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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91] 가라앉을 침 沈 묵묵할 묵 黙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6월 13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가라앉을 침 沈’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물 수 水’자와 소리부인 ‘머뭇거릴 유 冘’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물 수 水’자는 굽이쳐 흐르는 물을 그렸다. 그래서 ‘물 수 水’자는 물이나 물이 모여 만들어진 호수나 강, 또는 물과 관련된 동작을 비롯해 모든 액체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는데, 크게 넷으로 분류하여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물의 근본 원리를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얼음(冫)이 물(水)에서 만들어짐을 나타내는 ‘얼음 빙 氷’자와 물(水)을 한곳으로 모이게 하는 여성(也)과 같은 곳을 일컫는 ‘못 지 池’자이다. 둘째, 강을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장강(長江)과 황하(黃河)를 지칭한 고유명사로 쓰였던 ‘강 강 江’자와 ‘물 하 河’자이다. 셋째, 모든 액체를 표현한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물(水)이 수증기처럼 작은(肖)크기의 물방울로 변하여 ‘사라짐’을 말하는 ‘사라질 소 消’자와 반들반들한 뼈(骨)에 물(水)이 떨어졌을 때 도글도글 구르는 ‘미끄러움’을 나타내는 ‘미끄러울 활 滑’자이다. 넷째, 물과 관련된 동작을 나타낸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사람이 강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그린 ‘길 영 永’자와 ‘영(永)’자가 ‘영원(永遠)’의 의미로 가차되어 다시 분화된 ‘헤엄칠 영 泳’자이다. ‘머뭇거릴 유 冘’자는 길을 가는 사람(儿)을 먼 곳(冖)에서 바라보면 그 사람이 가고 있는지 서 있는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데서 ‘머뭇거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이후에 ‘주저하다’, ‘게으르다’, ‘걷다’ 등의 뜻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가라앉을 침 沈’자는 물에 ‘가라앉히다’는 뜻이다. 갑골문에서는 소나 양 등 희생이 강물(水)에 빠진(冘) 모습인데, 소나 양을 강에 ‘빠뜨려’ 산천에 제사를 지내던 모습을 그렸다.
‘묵묵할 묵 黙’자는 부수이자 소리부인 ‘검을 흑 黑’자와 의미부인 ‘개 견 犬’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검을 흑 黑’자는 금문에서 얼굴에 묵형(墨刑)을 당한 사람을 그렸다. 묵형은 고대 형벌 중 비교적 가벼운 형벌로, 얼굴에다 문신을 새기는 형벌이다. 진나라 소전체에 들면서 아랫부분은 ‘불탈 염 炎’자로 윗부분은 네모꼴의 굴뚝이나 창문(囱)으로 바뀌어, 불을 땔 때의 그을음이 창문이나 굴뚝에 묻어 있음을 표시했다. 그래서 ‘검을 흑 黑’자는 검은색을 대표하게 되었다. 이렇게 검은색을 대표하는 ‘검을 흑 黑’자와 관련된 글자들의 파생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검은색을 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이제 금 今’자가 소리부이고 검은색을 말하는 ‘검을 검 黔’자이다. 둘째, 검은색이 주는 더럽고 부정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무리지어’ 나쁜 것(黑)을 숭상(尙)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무리 당 黨’자이다. 셋째, 검은색으로 표시됨을 의미한 것으로, 대표적인 글자는 검은색(黑)이 차지해(占) 만들어지는 ‘점’을 표현한 ‘점 점 點’자이다. ‘개 견 犬’자는 개를 그렸는데, 치켜 올라간 꼬리가 특징적이다. 개는 청각과 후각이 뛰어나고 영리해 일찍부터 가축화되어 인간의 곁에서 사랑을 받아왔으며,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의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개 견 犬’자로 구성된 글자는 개는 물론, 단독생활을 즐기고 싸움을 좋아하는 개의 속성, 후각이 발달한 개의 기능 등을 뜻한다.
‘묵묵할 묵 黙’자는 『설문해자』에서 개(犬)가 짖지 않고 사람을 ‘쫓아가다’는 뜻이라고 했는데, 짖어야 할 개가 짖지 않음으로부터 ‘말을 하지 않다’, ‘침묵(沈默)’ 등의 뜻이 나왔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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