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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연재중 > 최경춘 교수의 \'쉽게 풀어 보는 천자\'

[365] 여러 서 庶 기미 기 幾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06일
↑↑              최경춘                  서예가·문학박사·동국대 파라미타칼리지 교수 choisukcho@dongguk.ac.kr
ⓒ 서라벌신문
‘여러 서 庶’자는 부수가 ‘집 엄 广’자로 의미부인 ‘돌 석 石’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불 화 火’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집 엄 广’자는 금문에서 집의 모양인데, 한쪽 벽면이 생략된 모습이다. 이는 산이나 바위 언덕 쪽에 기대어 만든 집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만들어진 ‘집’이 원래 뜻이며, ‘집 엄 广’자로 구성된 글자들은 모두 집과 같은 건축물과 의미적 관련을 한다. ‘암자 암 庵자는 ‘집 엄 广’자에 소리부인 ‘가릴 엄 奄’자가 더해진 글자인데, ‘집 엄 广’자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라고 보기도 한다. ‘집 엄 广’자는 현대 중국에서는 ‘넓을 광 廣’자의 간화자로도 쓰인다. ‘조정 정 廷’자는 조정을 말하는데, ‘좋을 정 壬’자는 사람이 발을 돋우고 선 모습이다. 신하들이 발을 길게(廴) 돋우고 서서(壬) 뜰에 도열한 곳이라는 뜻에서 ‘조정(朝廷)’, ‘궁정(宮廷)’의 의미가 나왔으며, 이로부터 ‘관서’, ‘사무실’, ‘공평무사하다’ 등의 뜻도 나왔다. ‘불 화 火’자는 넘실거리며 훨훨 타오르는 불꽃을 그렸으며, 불과 불에 의한 요리법, 강열한 열과 빛, 화성(火星), 재앙, 나아가 식사를 함께하는 군사 단위인 10명 등을 지칭한다. 이와 같이 ‘불 화 火’자로 구성된 글자는 크게 넷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불과 불꽃을 직접 말한 경우. 둘째, 불을 이용한 요리법을 표현한 경우. 셋째, 열과 빛을 말하는 경우. 넷째, ‘불 화 火’자가 의미와 관계없이 잘못 변한 경우이다.
‘여러 서 庶’자는 불(火)에 돌(石)을 올려놓고 굽는 요리법을 그렸는데, 이후 ‘집 엄 广’자가 더해지고 자형이 조금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이후 불(火)에 올려놓은 돌(石) 주위로 여러 사람이 둘러앉았다는 뜻에서 ‘많다’는 의미가 나왔으며, 서민(庶民) 서자(庶子) 등의 뜻이, 다시 서기(庶幾)에서처럼 ‘거의’라는 부사어로도 쓰였다.
ⓒ 서라벌신문
‘기미 기 幾’자는 부수이자 의미부인 ‘작을 요 幺’자와 또 다른 의미부인 ‘사람 인 人’자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자이다. ‘작을 요 幺’자는 갑골문에서 작은 실타래를 그렸다. 실타래 아래쪽으로 실 묶음이 더해지면 ‘가는 실 멱 糸’자이고, ‘가는 실 멱 糸’자가 둘 더해지면 ‘실 사 絲’자가 되어 실크(silk)를 나타낸다. 따라서 ‘작을 요 幺’자는 실타래에서 가장 작은 단위이고, 이로부터 ‘작다’, ‘막내’라는 뜻이 나왔다. 예로 들 수 있는 ‘어릴 유 幼’자는 힘(力)이 아직 작은(幺) ‘어린 아이’라는 뜻이다. ‘사람 인 人·亻’자는 있는 사람의 옆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사람 인 人’자가 둘이 모이면 ‘따를 종 從(从)’자, 셋이 모이면 ‘무리 중 衆(중众)’자가 된다.
‘사람 인 人’자와 관련되어 조자 된 글자를 크게 넷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첫째, 사람 그 자체를 나타내는 글자. 둘째, 인간의 행위를 나타내는 글자. 셋째, 인간 행위의 규범성을 나타내는 글자. 넷째, 의미와 상관없이 ‘사람 인 人’자와 형체적 유사성을 드러낸 글자이다.
‘기미 기 幾’자는 베틀에 앉아 실(幺)로 베를 짜는 사람(人)을 그렸는데, 이후 베틀이 ‘창 과 戈’자로 변해 지금의 자형이 되었다. 베 짜기는 대단히 섬세한 관찰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에 ‘세밀함’의 뜻이 생겼고, 그러자 원래의 ‘베틀’은 다시 ‘나무 목 木’자를 더한 ‘틀(기계) 기 機’자로 분화했다. 고대 사회에서 베틀은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계(機械)의 대표였고, 이 때문에 기계의 총칭이 되었다. 이후에는 ‘얼마’라는 의문사로도 가차되었다.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입력 : 2018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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