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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애국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20년 06월 11일
↑↑ 이 종 래
경주중부교회 목사
ⓒ 서라벌신문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즉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힘쓴 사람들의 공훈을 기리며 보답하는 달이다. 올해 6월은 한국전쟁(6.25사변) 발발 70주년이 되는 달이기도 하다. 특별히 경주 지역은 낙동강 전선의 최후 보루로써 매우 치열한 전투(안강전투) 현장이기도 하다. 이 전선이 무너졌더라면 어쩌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호국 전사들의 투쟁과 하나님의 은혜로 이 전선을 지킬 수 있었고,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하여 휴전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현대의 지식인들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종교는 정치에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정치는 종교가 하는 일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가 정치성을 띠고, 공식적으로 어떤 정당을 지지하고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교회가 국가의 일에 무관심하거나,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사명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의 역사만 봐도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적은 거의 없었다. 삼국시대나 고려 시대는 불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그래서 신라의 중심이었던 이 경주 땅에 유서 깊은 많은 불교 사찰이 있다. 더구나 고려는 처음부터 불교사상을 국가의 기조로 삼았다. 그리고 조선은 ‘숭유억불 정책’을 썼다.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조선을 세운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근세로 들어오면서 우리나라는 기독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 곳곳에 교회와 함께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신앙과 함께 나라의 운명을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많이 나왔다. 3.1운동 당시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민족대표 33인 중 기독교인이 16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고당 조만식, 남강 이승훈,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이면서 민족의 지도자였던 분들이 대부분 기독교인이었다. 하나님께서 그분들을 통해 오늘의 이 나라를 세워놓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교회와 나라는 분리될 수 없고, 신앙인들은 반드시 나라를 사랑해야 되며, 늘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우리나라에 기대하고 소망해야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먼저 교회는 나라가 건전한 신앙의 체계 속에서 건전하게 발전해 가기를 소망해야 한다. 번영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바르게 번영하는 것과 잘못된 번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엄청나게 빠른 번영을 이루어 왔다.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확실히 우리나라가 매우 뛰어나고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바르고 건전하게 발전해 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공자는 ‘대인(大人)은 의(義)에 살고, 소인(小人)은 이(利)에 산다’고 했다. 이것은 개인의 삶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경영도 그렇다고 본다. 또 하나 교회는 건전한 국민윤리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한 나라가 바로 서가려면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는 윤리의 표준이 서 있어야 한다. 예컨대 신라 시대에는 화랑도 정신이 국가의 윤리표준이었다. 화랑도는 불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이조 500년의 역사는 삼강오륜이라는 윤리의식 속에서 이루어졌다. 삼강오륜은 유교를 배경으로 한 윤리의식이다. 불교나 유교가 나름대로 좋은 윤리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잃어버릴 때 나라가 멸망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는 기독교 국가는 아니지만, 민족의 지도자들이 기독교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기초를 세웠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의 윤리의식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매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건들을 보면 너무나 패륜적인 사건들이 많다. 윤리의 기본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부모는 부모로서 자식은 자식으로서 위치를 지키고, 교사는 교사로서 학생은 학생으로서 본분과 위치를 지키는 것이다. 정치인의 윤리가 있고, 기업인의 윤리가 있다. 그 본분과 위치를 잘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남자의 본분을, 여자는 여자의 본분을 잘 지키는 것이다. 남자가 아내가 될 수 없고, 여자가 남편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결국 나라가 무너지고 만다.
무엇보다도 정직해야 한다. 거짓과 위선을 배격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는 ‘사회발전의 기초적인 조건은 정직’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 속에는 거짓과 허위와 조작 같은 것이 만연되어 있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정신은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이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지만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신앙에서 비롯된 윤리의식이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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