인적오류를 일으킬 경우, 원전 안전에 상당한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므로 운전원과 정비원에 대해서 객관적 통제가 가능한 제3자로 하여금 철저한 음주측정 등을 하도록 관리해야 함에도 동료로 하여금 음주측정·통제를 하도록 하거나, 계획예방 정비기간에만 불시점검을 실시하는 등 음주통제의 실효성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2016년까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수치로 경찰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발전소 운전원 21명의 적발 당일 행적을 조사한 결과 위드마크 공식(마신 술의 농도·음주량·체중·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계산식)을 적용한 3명이 음주적발 후 11분∼8시간 내 근무에 투입돼 음주 상태에서 근무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한수원 사장에게 음주측정을 동료가 아닌 제3자가 하도록 하고, 2011∼2016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으로 음주운전 단속 적발 후 몇 시간 이내 원전에 출입한 21명에게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이종협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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