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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행사를 진행하면서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11월 21일
↑↑ 권 은 민
변호사
ⓒ 서라벌신문
대학원에서 <남북경협과 법제도>라는 이름으로 강의하는 중이다. 15주간의 수업에선 남북경협과 관련된 남한법, 북한법 그리고 남북한 사이의 합의서를 하나씩 공부한다. 수강생 20명 중 법률가들은 절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법률을 잘 모르는 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자료를 선정하는데 공을 들인다. 필자는 강의가 중간쯤 진행될 무렵에는 특강 형식으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하루 수업을 대신하곤 했다. 학생들에겐 중간에 한번 쉬어가는 시간을 줄 겸 생생한 현장 경험을 듣는 기회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번 학기의 특강 손님으로는 <북한 사람과 거래하는 법>이란 책을 발간한 오기현을 초청했다. 그는 방송국 PD로 일하면서 북한을 28번 방문한 경험이 있고, 북한에서 ‘조용필 평양공연’ 등 여러 방송행사를 진행하면서 북한 사람들과 거래한 경험이 있다. 그의 경험은 책에 잘 정리되어 있는데 북한 관련 업무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특강을 진행하기 위해선 먼저 누구를 초대할 것인지 정해야 하고, 대상자가 정해지면 그 분과 협의해서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마침 지난달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남북방송교류 관련 국제행사에서 오기현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특강을 부탁드렸다. 그는 현재 경주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터라 서울까지 특강하러 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강의 당일, 수업시간 3시간 내내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북한과 사업하면서 유의할 점에 대해 말할 때는 수강생들의 표정이 진지했고, 평양공연 동영상을 보면서 설명할 때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양한 질문을 쏟아 내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영상을 보면 과거 남한 방송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많이 보인다고 했고, 북한에서 공연을 할 때는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이질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의견을 말했다. 또한 북한주민들이 최고 지도자가 등장하는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진짜냐는 질문에서는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직접 보았는데도 잘 믿어지지 않더라는 설명과 함께 모든 주민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앞자리에 배치된 사람들이 더욱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뒷자리에는 시큰둥한 사람도 있더라고 했다.
최근의 북한 변화에 대해서는 과자포장지 등에 기재된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의 문구를 보면 의사결정주체가 국가에서 주민 쪽으로 변화되는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 방북 시에 휴대폰 속의 사진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를 하면서 검열과 통제는 최근 들어 더욱 엄격해지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과 사업을 할 때는 사업목적을 단순화하고, 미리 언론에 공개하지 말라는 등의 구체적인 조언도 했다.
최근 필자는 특강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주로 강의를 듣는 입장이지만 가끔 강연자로 참석하는 경우도 있고, 이번처럼 특강을 조직하는 일도 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특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특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특강의 강연자는 남이 하지 못한 경험을 한 분이다. 색다른 경험을 한 분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그의 경험을 통해 나의 경험치를 확장시키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만일 특강을 듣는 자리에서 질문의 기회를 얻었다면 그 기회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때의 질문은 핵심적인 사항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강연을 마칠 때는 큰 박수로 격려해 주자. 자신이 경험한 것을 타인과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일종의 재능기부다. 공개할 의무가 없는 경험을, 더러는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까지 끄집어 낼 수 있는 자리에 선다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강을 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날 강연 후, 학생들과 함께 큰 박수를 드렸다. 오기현님께 다시 한 번 더 감사인사를 드린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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