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 김경춘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千字'
綺(비단 기) 廻(돌 회)
편집부  |  press@srbsm.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8.08  17:01:0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비단 기 綺’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가는 실 사 糸’자와 소리부인 ‘기이할 기 奇’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실 사 糸’자의 중간은 꼰 실타래를, 아래위는 첫머리와 끝머리를 그렸는데 지금은 실타래와 끝머리만 남았다. 그래서 ‘실 사 糸’자는 가는 비단실이 원래 뜻이 된다. 여기서 파생된 ‘이을 계 系’자는 삶은 고치에서 손(爪)으로 실(糸)을 뽑아 낼 때 실의 ‘연이어진’ 모양을, ‘작을 요 幺’자는 아래위의 머리가 없는 실타래를 그려 ‘작음’을 나타냈다. ‘실크(silk)’가 ‘실 사 絲’자의 대역어인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비단은 중국의 대표적인 물품이었고 갑골문이 쓰였던 상나라 때 이미 비단의 제조 공정과 관련된 글자들이 여럿 등장할 정도로 일찍부터 다양한 기능을 담당했다.

   
 

이러한 ‘실 사 糸’자의 조자양상은 크게 셋으로 방직과정과 비단, 비단의 다양한 색깔과 무늬, 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물을 들이지 않은 생명주를 지칭하는 ‘휠 소 素’자처럼 방직과정과 비단을 지칭하는 글자. 둘째, 비단(糸)에 아로새긴 무늬(文)를 일컫는 ‘무늬 문 紋’자처럼 비단의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나타내는 글자. 셋째, ‘줄 승 繩’자와 ‘동아줄 삭 索’자처럼 줄과 관련된 글자로 살필 수 있다.  ‘기이할 기 奇’자는 위의 ‘큰 대 大’자는 두 팔을 벌리고 선 사람의 정면 모습이다. 즉 사타구니를 크게 벌리고 선 사람의 모습(大)에서부터 『설문해자』의 해석처럼 외발로 선 ‘절뚝발이’의 이미지를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부터 일반사람보다 ‘기이(奇異)’하고 ‘특이하다’는 뜻이, 다시 짝수(=우수·偶數)와 대칭하여 홀수(=기수·奇數)의 뜻이 나왔으며, 이후 불완전함까지 뜻하게 되었다. 그러자 원래의 뜻은 ‘발 족 足’자를 더하여 ‘절뚝발이 기 踦’자로 분화했다.
‘비단 기 綺’자는 무늬가 든 특이한(奇) 비단(糸)을 말하며, 이로부터 ‘광채’, ‘화려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돌 회 廻’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길게 걸을 인 廴’자와 소리부인 ‘돌 회 回’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길게 걸을 인 廴’자는 『설문해자』에서 ‘먼 길을 가다(長行)’라고 풀이하면서, ‘조금 걸을 척 彳’자에서 아랫부분의 획을 확장시켜 만든 글자라고 했다. ‘조금 걸을 척 彳’자와 ‘쉬엄쉬엄 갈 착 辵’자가 고대음에서 비슷한 독음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 『설문해자』의 해석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길게 걸을 인 廴’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끌 연 延’자처럼 ‘길을 가다’나 ‘길다’ 등의 뜻을 가진다.
‘돌 회 回’자는 갑골문에서 물이 소용돌이치는 모양을 그렸고, 이로부터 ‘회전(回轉)’, ‘돌다’, ‘돌아가다’, ‘회신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이후 이슬람족(=회족·回族)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였으며, 현대 중국에서는 사건의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사로도 쓰였다. 그러자 원래의 뜻은 ‘물 수 水’자를 더한 ‘물이 빙빙 돌 회 洄’자로 분화했다.
‘돌 회 廻’자는 물길이 도는 모습을 형상화한 ‘돌 회 回’자와 ‘길게 걸을 인 廴’자로 구성되어, 물길이 휘도는 모습을 그렸으며, 이로부터 ‘돌다’와 ‘돌아가다’의 뜻이 생겼다.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발행인인사말신문사소개편집규약기사제보/독자투고광고안내/구독신청기타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8098 경북 경주시 양정로 273 경주인쇄소 3층  |  전화 : 054-777-6556~7  |  팩스 : 054-777-6558  |  mail : press@srbsm.co.kr
등록번호 : 505-81-42580  |  발행인 : 김현관  |  편집인 : 김현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병준
Copyright © 2017 서라벌신문. All rights reserved.
서라벌신문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