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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탐방[28] 안압지와 동궁과 월지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 남 시 진
계림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
ⓒ 서라벌신문
우리들에게는 동궁과 월지보다는 안압지가 더 친숙하게 들리는 연못이름이다. 동궁과 월지에 관한 문헌기록은 『삼국사기』 문무왕14년(674) “2월에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기렸다”라고 하였고, 효소왕 6년(697) “9월에 임해전에서 군신이 모여 연회를 베풀었다”고 하였으나, 못을 지칭하는 이름은 없다. 또 안압지라는 연못 이름도 『삼국사기』 기록에는 보이지 않으며, 가장 이른 기록은 조선 성종(1469∼1494)대 간행된 『동국여지승람』에 “...雁鴨池 在天柱寺北....” 라고 처음으로 보인다.
동궁과 월지는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18호 ‘경주 임해전지’로 지정되어 오다가, 2011년 7월 28일 ‘경주 동궁과 월지’로 사적지 명칭이 변경되었다. 월지라는 연못 이름은 『삼국사기』 헌덕왕14년조에 “正月에 母弟 秀宗을 副君으로 삼아 月池宮에 入居케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고, 1975년 발굴조사 시 출토된 유물 중에 ‘月池’라는 명문이 새겨진 토기편도 있었다. 그리고 『삼국사기』에 ‘월지악전(月池嶽典)’ 등을 근거로 1980년 당시 한병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안압지의 명칭은 월지다”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계는 대체로 이 주장에 동의하면서 신라시대 연못 이름을 월지로 추정하였다. 이후 2010년 문화재청은 그 동안 일괄성이 없었던 지정문화재 명칭을 정비하면서 경주 임해전지를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안압지는 신라가 멸망한 후에 임해전 등 연못가의 전각들은 차츰 허물어져서 폐허가 되고, 버려진 연못에는 수초가 무성하게 우거져서 황량한 못으로 변하여 이름마저 잊혀지고, 지역 주민들의 농사용 저수지인 동시에 휴식처로 활용되면서 자연스럽게 기러기와 오리가 무리지어 날아와서 물위를 떠다니면서 한가롭게 노는 관경을 본 조선시대 문사(文士)들에 의하여 처음에 애칭으로 불렸던 ‘안압지(雁鴨池)’가 차츰 세월이 지나면서 신라 때 월지는 잊혀지고, 현장감이 있는 안압지가 연못이름으로 굳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안압지에 대하여 최초로 시를 남긴 사람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이다. 그의 시에는 ‘안하지(安夏池)’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전국을 유람하다가 경주 안압지에 들렀을 때, 누군가가 ‘안압지’를 ‘안하지’로 잘못 전해주었거나, 잘못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산12봉(象巫山十二峯) 역시 『삼국사기』 기록에는 보이지 않으며, 조선 중종 25년(1530)에 간행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積石爲山 象巫山十二峯…」이라고 처음으로 보인다. 무산12봉도 안압지처럼 조선시대 문사들이 안압지에 들여서 시를 읊으면서 연못 동편에 올망졸망한 작은 봉우리들을 중국에 무산12봉에 비유해서 시문학적으로 표현하면서 붙여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라시대 월지가 조선시대 문사들에 의해서 연못이름이 안압지로 바꿨다고 가정한다면, 무산12봉 역시 같은 맥락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9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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