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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삼일절 만세운동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 이 종 래
경주중부교회 목사
ⓒ 서라벌신문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있었던 큰 사건인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백 주년이 되었다. 어쩌면 광복절이 더 큰 기념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해방은 민족 스스로 얻어 내었다고 하기 보다는 세계 제 2차 대전 후에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 민족 스스로가 독립을 위해 자주적으로 일어난 3·1만세운동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다. 더구나 이 땅에 기독교가 전파된 지 30여년 밖에 되지 않은 가운데, 기독교를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 민족의 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함으로 시작된 만세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그 33인 가운데 기독교인이 16명, 천도교인이 15명, 불교인이 2명이었다. 그리고 기독교인 16명 중 대부분이 길선주 목사를 비롯해서 목회자였다. 당시 기독교인 수가 지금의 1/20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 때, 기독교의 영향력이 이 사회 속에서 얼마나 컸는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민족적인 독립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가운데, 경주에서도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먼저 3월 8일과 10일에 대구에서 만세시위운동이 전개되었고, 이 운동은 경상북도 도내로 파급되었다. 3월 9일 경산군 고산면 사월리에 사는 김기원 목사는 친분이 두터운 경주의 도동리교회(현재 경주제일교회) 박내영 목사와 윤기효, 박문홍 영수를 돌연 방문하였다.
김기원 목사는 이들에게 대구 학생 의거의 소식을 상세히 전한 후 이곳에서도 민족 거사를 단행할 것을 종용하였다. 이에 박내영, 윤기효, 박문홍 3인은 유력한 교도 5~6명과 더불어 3월 11일과 12일 밤에 도동리 교회당에서 모임을 갖고 이곳에서 단행할 민족 의거를 협의하고 김성길, 김술룡을 규합하여 이들과 같이 3월 13일 경주읍 큰 장날에 거사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리고 12일 박문홍의 집에서 태극기 3백 개를 만들어 13일 새벽에 동지들에게 배부하였다.
이때 경주경찰서에서는 3월 12일부터 기독교 계통에서 움직이는 수상한 기미를 눈치 채고 경계하던 중 13일 새벽 어느 집에 종이로 만든 태극기 하나를 전한 사람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경주경찰서에서 교인과 그 관계자를 인치함과 아울러 그들의 가택을 수색하였다. 그 결과 박내영 목사의 거실에서 태극기 2개, 장기철의 거실에서 태극기 30개를 발견하고 곧 박문홍 외 15명을 인치 취조하게 되어 이날의 거사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3월 13일은 경주의 큰 장날로 장꾼이 1만 여명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날 상술한 이곳 의거의 주동 인물들은 검거되었으나 애국 군중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았다. 경주경찰서에서는 서장 이하 31명의 경찰들이 삼엄한 시중경계를 펴는 바람에 애국군중들은 봉기할 수 없었다.
15일은 경주읍의 작은 장날(새장날)이었다. 오후 3시 30분 즈음에 애국청년 박봉록, 서봉룡, 박무훈, 최성렬 등이 주동이 되어 12일 밤 박문홍의 집에서 만든 태극기를 앞세우고 이들이 독립만세를 선창하자 장꾼들은 일제히 여기에 호응하여 독립만세의 함성은 천지를 진동케 하였다. 이때 경계 중이던 경찰들이 달려와 총검으로 위협하여 군중을 해산시키고 주동 인물들을 검거하였다. 이때 검거된 주동 인물 가운데 오늘날 경주 시청의 수형자 명부(소위 범죄인 명부)를 살펴보면 박영조 박문홍 김학봉 등은 각각 징역 10개월을, 최창수는 징역 8개월을, 손석봉 최성열 등은 각각 징역 6개월을, 김성길 박봉록은 각각 징역 5개월을, 김성필 김철은 징역 4개월을 언도 받아 각각 대구형무소에 투옥되었던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바로 이것이 경주에서의 독립만세운동이었다. 당시 일제에 맞서 결연한 의지와 결단을 가지고 만세운동을 했던 그분들은 옥고를 치르는 등 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오늘날 우리 경주시민의 가슴 속에 큰 자긍심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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