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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정부, 지자체 경쟁만 부추기고 뒷짐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4월 25일
결국 원전해체연구소가 노형별로 분산 결정되면서 그동안 유치에 들인 행정력과 시민들의 참여는 물거품이 돼버렸다.
경주시민들의 염원을 모아 지난 2014년부터 단독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원자력해체연구소 유치가 본원인 2천400억원 규모의 경수로 원해연은 부산·울산 접경지역에, 700억원 규모의 분원인 중수로 해체기술원은 경주에 들어서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원전 해체의 안전성과 시설의 집적도, 산업육성 측면에서 최적입지를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했지만 발표 이전부터 부지선정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으로 부산·울산과 경주로 나누어 들어선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임이 확인됐다.
그로인한 경주시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은 형언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정부가 공모사업에 지자체간 경쟁을 시켜놓고 납득이 가지 않는 결정을 하고서도 이렇다 할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
번번히 국책사업 추진에 있어 석연찮은 결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이번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는 기장군도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산자부 결정에 군과는 사전에 어떠한 협의도 없이 정부와 부산시가 결정했다며 생명을 담보로 40년간 고통받아온 군민에게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 원해연을 울주군과 기장군의 경계지점에 설립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은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며 향후 산자부가 원해연과 병행해 추진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검사·연구시설(핫셀) 및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등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련 시설은 기장군 내에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이번 산자부의 원해연 결정은 내년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여론과 연초 예타면제사업부터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원해연까지 정부의 TK 홀대가 도를 넘어서고 있는 등 지역 민심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만 안게 됐다.
정부의 TK패싱이 노골화하자 현재 대구경북지역이 유치를 희망하며 지자체간 경합 중인 물기술인증원, 수소컴플렉스·축구종합센터 등 다른 사업들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경주시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상주시, 예천군 등 경북지역 3개 지자체가 ‘전국 8개 지자체와 유치전을 벌이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NFC)가 걱정이다. 현재 경북 도내 지자체 3곳이 포함돼 NFC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입지여건과 접근성 등이 수도권보다 떨어져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결정으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한다면 앞으로도 국민들은 이러한 국가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만 과도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지자체간 과열경쟁만 부추기고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한다면 더 이상 국가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제는 공모사업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그 사업이 지자체 여건에 맞는 사업인지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신청하는 지자체의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또한 정부도 불합리한 차별을 즉각 개선하고 나름의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며 무조건 공모하고 보는 방식도 더 이상 안된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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