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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다시 보기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2월 28일
↑↑ 권은민 변호사
ⓒ 서라벌신문
최근 서울에서 열린 신년회 행사에 참석했다. 창립 14주년을 맞은 경주고도보존회 행사에 4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서 덕담을 나누고 새해계획을 논의했다. 참석한 한분 한분의 인사말씀은 그대로 받아 적으면 칼럼이 될 만큼 좋은 내용들이었다.
이정락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축사를 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감포 앞 바다 대왕암유역 성역화사업에 관심을 가진다고 하면서, 행정을 하다보면 보존과 개발 사이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는 때로 법과 제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이현세 만화가는 40년간의 만화가 작업을 잠시 접고 새로운 계획을 고민 중이라고 근황을 소개하면서 경주에서 자란 영향으로 자신의 만화 소재가 넓어졌고, 특히 역사물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감사인사를 했다. 경주에서 성장한 경험이 각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최상용 고려대 교수는 경주가 벤치마킹할 도시는 로마보다는 교토라고 하면서 개발과 보존을 조화시킨 교토의 경험을 참고하자고 제안했다.
이종욱 서강대 교수는 신라가 대한국민의 오리진이라고 강조하면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성씨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통일신라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은 대부분 통일신라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씀을 하면서 그 중요성에 비하여 신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더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이날 여러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하셨고, 경주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제안을 했다. 관광차 경주에 온 사람들이 신라왕궁과 화랑은 어디서 볼 수 있느냐고 묻더라는 이야기, 행정기관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조례 등으로 제정해 두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마지막에 진행된 최상용 교수의 “지금 최치원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강연이었다. 저녁 9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자리를 떠나는 사람 하나 없이 참석자 전원이 최 교수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평소에 고운 최치원에 대해선 제법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최 교수의 강연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이 많았다. 최 교수는 <계원필경(桂苑筆耕)>을 제대로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최치원 연구가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국내의 최치원 연구는 문학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고운 선생은 정치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운이 활동했던 9세기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운은 가장 뛰어한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다는 점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가면서 설명했다. 또한 최치원은 과거 인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했다. 최근에도 중국 최고지도자 장쩌민과 시진핑이 한국 대통령과 대화할 때 최치원을 언급하였다는 소개와 함께 중국에서 최치원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치원이 중국에서 활동할 당시 풍류(風流)라는 말은 중국에도 있지만 그 풍류를 도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분은 최치원이고, 최치원의 사상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국사상의 원형이 되었고, 그 영향은 현재의 한류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에는 귀가 번쩍했다. 최치원은 그가 살았던 9세기 통일신라의 인물일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사상과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 날 강연을 들으면서 최치원이야말로 지금 내가 관심 가져야 할 분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풍류도는 무엇이며, 최치원이 추구했던 이상이 오늘날 대한민국에도 실현가능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최치원은 중국유학 경험에다가 신라고유의 신선신앙, 불교사상 그리고 화랑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라정신을 유불선 삼교를 융합한 ‘현묘한 도(玄妙之道)’로서의 풍류도(風流道)로 정립했다. 남북으로 분단되고 남남갈등이 격화되어 가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통일시대로 나아갈 실마리를 최치원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우선 계원필경부터 읽어 보아야겠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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