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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도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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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4  12: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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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세로가 139cm, 가로가97cm의 크기로 제법 큰 그림이다. 3분의 2가 하늘이고 땅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넓은 하늘 한가운데 남자가 여인을 안고 두둥실 떠가고 있다. 땅 위의 도시는 그가 자란 고향 비테프스크이다. 목재로 지어진 집들과 판자울타리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 건물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림이 그려진 시기는 1914년에 시작하여 1918년 완성되었는데 이 기간엔 그에게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잠시 파리에 가 있다가 고향 비테프스크로 돌아와 연인 벨라 로젠펠트와 재회한 때가 1914년이며 그 다음해 1915년에 결혼하고 1916년엔 딸 이다를 얻었고 1917년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다. 러시아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오직 벨라와의 사랑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이 그림을 그려낸 것이다. 

사랑의 환희는 그들을 세상의 속박에서 벗으나 더 자유로운 나라로 두둥실 실어 나르고 있다. 샤갈은 천국도 아니요 땅도 아닌 ‘하늘과 땅 사이’를 좋아한 화가라서 두둥실 떠 있는 형상들을 많이 그렸다. 그래서 <샤갈의 그림>하면 우리는 두둥실 뜬 형상들을 연상하게 된다. 

또 샤갈은 사람을 그릴 때 신체의 일부를 없애거나 한 부분을 겸용으로 사용하기를 즐겨한다. <생일>에서 남자의 팔을 모두 생략했는데 이 그림에선 남자의 왼팔과 여인의 왼팔이 하나로 표현되어 있다. 팔의 윤곽선은 분명 여인의 팔인데 옷 색은 남자의 녹색 셔츠 색으로 처리해 팔 하나가 여인의 팔로 보이기도 하고 남자의 팔로 보이기도 하도록 교묘하게 표현된 것이다. 이렇게 표현함으로 여인과 남자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연인 또는 부부관계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란 말이 있지 않는가.

   
 

그런데 이 그림에서 가장 특이한 사람이 한명 더 그려져 있는데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맨 앞의 나무울타리를 유심히 보면 발견하게 된다. 이 사람은 너무나 가난하여 집에 화장실이 없어 동네에서 한참 떨어진 마을 밖까지 나와 바지를 내리고 쪼그리고 앉아 볼 일을 보고 있답니다. 기막힌 현실을 그림으로 표현하니 하나의 해학이 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하고 있다. 

샤갈에겐 꼭 그려 넣고 싶은 추억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4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그린 자신의 사랑 이야기에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그려 넣었겠는가? 샤갈은 나라없는 유대인으로서의 수모와 어려움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 처절한 형편도 그림의 소재로 승화시킨 화가란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 그러한 긍정적 생각과 유머감각이 1,2차 세계대전를 겪어야했던 험악한 시대를 관통하면서도 장수하고 예술의 꽃을 피우는 행운을 갖게 된 원천이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최영달 전 경주미협지부장
전 경북창작미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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