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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에, 방 하나쯤은 비워놓자 가끔 눈물 흘릴 자유를 위해...’ -「 빈 방 하나」
최부식 기자  |  bschoi7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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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1  1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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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임수 교수의 시집『, 사랑, 그 한없는 집착으로부터』
암 투병 속 정년퇴임 앞두고 발간

   
▲ 이임수 교수

7년 전, 이임수 교수가 『구름이나 쳐다보는 하느님』에 실은 시, 「빈 방 하나」. 실제 방이든 마음의 방이든 우리는 저마다 빈 공간이 절실할 때가 많다. 채우고 쌓기 바빠 빈 공간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시인은 또 ‘눈이 내리는 날엔 / 하염없이 바라보며 / 그냥 쉬도록 하십시오 / 삶도 내려놓고’라며, 시 「눈 오는 날」을 썼다. 그러면서 ‘함박눈이 내리는 날엔 모든 직장이 쉬면 어떨까? 아니면 일의 속도를 반으로 줄이거나’라면서 목표, 목적만 향해 마구 내달리는 우리 삶에서 잠시나마 쉬라고, 쉬어가자고 한다. 그리고 이런 시도 썼다. ‘그릇 / 방房 / 비어야 쓸모 있다 / 꽃이 시들어야 열매 맺고 / 고통 위에 핀 사랑이라 / 겨울 끝에 복수초福壽草가 핀다 // 버리고 살자 / 眞空妙有진공묘유‘ - 「복수초」

시인도 그런 빈자리를 남긴다. 오는 8월말 34년간 봉직했던 동국대 국문학과 교수 자리를 내놓고 정년퇴임한다. 연구실에 쌓인 온갖 책과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분류해 나눠주기에 바쁘고 힘겨워 했다. “시집을 1000권 냈는데, 몇몇 분께만 전하고 기억나는 분들 주소 찾기도 쉽지 않네요” 이 교수는 이번 시집 『사랑, 그 한없는 집착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수유꽃 지더니 하마 산꿩이 울고』, 『구름이나 쳐다보는 하느님』을 펴냈다. 

“시가 안 되는 시대입니다. 학생들도 시적 체험이 모자라고 흉내 내려고도 안 한다. 인문학은 생각하고 글 쓰는 건데, 학생은 취업에 학교는 취업률에 매달리니 교수도 그렇게 내몰린 시대가 돼 버렸다”며 미안해하고 안타까운 웃음을 짓는다. 

이임수 교수는 향가에 정통한 학자다. 저서 『려가연구』, 『월명의 삶과 예술』, 『향가와 서라벌 기행』, 『한국시가문학사』, 『한국의 고대시가 - 향가(김혜영 영역)』와 많은 논문을 남기며 후학을 양성했다. 자신의 학문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제자들과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들의 뜨거운 심장이 멈추지 않게 정신을 불어넣었는데, 학생들이 어두운 시대와 정권에 맞서 나서자 평생 두 번의 휴강을 허락한 것, 평교수회·교수회장직을 맡은 것도 그런 맥락이다. 또 경주에서 초기 축제위원회 활동에 나서 갖가지 축제 기반을 만들었다.

‘검은 머리카락 흰 머리카락이 다투어 빠지고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코피가 난다// ....항암치료나 해보고 간단한 수술이면 모르지만 ... 의술에 의지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가족과 주위의 집착도 뿌리치기는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 아프다는 건 또 다른 삶의 깊이를 깨닫게 하기 위해 주어진 마지막 시간...’

지난 겨울. 이임수 교수는 몸에 암이 많이 자란 걸 알았다. 깊고 묵직한 아픔들이 반복해 찾아들었다. 항암제까지 견디어내는 투병이 시작됐다. 이겨내리라. 쾌차해져 ‘새벽 대숲에서 비둘기들이 구구대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제 누구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신이 이임수 교수에게 허락해주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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