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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 최시형家에 전래된 매월당集

서라벌의 매월당 다향(茶香)을 따라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9월 11일
↑↑ 현암 최 정 간
매월다암원장,
차문화 연구가
ⓒ 서라벌신문
지난 8월 21일 저녁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세차게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경주시 교촌 명가식당에는 해월 최시형 선생 생가터 주변 공원화 사업을 위해 뜻있는 모임이 열렸다. 서울에서 천도교를 대표하여 송범두 천도교령님을 비롯해 손윤 천도교 유지재단 이사장님이 참석해 주셨고, 경주에서는 그동안 생가 공원화 사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시민단체를 조직하여 활동해오신 김윤근 경주 문화원장, 고고학자 최영기 박사, 한학자 조철제 선생 등 경주지역 문화계의 유력 인사들이 모였다. 모임에서는 지금까지 최시형 선생 생가 공원화 사업의 추진경과 보고와 앞으로 주낙영 경주 시장과의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이 뜻 깊은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했다. 마침 경주 금척 출신인 한공식 국회입법차장이 주낙영 경주시장에게 전화하여 해월선생 생가 주변사업에 국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고 의사를 전했다.
8월 22일 오전 10시 최정표 전 선덕여중 교장의 안내로 천도교 송범두 교령님과 김윤근 문화원장님 등이 경주시의회 윤병길 의장과 주낙영 경주시장을 면담할 수 있었고, 앞으로 경주시와 천도교, 해월선생 생가주변 공원화 추진 위원회와 서로 힘을 합해 서둘러 국가 예산 지원과 시 예산 확보를 통해 생가 복원 및 주변 공원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같은 쾌거는 순전히 경주지역 문화계 유력 인사들의 깨어있는 역사의식과 열정적 실천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월 선생은 단순히 경주 최씨 집안의 조상을 넘어 교조를 초월한 한국 역사상 인간 평등 사상과 만물 생명 사상을 실천한 세계사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위대한 인물이다. 이제 해월 선생도 고향 경주 사람들의 정성에 의해 컴컴한 역사의 망각 속에서 빠져나와 제자리에 초혼되었으면 한다.

해월의 증조부 최계동

반월성 넘어 박물관 쪽으로 가다보면 양지 마을이 나온다. 양지 마을에서 남쪽으로 보면 금오산(남산) 혜목령이 우뚝 서서 신라의 영기를 뿜고 있다. 혜목령 아래 맨 끝자락에는 풍수지리학적으로 금계포란형의 대명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조선 후기의 민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마치 신라시대 대형 고분과 같은 규모의 분묘 2기가 자리하고 있다. 분묘의 규모로 보아 당시 경주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 중에 왼쪽 무덤의 주인공이 해월의 증조부가 되는 금오(金鏊) 최계동(崔啓東)이다.
최계동은 조선 영조와 정조 시대의 인물로 중직이지만 통정대부를 지냈고, 유교, 불교, 도교 등의 학문에 정진하여 혜목령 아래 금오정사를 짓고 면학과 후학을 지도했다. 또한 매월당을 매우 흠모하여 매월당집을 수탁본(手凙本)으로 소장하는 등 많은 장서들을 소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유와 학문의 세계를 담은 금오문집을 남겼으나 정조 시대 당시 금오정사가 화재로 인해 소장하고 있던 많은 장서와 함께 애석하게도 소실당하고 말았다고 한다.
최계동은 임종시 4명의 아들 규인(奎仁), 규의(奎義). 규예(奎禮), 규지(奎智)를 불러 모아 “나의 증손 중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 예언은 적중하여 해월이 탄생했다. 해월의 할아버지 최규예 때까지만 해도 넉넉한 살림을 유지했으나 해월의 아버지 최종수 때에는 가세가 급속히 기울어졌다. 그래서 해월은 본가인 북성건동에서 외가인 황오동에서 태어난 것이다. 최계동은 경주 최씨 관가정파로 비록 수운 윗대 집안과 교촌 최부잣집과는 파(派)는 다르지만 자주 내왕했다고 한다. 최근 최부잣집에서 발견된 고문서에서 해월의 아들인 독립투사 최동희가 최부잣집 둘째 아들 최완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최계동의 장서는 모두 소실되었지만 유일하게 『매월당집』만이 집안에 전해 내려오게 되었는데 후손 석당 최남주에 의하면 『매월당집』은 1583년(선조 16년) 초간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23권 6책으로 된 이 매월당집의 운명은 기구하게도 일제 강점기 때인 1930년대 동양사학자이며 경성대학 교수로 재직한 오다쇼고(小田省吾, 1871-1953)가 식민지 지배국의 힘을 이용해 개인적인 학문적 욕망으로 빌려간다고 말하고 되돌려주지 않았다. 그 후 석당 최남주는 『매월당집』을 돌려받기 위해 해방 후 오다쇼고에게 몇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한국동란 등으로 연락이 중단되고 애석하게도 그가 사망해버렸다. 지금까지 해월의 증조부 최계동의 수탁본 『매월당집』의 행방이 묘연하다. 이 책의 운명이 이번 해월생가 복원과 함께 다시 세상에 나타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1971년에 발간된 『경주시지』에서 비로소 매월당과 해월 최시형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당시 집필 책임자로 한학자 유석우(유시민 작가의 백부), 편찬위원으로는 최식(교촌 최부잣집 종손), 석당 최남주 등이 참여했다.)
↑↑ 1971년 경주시지 편찬위원 좌측부터 유석우(한학자, 유시민 작가 백부), 석당 최남주.
최식(교촌 최부잣집 종손)
ⓒ 서라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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