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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사진은 빼기의 예술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24일
↑↑ 김 종 욱
사진작가
ⓒ 서라벌신문
사진은 빼기예술이라고도 한다. 무엇을 뺀다는 말인지!! 사진의 초보자들이 출사를 다녀온 후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풍경이 너무나 좋아서 그 장면을 찍었는데 자신이 찍은 사진에서는 그때 당시의 현장 느낌이 없어 실망한다고 한다. 이유는 사각 프레임 4개의 모서리까지 시선을 옮겨가며 사진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연습 없이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더욱 실망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카메라렌즈 선택에서도 한계가 있다. 어안렌즈를 활용하면 프레임화각은 넓어지지만 넓어지는 만큼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보는 분위기를 완벽하게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어렵다. 그렇다고 화각이 좁은 렌즈를 사용하면 좁은 부분만 찍혀지니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필자가 대학에서 사진을 배울 때 줌렌즈사용에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이유가 사진의 프레임 만들기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는데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사각 프레임 안에 사진가가 원하는 이미지를 적절하게 넣어가는 연습은 자신만의 사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바로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의 빼기를 터득하게 된다. 사진가가 원하는 부분만 프레임 안에 담아가는 연습이 사진가에게는 꼭 필요하다.
 
사진의 프레이밍(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를 파인더의 테두리 안에 적절한 배치와 화면구성)은 다양한 형식을 가진다. 강렬한 색, 선과 공간, 음양부의 밝기를 이용하는 등 작가들의 성향에 따라 표현방식이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라도 작가들은 간결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사진의 사각 틀 안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러므로 사진 안에 그려진 사물들 간에 관계성, 연관성 속으로 시선을 이끌어가고 그 관계 안에서 사진을 읽게 하는 방법으로 프레이밍을 구성한다.
 
프레이밍 구성에서 어떤 사물이건 간에 모두(전체)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자전거 바퀴의 일부분만으로도 자전거를 생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오래된 건축물의 문고리만 보아도 설명할 수 없는 세월의 정취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사진 프레임 안에 기어코 풍경의 모든 부분을 채워 넣으려고 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일부분만 프레임 안에 넣을 수 있으면 그 일부분의 이미지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생성이 된다는 것이 평면예술의 특징이다. 프레이밍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바로 사진은 빼기라는 이야기가 이런 부분에서 나온 것이다.
게슈탈트(Gestalt)이론이 여기에 해당되겠다. 독일의 심리학자가 기차여행에서 기차의 불투명한 내부공간이 자신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데도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 눈은 단순하게 영상을 받아들이지만 뇌는 감각기관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심리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것으로 사진이론서에서도 많이 거론된다.
 
↑↑ <사진1> Bastienne`s Eyes, Ralph Gibson,
1974
ⓒ 서라벌신문
“사진은 현실의 단순한 반영이다”라고 하는데 랄프 깁슨(Ralph Gibson,1939~ 미국)은 프레이밍에서 빼기와 구성에 있어서 현실을 단순화 하는데 성공한 작가다. 빛나는 선을 잘 이용한 깁슨의 사진<사진1,2>은 첫눈에 들어오는 어떤 강렬한 느낌을 주는 부분에 있다. 이러한 부분은 단순히 이미지가 주는 효과라기보다는 처음부터 치밀하게 짜여진 것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작가가 의도한 부분일 것이다. 사진에서 하얀 선은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선을 통해 사진전체로 시선을 옮겨가게 하는 것도 작가가 의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특정 포인트에서 시선을 붙잡고 또 그 선을 통하여 주변부로 인식해가는 과정을 통해 프레임 안에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한다는 것이다.
 
↑↑ <사진2> MaryJane Sardinia, Ralph Gibson,
1980
ⓒ 서라벌신문
“사진에서 관심의 중심을 잘 드러내라”라고 한다. 프레이밍에 있어서 사진의 주제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관심의 중심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사진은 시각예술이다. 이런 이유로 사진의 프레이밍 구성은 사진작업에서 프레임 안에 넣을 것인가, 아니면 뺄 것인가를 두고 가장 신경 써야하는 부분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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