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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속에서 찾은 역사 월성 해자 가장 오래된 배 모형과 방패 출토

목재 방패 2점·목간 1점·63종의 씨앗 등도 확인
김여래 기자 / srbsm입력 : 2019년 04월 11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지난 2일 월성 발굴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국통일 이전인 4~5세경에 축조되어 935년 신라의 멸망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월성 해자(사적 제16호)에서 목재 방패 2점․목간 1점․63종의 씨앗등이 출토 됐다고 밝혔다.
정밀발굴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의례에 사용된 가장 이른 시기(最古)의 축소 모형(미니어처) 목재 배 1점, ▲4~5세기에 제작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防牌) 2점, ▲소규모 부대 지휘관 또는 군(郡)을 다스리는 지방관인 당주(幢主)와 곡물이 언급된 문서 목간 1점 등을 발굴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배모양 목제품 -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
ⓒ 서라벌신문
-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


이번에 공개되는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분명하게 표현된 준구조선(準構造船)으로 크기는 약40cm이다. 특히, 배의 형태를 정교하게 모방하고 공을 들여 만들었는데, 안팎에서 불에 그슬리거나 탄 흔적이 확인됐다. 다른 유적에서 출토된 배의 사례로 보아 이번에 출토된 유물도 의례용으로 추정된다.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350~367년 또는 380~424년)로 산출된다.
축소 모형 배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 500여 점이 출토되었고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월성의 모형 배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된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모형 배와 선수‧선미의 표현방식, 현측판(상부 구조물이 연결되는 부분)의 표현 방법 등이 매우 유사하다. 앞으로 양국의 배 만드는 방법과 기술의 이동 등 상호 영향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월성 해자 출토 방패 모양 목제품 -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이며,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 서라벌신문
-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방패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이며, 가장 온전한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2점 모두 수혈해자의 최하층에서 출토됐는데,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는 형태이다. 크기는 각각 가로‧세로가 14.4×73cm와 26.3×95.9cm이며, 두께는 1cm와 1.2cm이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검은색으로 채색하였다. 또한, 일정한 간격의 구멍은 실과 같은 재료로 단단히 엮었던 흔적으로 보인다. 실제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거나, 수변 의례 시 의장용(儀裝用)으로 세워 사용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 목간에서 최초로 당주 명기

목간은 3면 전체에 묵서가 확인됐다. 주요 내용은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당주(幢主)가 보고하거나 받은 것이다. 6세기 금석문(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나오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가 목간에서 등장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벼, 조, 피, 콩 등의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그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로 표현했다. 앞서 안압지(현재 동궁과 월지) 목간(7~8세기)에서도 갖은자가 확인되었는데, 신라의 갖은자 사용 문화가 통일 이전부터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 수천 점 이상의 식물 유체와 동물 뼈 발견

해자 내부 흙을 1㎜이하의 고운 체질로 걸러 총 63종의 신라의 씨앗과 열매도 확보했는데, 국내 발굴조사 상 가장 많은 수량이다. 그리고 해자 주변의 넓은 범위에 분포했던 식물자료를 알아보기 위해 화분분석을 실시해 물 위의 가시연꽃, 물속에 살았던 수생식물(水生植物), 해자 외곽 소하천(발천 撥川)변의 느티나무 군락(群落) 등을 파악했다. 추후 경관 복원의 근거가 될 것이다.
해자 내부에서 확인된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뼈 26개체는 신라인들이 어린개체를 식용(食用) 혹은 의례용으로 선호하였던 것을 시사해준다. 또한, 삼국 시대 신라 왕경에서 최초로 확인되었던 곰뼈는 현재까지 15점(최소 3개체)이 나왔는데, 앞발과 발꿈치 등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 외에도 2~3세기부터 분묘 유적에서 다수 출토되는 수정(水晶)도 가공되지 않은 원석상태로 출토됐다. 통일기 이후에 조성되어 사용된 3호 석축해자의 바닥 지점에서는 단조철부(鍛造鐵斧, 쇠도끼) 36점을 확인했다. 철부는 실제 사용 흔적이 있었으며, 석축해자 축조과정 혹은 의례 등과 관련해 한꺼번에 폐기된 것으로 판단된다.
경주 월성 발굴조사(22만 2천㎡)는 올해로 5년차이며, 지금은 성벽(A지구)과 건물지(C지구), 해자를 조사 중이다. 이제까지 월성 C지구에서는 건물지를 비롯한 내부 공간 활용 방식과 삼국~통일신라 시대에 걸친 층위별 유구 조성 양상이 확인됐다. 월성 해자는 물을 담아 성 안팎을 구분하면서 방어나 조경(造景)의 기능을 했으며, 다양한 의례가 이루어진 특별한 공간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여래 기자 / srbsm입력 : 2019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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