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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행정의 난맥상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5월 09일
↑↑ 손 원 조
전 경주문화원 원장
ⓒ 서라벌신문
무성의한 정부의 문화재관련 행정 때문에 많은 예산을 퍼붓고도 시민들로부터 무수한 비난을 자초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문화재청이 최근 10여년간의 긴 세월동안 모두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유지를 사들이고 가옥을 철거한 뒤 성채를 축조해 지난해 11월에 준공식을 가진 경주시 북부동 일대 사적 제96호인 경주읍성의 복원정비공사 현장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부터 무려 10년에 걸쳐 국비와 시·도비 등 모두 321억원을 투입해 일제 강점기 들면서부터 근현대의 무분별한 도시개발 행위에 집중적으로 훼손된 국가지정문화재인 경주읍성의 복원 정비사업을 펴기로 하고, 그동안 인근 토지 150필지 2만2316㎡를 매입한 뒤 동문 터에다 문루(門樓)를 짓고 치성(雉城) 3개를 복원하는 등의 대역사를 치룬 뒤 지난해 11월8일에는 복원된 동문인 향일문(向日門) 앞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특히 문화재청은 해당 공사기간 동안 인근 토지 가운데 동편 성벽지구와 동문지 일대의 발굴조사와 연인원 수백명의 석공을 동원해 길이 324m의 석성의 벽채 등도 복원 정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여 공사를 마친 경주읍성에는 준공 뒤 지금껏 반년이 넘도록 편의시설을 해주지 않는 바람에 주차공간이 없어 새봄을 맞아서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국민들의 혈세로 만든 국가지정문화재의 복원정비 현장은 무용지물로 외면받고 있다.
문화재청은 당초 2002년부터 2030년까지 29년 동안 국비 423억원과 도비 55억원에 시비 127억원 등 모두 605억원으로 성터 인근 가옥 143가구와 토지 349필지 4만5496㎡를 매입해 철거한 다음 동편성벽 484㎡와 북편성벽 616㎡ 등 길이 1100m의 성벽을 복원하고 동문(東門)인 향일문과 북문(北門)인 공신문을 복원해 읍성의 옛 모습을 찾겠다고 발표했다.
그 뒤 2009년부터 경주읍성 복원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본격적인 공사에 나선 끝에 지난해 3월22일에는 동문인 향일문루의 상량식(上梁式)을 가졌으나, 복원공사 현장 남편의 성채 160m는 흉물스런 모습으로 버려 둔 채 같은 해 11월까지 계획 예산의 절반이 넘는 321억원의 예산을 들인 1차 공사만 마친 다음 준공식을 가졌다.
그러나 당시 준공식 행사를 맡은 경주시는 명칭조차 1차 준공이란 이름을 빼고 그냥 준공식이라고 표현했으며 공사비도 전체가 71억원뿐인 것처럼 줄여 발표해 내용을 아는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당시엔 내년까지 나머지 빠진 구간의 성벽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6개월 간의 현장 진행과정을 미뤄볼 때 당국의 약속은 불발될 공산이 커 보여 문화재청의 무성의한 정책추진과 경주시의 나태한 행정이 함께 시민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준공 당시만 해도 11월로 겨울의 시작이라 찾는 이가 드물었지만 새해 들어 봄부터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것을 기대하던 많은 경주시민들은 5월이 되도 읍성을 찾는 관광객이 보이지 않자 정부와 경주시를 대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경주읍성 인근의 주민들은 복원정비공사가 진행되던 지난 10여년의 긴 세월 동안 먼지와 소음공해 등으로 많은 불편이 있었지만, 고도의 옛 모습을 갖추고 새로운 역사문화의 거점 구역이 탄생될 것을 고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해당 자치단체인 경주시의 간곡한 건의까지 묵살하는 문화재청의 무성의한 행정조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비난여론에 대해 경주읍성의 관리기관인 경주시는 당초부터 읍성 남편 경주교회 옆의 빈터에 주차장 설치를 여러 번 건의했으나 감독청인 문화재청이 발굴조사를 선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용승인을 해 주지 않아서 그렇다는 성의 없는 답변만 하고 있어 시민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50여년 동안에도 경주시민들은 천년고도 경주에 터를 잡아 산다는 숙명 때문에 사유재산권의 침해 등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엄청난 피해를 겪었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경주읍성 복원정비사업의 당초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문화재청이 용단을 내려 이미 경주시가 건의해 놓고 기다려온 경주교회 옆 빈터의 발굴조사를 거쳐 중요문화재 지구를 돌아볼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된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계획된 성벽 복원도 계속 진행해야만 한다.
한편 이곳 경주읍성은 서기 1012년이던 고려 현종 3년에 준공된 석성으로 고려 우왕 4년(1378년)과 조선 태종과 세조 때 개축됐으며,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적을 경북 지방에서 몰아낸 치열했던 경주성 전투의 역사적 현장이다. 당시 불타 허물어진 것을 1632년 조선 인조 10년에 중수하고 성문을 다시 세웠으나 근대 일제 시기를 거치면서 다시 훼손되고 방치된 상태였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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