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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78] 나무랄 기 譏 경계할 계 誡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14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
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나무랄 기 譏’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말씀 언 言’자와 소리부인 ‘기미 기 幾’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말씀 언 言’자는 제부수로 입과 혀 그리고 ‘말’을 상징하는 가로획이 더해져 생성된 상형자이다. 사실 ‘말씀 언 言’자는 고대의 관악기와 사람의 입,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형상화 한 것이다. ‘말씀 언 言’자는 악기의 ‘소리’에서 사람의 ‘말’로, 다시 말과 관련된 여러 뜻을 가지게 되었지만, ‘말씀 언 言’자로 구성된 글자에는 말에 대한 고대 중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잘 반영되어 있다. 그것은 ‘말씀 언 言’자의 자원(字源)이 인간의 영혼이나 정신과 관계없는 순수한 악기소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정적 인식과 속임의 수단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먼저 생성되었는데, ‘거짓말 와 訛’자, ‘그릇될 류 謬’자, ‘옥 옥 獄’자, ‘벨 주 誅’, ‘변할 변 變’자등이다. 반면에 이후에 이를 극복하려는 글자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는데, ‘삼가 할 근 謹’자, ‘경계할 경 警’자, ‘겸손할 겸 謙’자, ‘정성 성 誠’자, ‘믿을 신 信’자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정적 인식과 속임의 수단을 나타내는 의미와 이를 극복하려는 글자들을 사이에서, 양자의 극적인 의미를 조율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성된 글자로는 ‘고를 조 調’자가 대표적이다. ‘기미 기 幾’자는 금문에서 베틀에 앉아 실(幺)로 베를 짜는 사람(人)을 그렸는데, 이후 베틀이 ‘창 과 戈’자로 변해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베 짜기는 대단히 섬세한 관찰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에 ‘세밀함’의 뜻이 생겼고, 그러자 원래의 ‘베틀’은 다시 ‘나무 목 木’자를 더한 ‘기계 기 機’자로 분화했다. 고대 사회에서 베틀은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계(機械)의 대표였고 이 때문에 기계의 총칭이 되었다. 이후 ‘얼마’라는 의문사로 가차되어 쓰이자 원래의 뜻은 ‘틀 기 機’자로 분화했다. 간화자에서는 ‘기(幾)’자에 통합되었다.
ⓒ 서라벌신문
‘나무랄 기 譏’자는 말(言)로 꾸짖고 나무람을 말한다. 간화자에서는 소리부인 ‘기미 기 幾’자를 ‘안석 궤 几’자로 바꾼 ‘기(譏)’자로 쓴다.
‘경계할 계 誡’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말씀 언 言’자와 소리부인 ‘경계할 계 戒’자로 이루어진 형성(形聲)자이다. ‘경계할 계 誡’자에서 ‘말씀 언 言’자의 의미 또한 그 자원(字源)이 인간의 영혼이나 정신과 관계없는 순수한 악기소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인식과 속임의 수단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먼저 생성된 것에 대해, 이를 극복하려 생성된 글자들 중 한 글자로 ‘삼가 할 근 謹’자, ‘경계할 경 警’자 등과 같은 맥락의 의미를 가진다. ‘경계할 계 戒’자는 두 손으로(廾) 창(戈)을 들고 경계(警戒)를 서는 모습을 그렸으며, 이로부터 ‘경계(警戒)를 서다’, ‘준비(準備)하다’, ‘재계(齋戒)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경계할 계 誡’자는 말(言)로 경계함을 말한다. 이로부터 ‘잠언(箴言)’을 뜻하게 되었으며, 교훈성의 내용을 담은 글을 뜻하는 문체 이름으로 쓰였고, 불교에서는 ‘계율(戒律)을 뜻하기도 한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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