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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황룡골 ‘왕의 길’을 걸으며...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11월 14일
↑↑ 최 병 섭
수필가
ⓒ 서라벌신문
덕동 호수 둘레 길을 굽이굽이 돌아 관해동 넘어 감포로 가는 좌우 함월산과 토함산의 경관은 사계절 절경이다. 추원마을에서 모차골 지나 수렛재를 넘어 기림사로 걷는 ‘왕의 길’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단풍의 빛이 사방으로 둘러쳐진 추원마을을 가다보면, 듬성듬성 보이는 폐가(廢家)마다 고목 된 감나무에 조롱조롱 달린 빨간 감들이 나의 시선과 발길을 잡는다. 감나무가 많았던 고향 집이 생각나기도 하고, 저 집에서 올망졸망 모여 살았을 사람들의 모습도 상상해 본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집은 내려앉아 풀 넝쿨로 뒤덮였으나, 돌담은 아직도 옛날처럼 집을 에워싸고 있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문득 경주 출신 이여명(본명 이종백) 시인의 시집 「가시뿔」에 실린 ‘돌의 얼굴’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돌이 쌓아 있다 중간중간 납작한 돌 끼워 층층이 쌓아있다 작은 돌이 큰 돌을 괴고 모난 돌이 둥근 돌 괴고 짤막한 돌이 길쭉한 돌을 떠받치고 있다 큰 돌이 작은 돌을 모난 돌이 둥근 돌을 잡고 있다 길쭉한 돌이 짤막한 돌을 안고 있다 검은 돌 옆에 흰 돌 잘난 돌 위에 못난 돌 머리 맞대고 서 있다 서로 볼 부비고 있다 올라앉고 혹은 서고 말 타기를 하고 있다.
아랫돌 위해 윗돌은 서고 선 돌 위해 앉은 돌이 제 몸을 깎아 들어오게 하고 있다 앞 돌을 위해 뒷돌이 물러나고 작은 돌을 위해 큰 돌이 허리를 굽히고 있다 서로 당겨 주며 비좁게 박혀 있다 어깨동무하고 있다(中略) 오래도록 모여 사는 돌 바람과 햇볕을 품어 넉넉하고 유순해진 저 얼굴들』
여러 모양과 크기의 돌들이 각자 앉을 자리를 찾아 앉고, 서고, 굽히고, 누워서 모두가 한 몸이 된 고졸(古拙)한 듯 견고한 석축(石築)을 눈앞에 떠 올리면서 따뜻한 온기와 정겨운 시적 감흥에 젖었었다.
필자는 지인들이 시집을 보내오면 선 자리에서 단숨에 훑어 읽다가 가슴에 와 닫는 시가 있으면 두고두고 되 읊으며 오랫동안 혼자 즐기는 버릇이 있다. 집에서 읽을 때 별 감응(感應)을 느끼지 못한 시들도 해외 여행지 숙소에서나, 여름철 깊은 계곡에 발 담그고 읽노라면 새로운 느낌과 깊은 사유(思惟)의 화두(話頭)를 얻을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시들은 암송하여 회식 자리에 건배사를 하거나 특강 기회에 그 자리에 맞는 짧고도 진한 한구절의 시를 읊으면 분위기도 돋우고 친화력도 높일 수 있다.
이여명 시인의 ‘돌의 얼굴’을 조용히 생각해 보면, 작가의 시작(詩作) 모티브나 의도와는 별개로 지금의 정치 갈등과 혼란한 사회 분위기가 떠오른다.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기업주와 노동자는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자와 여자, 늙은이와 젊은이들 사이에도 둘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짱돌, 칼돌, 주먹돌, 도끼 돌들이 제가 옳다고 서로를 밀쳐내고 심하면 돌팔매질을 하는 형상으로 보인다. 언론도 편 갈라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니 흑백이 헷갈리고, 정의와 불의가 혼미하여 진실도 애매하며, 맞붙은 고소와 고발이 넘쳐나니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의 가치관 형성이 걱정이다.
어제 아침 둘째 누님께서 늦가을 단풍 나들이 ‘번개팅’을 제안하시어 두 누님 내외분을 모시고 황룡계곡으로 갔다. 오후 햇살 받은 고운 단풍을 배경으로 카메라 앞에 선 누님들의 표정과 웃음은 아직도 소녀처럼 밝고 맑았다.
우리 6남매가 철들고 지금까지 서로 얼굴 한번 붉힌 일 없이 서로의 허물은 덮어주고 모자람은 북돋아 채워주며 살았고, 짧지 않는 긴 세월 함께 맞추어 살아오신 제수씨와 자형들이 고맙다. 맑고 밝은 DNA와 가르침을 유산으로 물려주신 부모님이 오늘 따라 새삼 고맙고 그립다.
이제 사회의 중심에 선 2세들과 자라고 배움의 과정에 있는 3세들 장차 ‘돌의 얼굴’처럼 언제 어디서나 함께 어우르며 넉넉한 돌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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