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봄은 봄이되 새알이 부화 안 되는 봄
편집부  |  press@srbsm.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5.16  16:39: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봄이다. 벌과 나비가 꽃들 사이를 오가며 수분을 하고 짝 짓기 하려는 새들이 짝을 찾아 짖어댄다. 1950년대 미국의 오대호 주변에서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봄이 왔다. 봄은 봄인데 새들이 짝짓기 할 생각 없는 듯 짖어 대지 않고 보금자리인 둥지는 텅 비어있다. 어쩌다 새알들이 있는 둥지의 알들은 부화 할 생각이 없는 듯 썩어가고 있다.

레이첼 카슨이라는 여성 생태학자가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시작하고 그 결과를 1962년 『환경 바이블』을 출판한다. 20세기를 움직인 100권의 책 중에서도 환경에 관한 가장 중요한 책으로 손꼽히며, 성경에 버금간다는 칭송을 얻은 책이다.

조사를 시작한 카슨은 새들의 몸에서 다량의 DDT(살충제)를 검출했다. 이 DDT가 원인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비교 데이터가 필요했다. 미국 전역의 새들을 조사해 보니 DDT가 전혀 사용되지 않은 깊고 외진 곳의 새들에게서도 다량의 DDT가 몸에 축적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조사는 전 세계로 확대되었고 지구상 어디에서도, 북극 남극 인간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은 아마존 밀림 속에서도 DDT가 없는 곳이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도 이미 DDT에 오염

지구는 물과 대기의 순환으로 모두 긴밀하게 얽혀있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그 순환으로부터 결코 벗어 날 수 없다는 것을 역설적이게도 DDT의 오염이 증명해준 것이다. 뛰어난 살충효과로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DDT는 화학적인 안정성이 높아 자연계에서 매우 분해가 힘들다. 한번 살포하면 분해가 잘 안되어서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대환영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사용이 되었고 그 사용량도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었다.

DDT는 동물의 몸 안에 들어오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동한다. 수컷이 여성호르몬을 장기간 섭취하면 남성성을 잃게 되어 정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짝짓기의 충동이 사라진다. 암컷들은 어린나이에 성징이 들어나고 미숙한 상태에서 성 활동을 하게 되면 당연히 미숙한 알이나 새끼를 낳게 된다. 인간이 조합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화학물질 대부분이 생명체의 몸에 들어오면 호르몬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내분기계를 혼란시킨다. “환경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까닥이다. 

카슨이 화학회사들의 살해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출판한 책 한권이 미국을 발칵 뒤집었고, 의회는 특별위원회를 소집하고 뒤이어 정부가 나서 대규모 조사를 벌인 끝에 DDT는 미국 전역에서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말라리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에서는 DDT를 대체할 만한 값싼 살충제가 필요해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퇴치를 위해 아직도 사용이 된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우리가 편리하게 살려고 만든 화학물질들이 결과적으로 인간과 자연에 위협이 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그 대표적인 일이다.

내 아이의 건강한 삶을 위해 사용한 살균제가 내 아이와 가족을 죽였다! 더구나 그 살균제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던 업체와 학자가 엉터리 논문으로 위험성을 감췄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소비자인 대부분의 국민은 정부가 인정하는 각종 ‘인증’이라는 제도와 기업이 제공하는 광고라는 정보를 믿고 의지해 판단을 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불거졌을 때 정부도 기업도 그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역량이 국가와 기업들을 감시할만할 정도로 성숙되어 있어 국가의 환경정책을 오히려 이끌어가는 경우를 보게 된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함원신 농부. 경주시민포럼 대표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발행인인사말신문사소개편집규약기사제보/독자투고광고안내/구독신청기타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8098 경북 경주시 양정로 273 경주인쇄소 3층  |  전화 : 054-777-6556~7  |  팩스 : 054-777-6558  |  mail : press@srbsm.co.kr
등록번호 : 505-81-42580  |  발행인 : 김현관  |  편집인 : 김현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병준
Copyright © 2017 서라벌신문. All rights reserved.
서라벌신문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