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18-12-13 오후 05:45:3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찬란한 신라, 빛나는 우리들의 1년.. 함께 떠나는‘행복한 여자 춘심이의 ..
한국인이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유키.. 2018 경주예술의전당 송년음악회, ‘..
수묵화 통한 영·호남 통섭의 미학 1500여점의 귀한 소장품 선보일 국내 ..
동국대, 외국인 유학생 대상 ‘해오름.. 나산초, ‘찾아가는 로파크’ 진로체..
금장초, 제10회 지역민과 함께하는 금.. 동국대 지현배 교수, ‘마르퀴즈 후즈..
월성초, 학생·교직원이 함께하는 미.. 동천초 병설유치원, ‘지역사회와 하..
양북초, 맛있는 요리와 함께하는 영어.. ‘미래사회 리더로!’ 용황초, 영재학..
2018 경주Wee프로젝트 전문상담인력 .. 삼성고, ‘2018 동아리 운영 우수학교..
경북교육청, 감사자문위원회 개최 양남면 석읍리 마을회관 준공기념식 ..
원자력환경공단, 방폐장 주변지역 농.. 한수원, 투명한 정보공개 위한 ‘원전..
경주출신 고수민군 세계 3대 정상급 .. 한수원,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여가..
한수원, 청렴도 ‘최우수 기관’ 선정 방폐장 안전성 향상 위해 협력업체와 ..
우리나라 원전해체 기반 조성 어떻게 .. 배진석 도의원 예산결산 심의위서
경북도, SNS 마케팅 교육으로 소자본 .. 경북도의회 출입기자단 2018년 BEST ..
경북도 국회예산심의 과정서 현안 SOC.. 경주시 해양복합행정선 ‘문무대왕호..
뉴스 > 시론

노동의 새벽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1월 23일
↑↑ 최 병 섭
수필가
ⓒ 서라벌신문
열흘 전 입동(立冬)을 지냈고, 5일 후면 소설(小雪)이다. 며칠 전, 밖으로만 나돌던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서재(書齋) 정리를 하다가 빛바랜 한 권의 책에 눈이 꽂혔다.

『길고 긴 일주일 노동 끝에/ 언 가슴 웅크리며/ 찬 새벽길 더듬어/ 방안에 들어서면/ 아내는 벌써 공장에 나가고 없다.// 지난 일주일의 노동,/ 기인 이별에 한숨지며/ 쓴 담배연기 어지러이 내뿜으며/ 바삐 팽개쳐진 아내의 잠옷을 집어 들면/ 혼자서 밤들을 지낸 외로운 아내의 내음에/ 눈물이 난다.// 깊은 잠 속에 떨어져 주체못할 피로에 아프게 눈을 뜨면/ 야간 일 끝내고 온 파랗게 언 아내는/ 가슴 위에 엎으러져 하염없이 쓰다듬고/ 사랑의 입맞춤에/ 내 몸은 서서히 생기를 띤다. 하략(下略)』

1984년에 발행된 박노해의 시집 ‘노동의 새벽’에 실린 ‘신혼 日記’의 한 부분이다. ‘박해 받는 노동자 해방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박노해’. 그는 자신의 본명 박기평과 신상을 숨기고 노동현장에 숨어들어 노동 운동을 하다가 ‘사노맹’조직 등의 일로 1991년 체포, 사형 선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가 1998년 광복절 특사(特赦)로 석방되면서 전향, 혹은 변절이라는 평가로 또 다시 세인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1984년 9월에 발행된 이 책은, 그전부터 이어온 정치적 혼란과 고도의 경제 성장의 이면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생활상을 시적 감성으로 담아내어 당시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젊은이들의 감성과 의식(意識)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거친 시어를 통한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고발, 담백하고 소박한 어조로 노동자의 애환 전달과 공감대 형성, 사용자를 향한 저항과 분노를 표출한 선동적 언어들, 그리고 노동자들의 결속을 유도하는 이념과 행동 제시.... 그래서 당시 금서(禁書)로 분류되었지만, 100만부가 발행되어 젊은이들에게 많이 읽혔다는 시집이다.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온 노동자들을 대변한 노동 운동가 박노해의 생각은 당시로 보면 선구적일 수 있겠으나, 노동자와 사용자를 지나치게 극단적 대립의 관계로 설정한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 당시, 그리고 그 이전부터 이어온 급변한 산업화와 급속한 경제 성장 과정은 농촌 인구의 이농(離農) 현상과 도시 집중현상으로 나타나면서 사회 구조의 대변혁이 일어났던 시기였다. 그 과정에서 소위 노동시장의 수요공급은 자연스럽게 형성 되었고, 힘들긴 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기꺼이 그 곳에서 잔업도 마다않고, 저임금에도 몸 아끼지 않았다. 그 대가로 부모님들이 겪었던 그 어렵고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그 개개인의 노력이 모여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필자는 거의 매일 새벽 6시 이전에 집을 나선다. 거리에는 1시간 가까이 새벽일 나가고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노동자들의 장엄한 행렬을 만나게 된다. 어둠 속에서 중.대형 출퇴근 버스와 승합차들이 줄지어 그들을 실어 나른다. 아직 잠도 덜 깬 어린 아기를 어린이 집 버스에 태워 올리고는 종종 걸음으로 회사 차에 오르는 젊은 엄마들도 보게 된다. 그런데 그들 중에 한국인들은 거의 없다. 모두가 ‘코리안 드림’을 안고 이 나라에 찾아든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현재 우리의 경제 상황은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취직이 안 된다고 실의에 빠져있고,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어렵다고 아우성이며, 중소기업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서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미래와 세계를 향해 전력을 다해야 할 대기업은 신기술 계발과 국내 재투자와 직원채용에 소극적이다. 이 모든 총체적 어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그 답은 간단할 것 같은데,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암울한 생활 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며 활동하는 노동 형제들에게 조촐한 술 한 상으로 바칩니다. 1984년 타오르는 5월에 박노해』
박노해 시인이 ‘노동의 새벽’ 첫머리에 짧게, 그러나 강하게 던진 메시지다. 당시 그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현 정부의 중심에 계시는 분들의 경제 정책의 기조가 되어 있어 격세지감(隔世之感)과 함께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외(社外) 기고는 서라벌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1월 23일
- Copyrights ⓒ서라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경주시 막강자금 동원한 숙박업 성업 중. 민간인이 할 사업 손 떼야 여론
건천 모량1리 300여 주민들, “돈사 악취로 못 살겠다” 반발
제1회 서라벌배 전국초등학생골프대회 우승선수 인터뷰
경주는 “공사현장이 왕이다” 예고도 없이 툭 하면 도로차단
경주출신 고수민군 세계 3대 정상급 국제요리대회 ‘금상’ 수상
서라벌의 매월당 다향(茶香)을 따라
경주시 내년도 살림살이 1조 2750억원 역대최대 규모 편성
주낙영 경주시장 시정연설 ....... 올해는 당면과제 해결, 지역경제 견인할 성장동력 발굴
경주경찰서 이전 예정 부지, 천북면 신당 교차로 일원으로 확정
포토뉴스
서라벌연재
[644] ▲ 가죽피리 ▲ 가ː짓주디이 / ..  
[366] 가운데 중 中 쓸 용 庸  
<김미진의 생활영어> Dialog 3 도보 여..  
[642] ▲ 궁자 / 궁장어 / 배미쟁이 / ..  
[365] 여러 서 庶 기미 기 幾  
<김미진의 생활영어>  
경주문화재탐방 [22] 황남대총 발굴조사..  
[59]조지아 오키프의 <분홍바탕의 두 송..  
<김미진의 생활영어> Dialog 1 : 만났..  
[642] ▲ 띠굴띠굴 ▲ 볼치기 / 뽈치기 ..  
교육청소년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지난 8일 경주박물관 강당에서 제65기 경주어린이박물..
상호: 서라벌신문 / 주소: 우) 38098 경북 경주시 양정로 273 경주인쇄소 3층 / 대표이사·발행인 : 김현관
mail: press@srbsm.co.kr / Tel: 054-777-6556~7 / Fax : 054-777-655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 013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협
Copyright ⓒ 서라벌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0,970
오늘 방문자 수 : 7,179
총 방문자 수 : 15,829,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