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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근대미술의 태동 (마무리1)

화가들의 경주 방문①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09월 12일


↑↑        최 용 대
            서양화가
경주 미술사 연구회 수석 연구원
ⓒ 서라벌신문
본지 제847호 윤경렬(2)을 마지막으로 경주미술사 관련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간에 끝내려 한 이유는 현재 확보된 자료의 한계 때문에 연재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더 살펴봐야 할 사람들은 많이 남아 있다.
경주예술학교 교수를 지낸 배운성, 주경, 김영기, 이응로, 윤효중, 유진명, 이기완, 황호근, 최현주, 현성각, 우문국, 배봉화, 김창억 등과 1회 졸업생 조희수를 제외한 박해룡, 이경희, 김인수, 이수창, 박기태, 최동수, 사공침, 조남표, 박재호, 배원복, 학업을 중도 포기한 이수원, 김재현, 그리고 2회 졸업생 오영재, 배봉화, 이출이, 최준식 외 아직 찾지 못한 1953년 폐교되던 해에 다닌 7명의 재학생 그리고 이희돌, 홍익대로 편입한 김종휘 등과 예술학교와는 관련이 없지만 대구사범 출신 금경련, 최현태, 홍익대 출신 박노경과 그 외 김용기, 박각순, 김번, 박진수, 최일단, 김동호 등등 일부 출향작가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료가 미비하거나 아예 이름 석자 외에는 자료가 전무한 사람들도 있어 더 많은 자료가 찾아지고 그들의 활동상황이 정립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미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근대미술의 태동 부재 「화가들의 경주방문」에서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정국 그리고 6·25를 전후한 시기 전국 화가들의 경주 방문과 그들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친 경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제강점기에 경주를 방문한 작가들과 관련하여 최남주의 유고집에 일부 언급이 되어있는데 고희동, 이도영, 이한복, 오세창, 이영일 등과 나혜석, 이인성, 심형구, 이마동, 이쾌대, 김용준, 함대훈, 김복진, 윤승욱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특히나 대구 출신 작가 이인성에 대하여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봄 이인성이 화구를 둘러매고 당시 경북여고 교장으로 있던 일본인 시라가 주키찌의 소개장을 들고 경주박물관으로 최남주를 찾아왔다. 시라가 주키찌의 소개장에는 자신이 친아들처럼 아끼는 조선 화단의 촉망되는 서양화가이니 경주의 신라 유적지를 사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하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초면인 최남주를 대하는 이인성의 태도가 오만불손하였으나 박물관 유물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고 가까운 계림 안압지 등 일부 유적지 안내를 마친 뒤 남산이 바라보이는 일정교터에 앉아 약주를 하며 역사와 예술에 대해 대화가 오가고 최남주는 이인성에게 경주를 소재로 한 작품 제작을 권유하게 되었고 다음날 석굴암, 불국사 그리고 남산의 석조마애조상군을 답사하고 답사 여정 중 최남주의 설명을 수첩에 자세히 기록하며 그렇게 일주일 정도 경주에 머물며 스케치를 많이 했다고 한다. 아마도 최남주의 권유와 함께 신라 유적 답사에서 감명, 고무되어 제작하게 된 작품 (그 후에도 작품 제작을 위해 다섯 차례 더 다녀갔다) ‘경주 산곡에서’가 탄생하게 되는 숨은 이야기이다. ‘경주 산곡에서’는 ‘가을 어느날’과 더불어 이인성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코리아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해진 박동선의 소장품이었으나 지금은 삼성 미술관 리움 소장으로 되어 있다.
최남주의 유고집에는 이인성의 경주 방문과 그때 당시 대화 내용 그리고 감정 상태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으나 중요 사실만 줄였다.
다음은 박수근의 경주 방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3년 보문 우양미술관에서 「아름다운 열정 박수근 이중섭전」이 열렸고 필자는 전시 관람 중 경주에서 스케치한 작은 작품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본지 601호 12면 전면에 특집 “박수근과 경주”를 기고하였다. 여러 자료를 제시하며 박수근의 경주 방문을 증명한 바 있다. 특히 경주 계림의 비스듬히 누운 고목을 스케치한 작품을 지금도 살아있는 나무 사진과 비교하며 박수근이 그린 나무라는 작은 안내판을 하나 세웠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기도 하였으나 실행되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친절이 되었을 텐데...
지난 2017년 솔거미술관에서도 박수근전이 있었고 전시 중 ‘박수근 예술 새로보기’ 학술 좌담회에서 당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전시 총감독 윤범모는 전시되어 있던 몇점의 탁본이 박수근이 경주를 방문하여 직접 한 탁본이라고 주장하며 탁본과 프로타쥬가 60여 점 양구 박수근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는 경주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박수근 특유의 마띠에르는 화강암 질의 마애불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박수근은 당시 우리 석조미술품에서 아름다움의 원천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박수근이 경주를 여러 차례 다녀간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 당시 경주에서 미술행사가 있었고 이때 예술학교 출신 조희수가 박수근을 서울에서 경주까지 동행해서 내려왔고 조희수는 곧바로 상경하였으며 박수근은 2~3일 경주에 남아있었고 그 뒤 박수근은 조희수에게 감사의 표시로 봉덕사 신종 비천상 탁본을 매입하여 선물로 주었으며 그 뒤에 조희수가 국방부 잡지에 쓸 삽화를 부탁하였고 삽화 두장을 그려주었으나 끝내 책자에는 실리지 못하였고 남은 삽화 두 장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언제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회고하였다.
여기서 경주에서 치러진 미술행사가 언제, 어떤 행사였는지 정확한 연도와 행사의 내용은 앞으로 밝혀져야 할 숙제이다.
당시 박수근은 신라 토기에 매료되어 몇 안 되는 골동품 가게를 다니며 자신의 작품과 신라 토기를 맞교환하자고 제안하였다는 이야기는 경주에서도 몇 사람만 아는 사실이다. 그 후 1980년대 경주화방(대표 신기철)에 박수근의 연필 스케치 두장을 액자 의뢰를 위해 맡겨둔 것을 필자가 실견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경주에서의 박수근의 흔적이 조금씩 찾아지기를 기대해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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