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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앤드류 와이어스의 <헬가 시리즈>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 최영달
전 경주미협지부장
전 경북창작미술협회장
ⓒ 서라벌신문
이번엔 앤드류 와이어스가 그린 <헬가>라는 여인의 누드화(그림 1)와 초상화(그림 2)를 소개해 올린다.  앤드류 와이어스는 1948년에 그린 <크리스티나의 세계>를 그린 이후에도 1968년 그녀가 사망할 때까지 그녀를 모델로 많은 그림을 그리다가 그녀가 죽자 새로운 모델을 구했는데 새 모델은 독일출신의 <헬가>란 여인이었다. 1970년(그녀나이 38세)부터 1985년(53세)까지 15년간 그녀를 250여점이나 그렸다. 그 가운데 두 점을 감상해보자. 그림 1은 구도가 좀 특이하다. 침대에 헬가가 누워있고 그 뒤편의 열려진  창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그 바람은 침대 앞에 드리운 얇은 커텐을 날리고 있어 누드가 살짝 감춰지는 효과를 준다. 이점이 일반적인 누드와 다르다. 왜 커텐 너머에 있는 모델을 그렸을까? 두 사람, 즉 화가와 모델이 화가와 모델일 뿐 그 이상의 관계가 아니란 걸 의식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여인을 모델로 15년 동안이 아무도 모르게 250여점을 그려 1986년 처음으로 발표했을 때, 기자가 “당신은 모델을 사랑했는가?”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그때 그는 “사랑하지 않는 여인을 그리는 화가가 있겠는가. 그러나 내가 헬가를 사랑한 것은 그림의 대상으로서 뿐이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만 그의 예술가적 순수성을 믿을 수 밖에...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예술가에게는 자유가 있어야합니다. 아내 베치와 나는 매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베치한테는 힘들었으리란 걸 알고 있어요. 나는 뭘 그리든 절대로 자유가 필요했으니까요. 헬가 시리즈를 15년 동안 그릴 때 베치는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베치도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아닙니다. 나는 평소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좀 벗어나고 싶었는데, 결혼하고 애까지 딸린 독일 여자를 데려와 옷을 벗게 하고 내가 시키는 대로 온갖 자세를 취하게 한다면 베치가 기분이 상할 거라 생각했지요. 절대로 자유. 내 아버지가 그랬듯 내 아내도 나를 옥죄어 오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나는 받았고, 좀 벗어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혼은 엄청난 일이어서 일단 지켜야 할 몇 가지 윤리가 있습니다. 나는 아주 강하고 지적인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아내는 내 작업의 열렬한 옹호자입니다...이제까지 그린 헬가 그림을 다 모으던 날을 기억합니다. 우리 방앗간 갤러리 2층에다 모아 놨는데 드로잉이랑 페인팅 다 해서 250장 되더라고요. “베치, 사실은 말이야...,” 그동안 한 일을 얘기했더니 충격 먹은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는 2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못 그리기만 했어 봐라!” 이까지가 헬가를 순수하게 모델로만 생각하며 그렸다는 설명입니다. 어떻든 헬가란 여인이 기꺼이 모델이 되어 준 덕분에 이러한 아름다운 누드화가 이 세상에 남겨지게 된 것이다. 그림 2는 헬가의 얼굴을 아주 자세히 그린 것으로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모델을 묘사하였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그림이다.
↑↑ 헬가 누드
ⓒ 서라벌신문

 
↑↑ 헬가 초상
ⓒ 서라벌신문
또 하나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그가 하바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점도 특별하다. 그는 30대에 <크리스티나의 세계>로 명성을 얻고 <헬가 시리즈>로 부까지 얻었다. 그리고 91세로 자택의 침대에서 잠결에 숨을 거둠으로 죽음의 복까지 누린 인물이 되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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