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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64] 잡을 병 秉.곧을 직 直.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03일
↑↑    최 경 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잡을 병 秉’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벼 화 禾’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또 우 又’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벼 화 禾’자는 익어 고개를 숙인 곡식의 모양인데, 이를 주로 ‘벼’로 풀이하지만 벼가 남방에서 수입된 것임을 고려하면 갑골문을 사용하던 황하 강 중류의 중원 지역에서 그려낸 것은 야생 ‘조’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벼가 수입되면서 오랜 주식이었던 조를 대신해 모든 곡물의 대표로 자리하게 된다. 그래서 ‘벼’, ‘수확’과 관련되어 있으며, 곡물은 중요한 재산이자 세금으로 내는 물품이었기에 ‘세금(稅金) 등에 관련된 글자를 구성하기도 한다. ‘벼 화 禾’자와 관련되어 조자 된 글자들은 크게 셋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 ‘벼 화 禾’자가 벼와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경우. 둘째 곡식 수확과 관련된 경우. 셋째 중요한 재산이나 세금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또 우 又’자는 갑골문에서 오른손을 그렸는데, 다섯 손가락이 셋으로 줄었을 뿐 팔목까지 그대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또 우 又’자는 ‘취할 취 取’자나 ‘받을 수 受’자와 같이 주로 손의 동작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형체가 조금 변했지만 ‘잡을 병 秉’자나 ‘붓 필 筆’자에도 ‘또 우 又’자의 변형된 모습이 들어 있다. 하지만 ‘또 우 又’자는 이후 ‘또’라는 의미로 가차되어 원래의 의미를 상실했는데, 지금은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 주로 ‘또’라는 뜻으로 쓰인다.
‘잡을 병 秉’자는 손(又)으로 볏단(禾)을 거머쥔 모습을 그렸고, 이로부터 ‘잡다’, ‘장악하다’, ‘주재하다’ 등의 뜻이 나왔다. 이후 용량 단위로도 쓰였는데, 16곡(斛)을 말했다.
ⓒ 서라벌신문
‘곧을 직 直’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눈 목 目’자와 시선을 의미하는 ‘열 십 十’자, 길을 뜻하는 ‘조금 걸을 척 彳·乚’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눈 목 目’자는 눈동자가 또렷하게 그려진 눈의 모습인데, 소전에 들면서 자형이 세로로 변하면서 눈동자도 가로획으로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눈’이 원래 뜻이고, 눈으로 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목록(目錄)을 말한다. 또 눈으로 보는 지금이라는 뜻에서 목전(目前)에서처럼 현재 등의 뜻도 나왔다. ‘열 십 十’자는 원래 문자가 없던 시절 새끼 매듭을 묶어 ‘열 개’라는 숫자를 나타내던 약속 부호였는데, 문자로 정착된 글자이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세로획으로 나타났지만, 금문에서는 중간에 지어진 매듭이 잘 표현되었다. 이후 소전체에 들면서 매듭이 가로획으로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열 십 十’자가 둘 모이면 ‘스물 입 卄’자, 셋 모이면 ‘서른 삽 卅’자, 넷 모이면 ‘마흔 십 卌’자 등이 된다. ‘열 십 十’자는 『설문해자』에서 말한 것처럼 ‘숫자가 다 갖추어짐’을 뜻한다. 그래서 십미십전(十美十全)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다 갖추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많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조금 걸을 척 彳’자는 사거리를 그린 ‘갈 행 行’자에서 오른쪽 부분을 생략한 모양인데, 이후에 ‘작은 걸음(小步)로 풀이 되면서부터, ‘길’이나 ‘가는’ 행위와 관련지어지게 되었다.
‘곧을 직 直’자는 눈(目) 위로 세로획이 곧게 그려진 모습인데, 세로획은 똑바른 시선을 상징한다. 이후 세로획이 ‘열 십 十’자로 바뀌었고, 길을 뜻하는 ‘조금 걸을 척 彳’자의 변형인 ‘乚’이 더해져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똑바로 보다’가 원래 뜻이고 이로부터 ‘곧다’, ‘정직(正直)하다’, ‘합리적이다’, ‘직접’, ‘있는 그대로’ 등의 뜻이 나왔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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