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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에서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27일
↑↑ 권은민
변호사
ⓒ 서라벌신문
드레스덴은 통일 전 동독 작센 주의 중심도시다. 체제전환국 답사여행 7일째, 드레스덴 역 광장에서 바그너씨(Dr. Herbert Wagner)씨를 만났다. 반팔 흰 셔츠와 면바지 차림에 작은 가방을 어깨에 멘 그는 평범해 보였다. 일행 24명은 그와 인사를 나누었다. 바그너 씨는 1990년부터 10년간 드레스덴 시장으로 일했다. 그는 공대를 나온 엔지니어로 드레스덴 출신이 아니었지만 아내의 고향인 이곳에서 살다가 역사의 현장에 서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1989년 가을, 동독인들은 서독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동서독 사이에는 장벽이 있어 동독에서 서독으로 바로 갈 수는 없었다. 동독인들은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나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거쳐 서유럽으로 간 다음에 다시 그곳에서 서독으로 가는 이동방법을 선택했다.
당시 드레스덴 중앙역은 프라하로 가는 열차가 정차하는 곳이었다. 드레스덴 시민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 역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부 시민이 기차를 타고 프라하로 갔지만 동독 정부가 출국을 단속하자 나중에는 잠시 정차한 기차를 몰래 타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드레스덴 사람들은 역 광장에 모여서 여행의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시 당국은 이들을 강제로 진압하고 시위주도자를 연행하였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시위대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경찰은 경찰견까지 데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서로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던 난감한 상황에서 신부(神父) 한 명이 일어나 경찰과 대화를 시도했다. 책임자와 대화하자고, 시장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신부의 주장에 당황한 경찰은 책임자를 찾아 상황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느라 한참 시간이 걸렸다. 경찰은 상부로부터 대화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막상 대화를 하려고 하자 누가 시민을 대표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누군가 사회를 보면서 ‘대표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일어나라’고 했고, 50명쯤 일어났다. 한 사람씩 자기소개를 하고 자기가 시 당국에 전달하고 싶은 말을 했다. 군중이 그의 말에 찬동하면 박수를 치고, 반대하면 야유를 보냈다. 그렇게 15명쯤의 대표가 선발되었다. 그것이 시민혁명의 시작이었다. 그 다음날 대표단은 시장과 면담을 하고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시장은 그들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늘 당신들 15명이 대표라고 와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내일 또 다른 사람들이 대표라고 찾아와서 다른 말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대표단은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우리가 개설한 통장에 돈을 보내달라고, 우리를 대표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딱 1마르크만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모인 돈이 10만 마르크를 넘었다.
처음에 동독시민들이 외친 구호는 “우리가 국민이다”이었는데, 그 이후 서독과 협상이 진행되면서 구호는 “우리는 하나의 국민이다.”로 바뀌었고, 경제통합이 진행되자 “서독 마르크가 우리에게 오지 않으면 우리가 서독으로 간다.”로 구체화되었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갔다. 1990년 동독주민들이 선거로 뽑은 정부가 서독 정부와 협상을 했다. 동독을 구성하던 연방주들이 서독에 편입하기로 결의했고, 이에 서독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동독의 마르크화를 1:1 비율로 서독의 마르크화와 교환해주었다. 당시 동서독의 통화가치는 1:3 정도였다.
점심시간, 바그너 시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나는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질문했다.
“체제전환은 동독인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참고할 역사적 선례도 없었다. 당시 시장으로서 결정해야 할 어려운 일이 많았을 텐데, 그때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원칙은 무엇이었는가?”
바그너씨는 자신이 견지한 원칙은 법치주의, 사회적 시장경제, 공정성이라 했다. 그것에 대해 좀 더 부연설명을 해 주긴 했지만 그의 답이 참 간결하고 명쾌했다. 그의 답변을 들으면서 난데없이 맹자(孟子)가 떠올랐다. 양(梁)나라 혜왕(惠王)이 물었다. 맹자 선생님이 멀리서 오셨는데, 우리나라에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어찌 임금께서는 이익을 따지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맹자 책의 맨 앞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것을 바그너 시장님 버전으로 말한 것뿐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에 어찌 별다른 것이 있겠습니까? 법을 따르고, 어려운 사람들도 고루 잘 살도록 돕고, 모든 절차를 공정하게 할 뿐입니다. 그것 외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사람이 사는 사회의 이치는 언제 어디서나 같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은 2,300년 전 맹자 시절의 중국 중원이나 30년 전 바그너 시장 시절의 독일 드레스덴이나 지금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나 어디나 마찬가지다. 그 분명한 답을 멀리 여행지에서 찾았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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